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늦어지는 결혼…여성 초혼연령 30세
Focus

갈수록 늦어지는 결혼…여성 초혼연령 30세

임현우 기자2017.03.23읽기 5원문 보기
#행동경제학#게리 베커#초혼연령#만혼#비혼#기회비용#경력단절#저출산·고령화

여성의 경제활동 활발해져…육아 등도 부담

■ 체크 포인트'행동경제학의 대가'인 게리 베커 교수는 인간의 모든 행동이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 선택의 결과이며, 결혼도 예외가 아니라고 봤다.

이 그래프는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실이 발행하는 '비타민' 2016년 12월22일자에 실렸다. 통계청의 여성 초혼 연령과 평균수명(기대여명) 자료를 토대로 둘의 상관관계를 비교했다. 한국인이 처음 결혼하는 나이, 즉 초혼(初婚) 연령은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 여성은 1970년 23.3세이던 것이 2015년 30세로 높아졌다. ‘새 신부’의 모습이 20대 초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바뀐 것이다. 평균수명 대비 초혼 연령을 보면 색다른 결과가 나온다. 1970년 여성 평균수명은 65.8세였는데, 초혼 연령을 이와 비교하면 일생의 39.7% 되는 시점에 결혼한 셈이다.

이 수치는 꾸준히 낮아져 1995년 32.4%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반등해 2015년 35.2%로 높아지는 ‘V자형’을 나타내고 있다. 평균수명 향상 속도가 과거 고도성장기에 비해 둔화된 데 비해 초혼 연령은 꾸준히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달라진 결혼관… 만혼·비혼 늘어난다예전에는 결혼을 ‘나이가 차면 당연히 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요즘은 ‘준비됐을 때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무엇보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결혼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느지막이 결혼하는 만혼(晩婚)이 흔해졌고, 아예 결혼하지 않는 비혼(非婚)을 택하는 사람도 늘었다.

경제학은 인간의 모든 선택을 ‘편익’과 ‘비용’의 비교라는 관점에서 본다. 젊은 층이 결혼에 소극적인 것은 결혼에 따른 편익이 그 비용보다 낮다고 판단한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유명한 경제학자 중 게리 베커(1930~2014·미국 시카고대 교수)라는 사람이 있다. ‘행동경제학의 대가’인 베커 교수는 인간의 모든 행동이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합리적 선택의 결과이며, 결혼도 예외가 아니라고 봤다. 베커 교수는 “결혼은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만족이 독신일 때 얻는 만족보다 클 것이라는 기대가 전제됐을 때 가능하다”고 했다.

둘이 사는 기쁨 vs 혼자 사는 즐거움결혼하면 얻는 편익은 뭐가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과 매일 함께 산다는 즐거움, 자녀에게서 느끼는 행복 같은 정서적 만족은 삶의 질을 높인다. 2인 이상 가구에 돌아가는 부동산, 세제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식비, 공과금, 생활비 등 개인별 고정비용은 줄어드는 경제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각자 다른 장점을 가진 두 사람이 부부가 되면 ‘분업의 묘’를 살려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도 있다. 배우자는 나이가 들고 몸이 아플 때 보험과 같은 존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가 바뀌면서 이런 편익은 상당 부분 약해진 측면이 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강화됐고 노후 대비를 위한 금융상품도 발달해 과거 배우자나 자녀가 분담하던 경제적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각종 기술과 서비스가 발달하면서 혼자 살아도 불편할 게 별로 없다. 반면 결혼의 기회비용, 즉 가정을 꾸림으로써 포기해야 하는 것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일찌감치 취업해 당당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요즘 여성에게는 결혼 후 ‘경력단절’이 큰 부담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기혼 여성 중 출산·육아 문제로 일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44%(696만명)에 이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혼인율을 높이려면 남성보다 여성에게 초점을 맞춰 출산, 육아 등 특화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식비용만 평균 5198만원굳이 미래의 기회비용을 논하지 않더라도, 결혼하려면 당장 현금이 너무 많이 든다. 한국소비자원 조사를 보면 집값을 빼고 순전히 예식에 들어가는 비용만 1인당 평균 5198만원(2013년)에 달했다. 혼인이 늦어지는 현상은 저출산·고령화 문제와도 연관된 만큼 사회적으로 관심이 많은 현안이다. 답은 결혼의 편익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는 데 있다. 반나절 예식에 수천만원을 쓰는 허례허식만 걷어내도 결혼의 부담은 조금 가벼워지지 않을까.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10)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오류들
고교생을 위한 경영학

(10)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오류들

의사결정 과정에서 특정 정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닻내림 효과, 현상 유지에 집착하는 경향, 확인 편향 등 다양한 인지적 오류가 발생하며, 이는 개인의 편견 없는 정보 수집과 좋은 의사결정 습관 형성으로 극복할 수 있다. 조직 차원에서는 진솔한 소통 문화 조성과 전략-실행의 일상화를 통해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실행력을 높일 수 있으며, 이러한 개인과 조직의 혁신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2016.10.06

3. 뷔페에 가면 왜 배 터지게 먹을까…매몰비용
경제를 알면 논술이 술술

3. 뷔페에 가면 왜 배 터지게 먹을까…매몰비용

인간은 이미 지불한 비용(매몰비용)을 회수하려는 심리 때문에 뷔페에서 과식하고, 도박에서 손실을 키우며, 고시에 계속 매달리는 등 비합리적 판단을 내린다. 이는 과거 투자를 정당화하려는 욕구와 일관성 유지 욕구, 그리고 '심리적 회계'라는 마음속 장부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따라서 이미 회수 불가능한 과거 비용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와 미래의 가치만 고려하여 합리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

2007.08.01

정확한 독해력과 서술능력이 고득점의 핵심이죠
2019학년도 대입 전략

정확한 독해력과 서술능력이 고득점의 핵심이죠

성균관대 논술시험의 1번 문항은 제시문들을 상반된 두 입장으로 분류하고 각각을 요약하는 것으로, 정확한 독해력과 논리적 연관성 파악이 핵심입니다. 제시문 1, 2, 6은 인간이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입장을, 제시문 3, 4, 5는 인간이 합리적으로 선택한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각 제시문이 인간 행위의 합리성과 비합리성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파악하여 두 입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서술하는 것이 고득점의 핵심입니다.

2018.10.18

군인과 난민 저항군 간 전쟁까지 멈추게 한 아이의 탄생…출산율 꼴찌 한국, 출산장려보다 고령사회 적응으로 간다고?
경제

군인과 난민 저항군 간 전쟁까지 멈추게 한 아이의 탄생…출산율 꼴찌 한국, 출산장려보다 고령사회 적응으로 간다고?

영화 '칠드런 오브 맨'을 통해 출산율 위기의 경제학적 의미를 분석한 기사로, 한국은 세계 최저 출산율(0.92명)을 해결하기 위해 150조원 이상을 투입했으나 신생아가 37% 감소하는 실패를 경험했다. 게리 베커의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높은 기회비용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며, 정부는 출산 장려에서 벗어나 고령사회 적응과 모든 세대의 삶의 질 향상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2021.05.27

27. 왜 성형수술이 그토록 유행할까
경제를 알면 논술이 술술

27. 왜 성형수술이 그토록 유행할까

성형수술이 유행하는 이유는 경제학적으로 외모 개선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기 때문이지만, 심리학적으로는 되돌릴 수 없는 선택에 대한 자기정당화 심리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의 신념과 맞지 않는 정보를 무시하고 자기 식으로 해석하는 인지부조화에 빠져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2008.02.20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