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넘어 왜곡까지··· '反시장' 부추기는 국사 교과서
Focus

오류 넘어 왜곡까지··· '反시장' 부추기는 국사 교과서

최진석 기자2011.06.28읽기 6원문 보기
#자유시장경제#경제개발#새마을운동#재벌#정경유착#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월드뱅크)#자유무역

전경련, 현대史 분석결과 대기업 성과에 부정적 시각

교육과학기술부가 검정한 6종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대한민국의 기본 이념인 자유시장경제를 왜곡된 시각으로 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교과서에 단순 서술 오류가 아닌 반(反)시장적 경제 이념을 부추기는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박효종 서울대(사범대),김종석 홍익대(경영대),전상인 서울대(환경대학원) 교수에게 의뢰해 6종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중 1945년 8 · 15광복 이후 현대사 부분을 분석한 결과 총 112곳의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 교수는 1960~1970년대 경제개발 과정과 대기업이 이룩한 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고 지적했다.

역사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박 교수 등 3인의 학자들은 한국사 교과서는 역사적 사실의 한쪽 면만을 다루고 다른 쪽은 생략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과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부분에서 이 같은 문제점이 두드러졌다. 한국은 세계에서 자유무역을 통해 가장 많은 혜택을 본 국가로 손꼽힌다. 하지만 미래엔컬처그룹이 펴낸 교과서는 자유무역이 계층 · 산업 · 국가 간 격차를 심화시킨다고 썼다. 이 교과서에는 악마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월드뱅크)을 이용해 후진국을 착취하고 다국적 기업에 이윤을 가져다준다는 삽화까지 실렸다.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는 새마을운동은 현재 아프리카와 남미 등 제3세계의 많은 국가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엔컬처그룹과 비상교육이 펴낸 교과서는 새마을운동을 설명하며 '유신체제에 이용''박정희 정부의 지지도 확보를 위한 정치적 도구로 이용' 등의 문구를 썼다. 새마을운동이 유신체제 성립 전에 시작됐다는 사실도 외면한 것이다. 이처럼 편향된 시각으로 바라본 교과서 외에도 다른 일부 교과서들은 새마을운동을 매우 짧게 서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 일 국교 정상화에 대해서도 일부 교과서는 '한 · 일 회담은 독립 축하금 명목의 후원금과 차관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비밀리에 진행''대학생들은 굴욕적인 외교 반대''계엄령 선포 후 협정 체결' 등으로만 기술했다. 당시의 절박했던 경제 상황이나 일본으로부터 받은 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제철 등 국가기간시설을 건설했다는 설명은 없었다.

대기업 긍정역할 언급 없어전경련에 따르면 6종의 한국사 교과서 가운데 미래엔컬처그룹과 삼화출판사가 발간한 교과서에 편향된 시각을 담은 서술이 특히 많았다. 미래엔컬처그룹과 삼화출판사가 펴낸 교과서에는 총 7개의 검토 항목 대부분에서 편향된 서술이 발견됐다. 미래엔컬처그룹의 교과서가 표현한 1960~1970년대 고도성장기의 문제점을 살펴보자.이 교과서에는 "정부 주도의 성장 정책은 재벌 중심의 한국적 기업문화를 형성했다. 수출을 주도하는 몇몇 대기업이 정부의 특혜로 성장하면서 여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서로 다른 업종에까지 진출해 재벌이 됐다. 이때 기업이 정부의 혜택을 얻어내기 위한 부적절한 거래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정경유착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서술돼 있다. 정경유착이 옳지 못하다는 점은 다수가 인정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 특혜로 성장''정경유착의 문제' 등을 서술하며 대기업의 부정적 측면만을 부각시킨 사례도 적지 않았다. 민족자본 형성과 고용 및 소득창출,국가경쟁력 강화 등 대기업의 국가경제 기여에 대한 설명은 아예 없었다. 3인의 학자들은 대기업이 수출과 일자리를 늘리고 소득개선에 이바지했다는 것은 한 줄도 없이 부정적인 점만 드러낸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북한 토지개혁도 사실왜곡

