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국익 위해 과거사 문제와 분리 추진해야"
반 "비공개로 처리한 것은 도저히 납득 못해"
정부가 최근 국무회의에서 한국과 일본 정부 간 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GSOMIA) 체결안을 대외비로 상정해 통과시켰다. 정부는 양국 정부 간 서명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협정이 체결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리 외교통상부와 일본 외무성이 서명해 이 협정이 체결되면 양국은 북한군과 북한사회 동향, 핵과 미사일에 관한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 국방장관회담에서 협정 체결을 논의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 그러다가 북한 김정은 체제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북한 동태가 심상치 않자 조기에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양국 정부 간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를 식민지배했던 일본과의 군사 협정을 국민들에게 잘 알리지도 않은 채 정부가 슬쩍 체결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 논란이 한창이다.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 체결을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찬성
“정부는 일본이 그 어느 나라보다 북한 관련 정보에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일본은 최첨단 레이더 시스템을 갖춘 이지스함 6대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10여대를 보유,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 및 정찰 능력에서 우리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정보위성 조기경보기 대잠초계기 등 일본의 정보 역량을 우리의 안보 이익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9월에야 처음으로 ‘피스아이’로 명명된 조기경보통제기 1대를 도입한 정도인데 일본의 정보력을 활용할 경우 대북 문제에서 여러 가지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서 일본과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도 정부 입장은 다르다. 외교부 관계자는 “해결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과거사 문제는 원칙을 갖고 단호하게 대응하되 우리의 실익을 위해 필요한 일은 이와 분리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반도에 유사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상군 위주의 주한 미군과 해·공군 위주의 주일 미군이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일본과의 군사 정보교류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미국의 압력설에 대해서도 정부는 부인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과의 협정은 우리 안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압력에 의해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절차문제 있어서도 이번 협정은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비준 동의나 외부 공청회 등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반대
“우리나라가 1945년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이후 일본과 처음으로 맺는 군사협정인데 정부가 쉬쉬하면서 국민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체결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반대도 많다.
특히 독도와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일본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일본과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양국이 수집한 북한군과 핵 및 미사일에 관한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지만 양국은 군사비밀정보를 제공한 상대국의 승인 없이 제3국에 해당 정보를 공개할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용도로 사용해서도 안된다. 이는 추가적인 정보를 얻는 대신 외교나 국가안전 문제에 있어 우리나라의 운신 폭을 그만큼 줄이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 협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은 지난 26일로 이명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이었다. 그리고 비공개로 국무회의에서 처리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은 “한·일 간 과거사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군사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