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가 불러온 운전기사의 종말?…편리함 커지지만 안전 책임은 누가 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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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택시가 불러온 운전기사의 종말?…편리함 커지지만 안전 책임은 누가 질까

김정은 기자2026.05.11읽기 5원문 보기
#자율주행 기술#로보택시#파운데이션 모델#피지컬 AI#웨이모(Waymo)#테슬라#바이두#NHTSA

Cover Story 연합뉴스수십 년 동안 자율주행 기술은 굉장한 기대감과 차가운 회의론 사이를 오갔습니다. 2009년 구글이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면서 세상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2018년 자율주행차 보행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졌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것에 비해 기술 발전도 더뎠고요. 이후 우버, 애플,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기업은 자율주행 사업을 포기하거나 매각했습니다.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건 얼마 되지 않았어요.

스스로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파운데이션 모델과 현실 세계의 물리적 법칙을 이해하는 피지컬 AI 같은 최첨단 기술이 자율주행에 도입된 게 반전의 결정타가 됐습니다. AI 덕분에 기술적 도약을 이룰 수 있었고,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들에 다시 막대한 투자금이 몰린 겁니다. 미국 무섭게 추격하는 중국로보택시는 ‘내부 시험주행→무료 시범 서비스→유료 시범 서비스→무인 상업 서비스’의 4단계를 거칩니다. 선도국들은 안전요원 없이 승객에게 요금을 받는 최종 상업화 단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어요.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전용 차량, 호출 서비스 플랫폼이 필수입니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큰 지침을 제시하면 각 주정부가 규제를 풀고 테스트를 허가하는 보텀업(Bottom-up) 방식입니다. 구글의 자회사인 웨이모(Waymo)가 로보택시 시장에서 압도적 1위입니다. 2020년 첫 상업 운행을 시작한 이후 2024년부터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현재 도시 10곳에서 운영하고 있어요. 연말까지는 이를 2배로 늘릴 계획인데요, 승객들이 돈을 내고 타는 횟수도 2023년 1만 건에서 현재 50만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웨이모에 도전장을 낸 기업은 테슬라입니다.

테슬라는 아예 핸들과 페달을 없애버린 2인승 로보택시 전용 차량인 사이버캡(Cybercab)의 양산을 최근 시작했어요. 비싼 라이다 센서 대신 카메라와 AI만으로 주행하며 비용을 크게 낮췄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과 관련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정밀 조사를 받고 있거든요.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미국을 추격 중인데요, 미국과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정부 주도하에 베이징과 우한 등 주요 도시를 자율주행 테스트 구역으로 지정하고 상업화를 촉진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어요. 톱다운(Top-down) 방식입니다.

바이두, 위라이드, 포니.ai 등 이른바 ‘중국 로보택시 3총사’는 주요 대도시에서 각각 1000대 이상을 운행하고 있어요. 중국 기업들은 차량의 생산 단가를 절반 가까이 낮추면서 영업 흑자를 내기 시작했고, 올 초부터 아부다비 등 중동에도 진출했죠. 하지만 최근 우한에서 자율주행차 수십 대가 갑자기 멈추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중국 정부는 신규 면허 발급을 중단했습니다. 걸음마 한국 … 해결 과제도 많아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요.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자율주행차가 합법적으로 달릴 수 있는 시범운행 지구가 전국 55곳으로 늘었지만, 정작 국내 기업들의 누적 주행거리는 글로벌 기업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미국과 중국은 승객이 부르면 어디든 가는 택시형 구역형 사업이 활발하지만, 한국은 정해진 길만 오가는 순환버스 형태의 노선형 사업이 84%를 차지하거든요. 기술 수준뿐 아니라 실제 도로에서 쌓은 데이터양도 턱없이 부족해요. 그사이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력을 앞세운 외국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노리고 있습니다. 웨이모는 고정밀 지도를 확보했고, 중국의 바이두와 포니.ai는 국내 기업과 손잡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도시 전체를 실험 공간으로 삼아 다양한 교통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사실 풀어야 할 문제가 많습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규제입니다. 현재 법과 제도는 ‘운전자는 사람’이라는 전제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완전 무인 운행을 허용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갈등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로보택시 때문에 택시 기사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을 텐데요, 새 기술이 일자리를 대체하는 기술적 실업(Technological Unemployment)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1930년에 처음 사용한 말로, 자동화·로봇·AI 등 노동을 절약하는 기술의 발전 속도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속도보다 빠를 때 발생하는 실업을 뜻해요. 안전성 확보와 사람들의 신뢰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야만 로보택시는 진정한 미래 교통으로 자리 잡을 겁니다.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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