삼화출판사 교과서엔 2003년 9월 멕시코 칸쿤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때 시위를 벌이다 자살한 농민 이경해 씨의 시위 사진까지 실렸다. 세계화가 반인륜적이라는 데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편향적이라는 지적이다. 이 교과서에는 "북한에서는 무상 몰수,무상 분배의 토지개혁을 실시했다. 토지를 소작농에게 분배한 결과 농가는 평균 1만6137㎡(4900평) 정도의 농지를 보유할 수 있었다"고 적혀 있다. 남한의 토지개혁에 대해서는 농민들이 북한과 같은 토지개혁을 요구했지만 유상 매수,유상 분배를 원칙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농민들에게 토지를 공짜로 나눠줬지만 남한은 돈을 받고 줬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농민에게 실제 농지 소유권을 준 1950년 남한의 농지개혁과 달리,1946년 북한의 토지개혁은 농민에게 경작권만 줬다가 1954년 국가가 다시 회수해 집단농장을 건설한 사실은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래엔컬처그룹과 삼화출판사 외에 비상교육,천재교육,법문사,지학사 교과서에서도 정확하지 않은 서술이 있었다고 전경련 측은 설명했다. 오류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 교과서는 하나도 없었다. 박 교수 등은 "대한민국 건국 후 경제 발전 과정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공정하게 소개하지 않고 있는 일부 교과서들은 균형된 시각을 갖춰야 할 고교생들의 교재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현행 한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교사용 '한국사 교과서 참고자료'를 별도로 제작해 7월부터 일선 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다.

최진석 한국경제신문 기자 iskra@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자유무역은 어떻게 인류를 부유하게 만들었나
커버스토리

자유무역은 어떻게 인류를 부유하게 만들었나

자유무역은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로,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비교우위에 따른 국제분업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한다. GATT 이후 관세 인하로 세계 수출과 GDP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며, 중국, 인도, 한국 등 개방정책을 추진한 국가들이 경제 발전을 이룬 반면 보호무역주의나 쇄국정책을 택한 국가들은 경제 정체를 겪었다. 따라서 세계화는 선진국의 착취가 아니라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번영을 가져오는 수단이다.

2010.12.08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40가지 놀라운 변화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인류의 삶을 변화시킨 40가지 놀라운 변화

《자유의 순간들》은 40명의 필자가 인류 역사를 변화시킨 40가지 순간을 담은 책으로, 아편전쟁부터 비트코인까지 광범위한 변화를 다룬다. 한국전쟁, 베를린 장벽 붕괴, 인터넷 발전, 원자력 에너지 등 각 분야의 획기적 변화를 통해 자유와 민주주의, 기술 발전의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과거의 변화를 이해함으로써 미래를 상상하고 새로운 전환을 기획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2022.05.05

APEC이 뭐기에…

세계화 이후 절대빈곤 인구 줄었다

세계화는 1995년 WTO 출범 이후 국가 간 무역 장벽을 제거하고 시장을 통합하는 과정으로, 일부에서는 부의 불평등을 초래한다고 비판하지만 실제로는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의 절대빈곤 감소와 경제성장을 이끈 주요 동력이 되었다. 세계화는 피할 수 없는 필연적 흐름이므로 이에 적응하면서 국가 간 불평등을 완화하는 것이 APEC 같은 국제기구의 역할이어야 한다.

2005.11.08

경제위기는 시장실패가 아닌 정부 개입에서 발생한다
Book & Movie

경제위기는 시장실패가 아닌 정부 개입에서 발생한다

스티브 포브스의 저서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할 것인가』는 2007년 금융위기의 원인이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저소득층 주택 구입을 돕겠다는 정부의 시장 개입에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협력과 자유로운 선택을 통해 도덕적 가치를 고양시키며, 개인의 욕구 충족과 사회 번영은 정부의 개입이 아닌 자유시장의 자기이익 추구에 의해 실현된다고 설명한다.

2015.02.05

자유주의 경제학…빅 브러더…역사, 나를 깨어나게 한 33권의 책 이야기
Book&Movie

자유주의 경제학…빅 브러더…역사, 나를 깨어나게 한 33권의 책 이야기

이 책은 자유주의 사상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33명의 저자가 추천한 33권의 책을 소개하는 기획서로, 바스티아의 '법', 하이에크의 '노예의 길', 오웰의 '1984' 등을 통해 경제적 자유와 개인의 자유의 가치를 강조한다. 청소년 시기에 자유주의 사상을 담은 책을 읽는 것이 인생의 좌표를 결정하는 만큼 중요하며, 이러한 책들은 사회주의를 미화하지 않고 인류 번영의 원리를 올바르게 보여준다.

2014.11.06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