찬 "경쟁체제 도입해 서비스 높이고 적자개선"
반 "공공성 무시한 민영화는 특혜 가능성"
정부의 고속철도(KTX) 민영화 방침을 두고 논란이 한창이다. 정부는 113년간 정부가 독점해온 철도 운영을 이제는 부분적으로라도 민간에 넘겨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할 때가 됐다는 입장이다. 독점의 폐해를 막고 만성적인 적자 해소를 위해서도 더 이상 운영권을 국가가 독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부정적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정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총선 이후 이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재차 밝힌 바 있다. KTX 민영화를 주장하는 측은 경쟁체제를 구축하면 요금도 내려가고 효율성은 물론 서비스도 개선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철도가 갖는 공공운송 수단이라는 측면을 논외로 한 채 무조건 민영화와 경쟁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맞서고 있다. KTX 민영화를 둘러싼 찬반 양론을 알아본다.
찬성 찬성 측은 국민들에게 더 싸고 질 좋은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경쟁체제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어떤 산업이든 맞수가 있어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코레일 측은 공공성을 말하지만 그 주장대로라면 항공산업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안 된다는 결과가 된다”며 민영화를 지지했다. 김영국 한국철도시설공단 수도권 본부장은 ‘민영화를 하면 수익성만 추구해 철도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외국의 사례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론을 펼친다. 그에 의하면 일본과 미국, 그리고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오래 전부터 철도 운영에 민간을 참여시키고 있지만 민영화 후 안전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 민영화 후 사고가 늘었던 영국의 케이스를 들지만 이것도 초기 운영 실패 때문이며 1996년 1753건이던 사고 건수가 2005년에는 106건으로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운영권을 민과 관이 분할할 경우 안전이 담보되지 못한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며 오히려 코레일이 운영하는 열차에 각종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국토부 구본환 철도정책관은 “공기업보다 사기업이 효율성이 높다는 생각은 일반적인 것으로 그 이유는 공기업의 경직적인 운영”이라며 “경쟁이 도입되면 시장원리에 따라 요금과 서비스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대 이철 전 코레일 사장은 현재의 민영화 논의는 기업성에만 지나치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철도가 갖는 공공성은 실종돼 있다며 정부 주도의 KTX 민영화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는 정부가 연간 수천억원의 코레일 영업적자를 거론하며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하지만 이는 철도의 공공성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일부 노선을 운영해야만 하는 데서 오는 부분이 크다고 주장했다. 민간 기업처럼 효율성만 고려하면 적자 노선은 바로 폐지하면 되지만 철도는 그렇게 운영할 수가 없을 뿐 아니라 그렇게 운영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코레일이 제공하는 법정 공익서비스(PSO)에 대한 정부의 보상은 비용의 일부일 뿐 여기서조차 역시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공기업을 민간 부문과 동일선상에 놓고 효율성을 거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설사 민간기업과 경쟁을 허용한다 하더라도 지금 정부 방침은 코레일 중 효율성이 가장 높은 알짜배기 고속철만 민간에 개방한다는 것인데 이는 결코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알짜 노선을 특정기업에 주기 위한 음모일 수 있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코레일 차경수 여객계획처장은 “앞으로 1470㎞에 이르는 KTX 노선 추가 증설 계획이 있다”며 “(지난해 말 갑자기 민영화 논란이 나온 것은) 알짜노선을 재벌·민간에 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특혜를 주기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생각하기
민영화와 경쟁체제가 소비자 편익을 증대시킨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 공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는 모든 기업에 100% 경쟁을 도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코레일은 과거 철도청이 지금에 이른 것으로 철도가 가지는 공공성을 감안해 지금까지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되어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