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공포로 증시 급락
‘코스피(KOSPI) 1900선 붕괴. 실물경제로 확산 우려’ ‘유럽발 공포… 코스피지수 1800선도 무너져.’
최근 신문 지면을 장식한 기사 제목이다.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급락했다는 소식인데, 1면에 나오거나 자세한 해설이 별도로 실리기도 한다. 주가가 크게 떨어져 절망스럽게 머리를 감싸쥔 투자자들의 사진도 큼지막하게 실린다. 주가 급락은 왜 이렇게 큰 뉴스일까. 주식에 투자하는 인구는 총 528만명(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0.7% 정도다.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영향을 미친다. 주식시장이 기업의 자금줄이자 가계의 투자수단으로서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주가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코스피지수는 한국 경제의 가치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잣대)이기도 하다.
#기업·투자자 모두에 중요한 시장 주식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단이다. A란 회사가 공장을 짓기 위해 필요한 돈을 마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주식 발행은 그 주요 수단 중 하나다. 주식을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파는 것이다. 주식을 가진 사람은 A사의 ‘주주’가 된다. 자신이 투자한 금액만큼 A사의 주인이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가 공장을 지어 돈을 벌면 배당을 받게 된다. 회사 경영이 좋아 주가가 오르면 주식 매각으로 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엔 은행 예금만으로는 높은 수익을 내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주식 투자에 나선다. 부동산이나 귀금속 같은 실물 자산보다 거래가 쉽다는 점도 장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불특정 다수로부터 거액의 장기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어 효과적이다.
발행된 주식은 한국거래소(KRX)를 통해 투자자 사이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데 이게 바로 주식시장이다. 증권시장 또는 ‘증시’라고 줄여쓰기도 한다. 주식을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가격 경쟁에 따라 개별 주식의 가격, 즉 주가가 형성된다. 현재 1805개(5월22일 기준) 회사의 주식이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고, 매일 6조원 넘는 금액이 증시를 오간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포스코 등 증시에서 거래되는 상장사들의 주가를 매일 종합한 것이 바로 코스피지수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의 닛케이225지수 등이 각국을 대표하는 지수들이다. 코스피지수는 밤 사이 해외 지수의 움직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주가는 어떻게 형성될까 기업이 돈을 잘 벌면, 즉 실적이 좋으면 주가 역시 뛰게 된다.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고 주주가 받는 배당 규모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이익을 많이 낼 것 같은 기업의 주식을 주가가 오르기 전에 사놓는 게 유리하다. ‘실적의 힘’으로 주가가 크게 오른 사례가 바로 삼성전자다. 최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로 발돋움하면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이익을 올렸고, 주가는 지난해 8월 60만원대에서 올해 5월 초 140만원대로 급등했다.
주가를 움직이는 또 하나의 힘은 수요와 공급(수급)이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주식 거래가 활발한 편이라서 이들의 ‘변덕’에 증시가 좌우되는 일이 많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크게 내린 것도 외국인들이 꾸준히 국내 주식을 팔아치워서다. 막대한 재정적자에 휩싸인 그리스가 끝내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하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졌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선진국보다 위험도가 큰 신흥국 증시에서 미리 돈을 빼내는 방식으로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매일 바뀌는 유럽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코스피지수가 급등 또는 급락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증시 급락은 실물경제에도 타격
지수가 갑자기 급락하면 국내 경제는 ‘패닉(공황)’에 휩싸일 수도 있다. 우선 투자자는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자산이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가계는 결국 소비를 줄이게 된다. 주가가 급락하면 기업의 자금 상황도 역시 어려워진다. 기업 가치와 자본금이 축소되면서 신규 투자가 가로막히고, 결국 실물경제가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경기가 불황일 때는 코스피지수 역시 고전할 때가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