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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 1일부터 유실·유기동물을 입양하기 전 최대 10일간 가정에서 함께 지내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는 ‘예비입양제’를 도입했다. 유실·유기동물 입양에 관심은 있지만, 동물의 성격이나 행동 특성을 잘 몰라 선뜻 결정하지 못하던 예비 입양자들의 현실적 고민을 반영한 정책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동물의 안전을 지킬 장치가 미흡하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동물을 ‘일단 살아보고 결정하는 대상’으로 전락시켜 생명을 거래 가능한 물건으로 비하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찬성] 충동 입양·파양 줄일 수 있어...입양 희망자 부담 줄어
농림축산식품부가 동물보호센터 운영지침을 개정해 도입한 예비입양제는 입양 희망자가 입양을 전제로 보호동물을 집으로 데려가 최장 10일간 성격과 행동 특성, 가족 및 기존 반려동물과의 적응 여부를 살펴본 뒤 최종 입양을 결정하는 제도다. 우선 지방자치단체 직영 동물보호센터 87곳에서 시행하며, 해당 지자체 관할지역 주민이면 신청할 수 있다.
찬성 측은 예비입양제가 충동적인 입양을 줄이고 입양 희망자도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사회 유명 인사들이 대수롭지 않게 입양과 파양을 하면서 사회적인 문제가 됐고, 이 과정에서 입양 희망자들이 사회적 낙인이 찍힐 수 있다는 부담을 갖게 된 게 사실이다.
지자체 보호소에서는 보호동물 10마리 중 4마리가 자연사나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고, 입양률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보호소에서는 드러나지 않던 분리불안이나 배변 문제, 가족·기존 반려동물과의 갈등이 입양 후 나타나 다시 보호소로 돌아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반대] 입양 안 된 동물, 큰 스트레스...“생명이 반납 가능한 물건인가?”
문제는 최장 10일 동안 새 환경에 적응했던 동물들이 입양되지 않고 다시 보호소로 돌아올 때다. 시민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동물들이 겪을 지 모를 스트레스를 문제로 제기한다.
보호소로 다시 돌아온 동물들이 한동안 먹이를 먹지 않고 극도로 사람을 경계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미 한 차례 버려진 경험이 있는 동물에게 잠깐의 가정생활 후 다시 좁은 철창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은 잔인한 정서적 학대에 가깝다는 지적을 흘려들을 수만 없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도 최근 ‘생명에는 반품 기간이 없다’는 취지의 성명을 내고, 제도의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했다. 동물을 ‘일단 살아본 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납하는 대상’으로 취급하는 접근법 자체가 생명을 거래 가능한 물건으로 비하하는 위험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생명관을 갖게 하지 않을지 우려한다.
[생각해보기] 보완 통해 지속가능한 정책 만들어야...예비입양자 책임의식 확인도
보호소에서 안락사로 생을 마감하는 유실·유기동물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대 측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예비입양제는 필요한 제도로 정착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관건은 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예비입양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도 사전 입양교육 이수와 상습적인 사육 포기 이력에 따른 입양 제한 등의 장치가 있지만, 가족 구성원 모두의 동의 여부와 입양자의 책임 의식을 보다 면밀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이 요구하는 마이크로칩 삽입도 검토할 만하다. 정식 입양 때는 보호자 정보가 담긴 내장형 마이크로칩 등을 활용해 동물등록을 하지만, 예비입양 단계에서는 일률적으로 의무화돼 있지 않다. 예비입양 기간에도 동물의 소재와 책임 주체를 명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관리 장치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