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평균 키 173㎝…조선시대보다 12㎝나 커졌어요!
Focus

한국 남자 평균 키 173㎝…조선시대보다 12㎝나 커졌어요!

임현우 기자2017.03.30읽기 5원문 보기
#신장 프리미엄(height premium)#산업화#식생활#인적자본#후광 효과(halo effect)#임금 격차#사회화 과정#경제학자 그레고리 클라크

■ 체크 포인트전문가들은 인종 간의 키 차이를 일으키는 유전적 인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식생활이 큰 영향을 준다고 봤다. 남·북 청소년의 키 차이가 10㎝가량 벌어진 것도 같은 이유다. 서울대 의대 연구팀이 15~19세기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 키를 유골과 미라를 토대로 추정한 결과 남자는 161.1㎝, 여자는 148.9㎝로 조사됐다. 2010년 한국인 인체치수조사를 보면 25~29세의 평균 키는 남자 173.6㎝, 여자 160.2㎝였다. 조선시대보다 각각 12.5㎝, 11.3㎝ 성장한 것이다. “인종 아닌 식생활이 신장 좌우”일본은 17~19세기 에도시대의 남성 평균 키가 155.1㎝에 불과했다.

일본을 ‘작다’는 의미의 왜(矮)와 발음이 똑같은 왜(倭)라고 불렀던 이유가 여기 있다. 요즘 25~29세 일본 남자의 평균 키는 172.1㎝로, 에도시대보다 17㎝나 커졌다. 산업화 역사가 긴 일본이 성장 폭도 한국보다 훨씬 컸다. 서구권 선진국 사람들도 산업화 이후 키가 부쩍 커졌다. 영국 성인 남자는 산업화 이전인 18세기 중반 평균 165.1㎝에서 2008년 176.8㎝로 11.7㎝ 자랐다. 미국 남성들도 17~19세기 173.4㎝였지만 지금은 178.2㎝다. 반면 산업화 시작이 늦었던 중국 남성의 평균 키는 169.4㎝로 아직 작은 편이다.

미국 경제학자 그레고리 클라크는 《맬서스, 산업혁명,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신세계》라는 책에서 인종 간의 신장 차이를 일으키는 유전적 결정인자는 피그미족 정도를 제외하곤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어떤 음식을 먹는지, 즉 식생활이 신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산업화를 거치기 전 한국과 일본의 남자는 미국 남자보다 12~18㎝나 작았지만 지금은 그 격차가 5~6㎝에 불과하다. 남·북한 청소년의 키 차이가 10㎝가량 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키 클수록 소득 높다?

‘신장 프리미엄’ 이론키와 관련한 다른 이야기를 해 보자. 몇 년 전 한 여대생이 TV에 나와 “180㎝가 안 되는 남자는 루저(패배자)”라고 발언했다가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외모지상주의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이를 여과 없이 내보낸 방송사도 십자포화를 맞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경제학계에서는 ‘키가 클수록 소득이 더 높아진다’는 도발적인 연구논문이 적잖이 나와있다. 이른바 ‘신장 프리미엄(height premium)’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경제학자 니콜라 퍼시소, 앤드루 포스틀웨이트, 댄 실버맨은 백인 남성 근로자의 키가 1인치 클수록 월급이 1.8%씩 늘어나는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밝혔다(2004년 논문). 국내에도 비슷한 연구가 있다. 박기성, 이인재 교수는 한국 30~40대 남성을 분석한 결과 키가 1㎝ 증가하면 시간당 임금은 1.5% 상승하는 신장 프리미엄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2010년 논문).이들 학자는 그 이유를 ‘사회화 과정’에서 찾았다. 청년기부터 키가 크면 스포츠, 이성교제, 교내외 활동 등이 활발해져 리더십, 자신감, 대인관계 기술 등의 인적자본을 쌓을 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학 진학 등의 학력 차이로 이어지고, 졸업 후 노동시장에서 임금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다. 키가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진 않는다외모의 효과를 어느정도 인정한다 해도, 그 자체가 성공의 보증수표일 수는 없다. 외모가 우월한 사람이 호감을 얻는 건 ‘후광 효과(halo effect)’ 때문이다. 후광 효과란 사람의 한 가지 특징에 대해 좋거나 나쁜 인상을 받으면 그의 다른 특징도 실제 이상으로 고평가 혹은 저평가되는 현상을 말한다. 대중들이 자주 범하는 대표적인 ‘오류’ 중 하나다. 청소년들이 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갈수록 극심하다고 한다.

깔창이나 키높이 신발은 말할 것도 없고 성장판을 열어준다는 주사도 불티난다. 하지만 키를 크게 하는 정답은 없다. 의학계 연구에 따르면 키는 영양, 수면, 운동과 연관이 높다. 잘 먹고, 충분히 자고, 즐겁게 운동하는 게 정석이라는 얘기다. 신장 프리미엄도 본질적으로 ‘자신감 있고 당당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내 삶을 자본축적과 연관지어 보는 기회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내 삶을 자본축적과 연관지어 보는 기회

경제학 박사 최승노가 쓴 <자본이 어려운 당신에게>는 일상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자본의 개념과 축적의 중요성을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대학·회사 선택부터 개인의 경제적 자유까지 인생의 주요 결정 순간마다 '자본이 축적된 곳'을 기준으로 선택할 것을 권하며, 신용이 곧 자본이므로 신용을 쌓는 것이 기회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2024.11.28

지식과 경험이 자본이다
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55)

지식과 경험이 자본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자본과 육체노동이 중심이었지만, 기계화·자동화로 인해 정신노동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지식과 경험이 새로운 자본이 되었다. 지식은 육체노동과 달리 개인차가 크고 혁신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므로, 21세기에는 지식·아이디어·창의력을 보유한 사람이 부자가 될 것이다.

2018.09.06

명품 열기… 긍정적인 면도 있다
커버스토리

명품 열기… 긍정적인 면도 있다

명품 소비를 무조건 비판하기보다는 산업 발전의 기회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가 정부 지원과 경영 현대화를 통해 세계 명품 시장의 절반을 장악한 사례처럼, 한국도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산 명품을 성공적으로 판매하고 있으므로, 의료·법률·외식·교육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이러한 노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6.08.15

기술 발전은 예전에 없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요
4차산업혁명 이야기

기술 발전은 예전에 없던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통신 기술 발달에도 불구하고 세계가 평평해지지 않으며, 오히려 혁신 생태계가 형성된 실리콘밸리 같은 지역에 기업과 인재가 집중되어 지리적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혁신의 성과는 국가 간 격차를 줄이지만 지역 간 격차는 확대시키므로, 국가 차원에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2019.09.19

AI 시대 창의적 인간의 힘은 독서에서 출발해요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AI 시대 창의적 인간의 힘은 독서에서 출발해요

AI 시대에 인공지능이 일상적인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창의력과 상상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데, 이어령 선생은 평생 독서를 통해 이러한 능력을 기르고 발휘해왔다고 강조한다. 어려운 수준의 책을 읽으면서 추리력과 상상력을 키우고 지적 호기심을 유지하는 것이 창조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출발점이라는 것이 핵심 주장이다.

2021.04.22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