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작지만 매력적인 문화강국"…역사·콘텐츠·투자 잇는 가치사슬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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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작지만 매력적인 문화강국"…역사·콘텐츠·투자 잇는 가치사슬 중요

장규호 기자2026.03.19읽기 5원문 보기
#소프트파워#K-컬처#한류#K-팝#문화 가치사슬#콘텐츠 수출#브랜드 가치#문화선진국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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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 콘텐츠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광고판을 뒤덮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21일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공연에 전 세계 BTS 팬 아미(ARMY)가 총결집했습니다. 서울 시내 주요 숙박 시설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약이 마감됐고, 관람권 추첨에 수백만 명의 팬이 몰렸어요. 공연장 주변에서 노숙도 불사하겠다며 “서울로, 서울로”를 외친 아미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한국 자체가 새 문화 코드이번 공연은 지구촌의 군사 대결, 국제 제재, 진영 블록화 등과는 정반대 이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사랑·소통·공존·평화의 메시지를 세계 곳곳에 발신했죠. 글로벌 분쟁이 격화할수록 ‘비 군사적인 국제 영향력’은 가치를 더합니다.

한류, 즉 K-컬처가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BTS의 정규 5집 ‘아리랑’ 발매 직후 열린 이번 공연은 전통 민요에서 얻은 모티프와 현대 팝을 결합한 연출이 주목을 끌었습니다. K-팝이 상업적 목적의 음악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민족 정체성까지 묶어내는 문화 코드라는 사실을 알렸죠. 이는 K-팝 소비에 그치지 않고 한글, 한국 전통문화, 역사 등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해 ‘(한국)유입-체류-학습-여행-투자’까지 이어지게 합니다. ‘소프트파워 가치사슬’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연 무대가 된 광화문의 상징성도 큽니다.

K-팝의 인기는 우리 정치·역사·문화와 민주주의의 경험이 응축된 공간과 어우러지며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공연으로 한국은 국제적 대중문화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나라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 콘텐츠의 형식, 팬덤의 운영, 라이브 연출, 온·오프라인 결합 등에서 K-컬처 전반이 해외의 벤치마크 대상이 될 수 있어요. 그러면 한국은 ‘작지만 매력적이고, 갈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문화 공급자’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죠. 길게 보면 외교·통상·안보 이슈에서도 한국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한글 학습 붐에 주목공연 직전 나온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아카데미상 2관왕(장편 애니메이션상, 주제가상) 수상 소식도 의미심장합니다. 아카데미상은 미국식 작법과 문화 코드에 충실한 작품에 상을 수여해온 전통이 있습니다. 이번 아카데미상 수상은 미국 문화의 주류가 K-컬처를 제대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어요. 세계 문화의 중심부에 한국의 소프트파워가 진입한 겁니다. K-컬처의 세계적 인기는 새로운 주목거리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국내 음반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K-팝의 인기로 인해 음반 해외 수출은 반대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K-팝 음반 수출액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3억170만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고를 달성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애니메이션은 넷플릭스에서 3억 뷰를 돌파했고, 드라마 ‘오징어게임 시즌 3’는 93개국의 스트리밍 차트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어요. 종합 무대예술인 뮤지컬에서도 한국 창작물이 인기입니다. K-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고, 공연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작년 6관왕 영예를 안았어요. K-뷰티, K-푸드, K-관광에 이어 한글 학습 붐도 일고 있습니다.

한국어 학습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4년 72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2034년까지 연평균 25%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됩니다. 급부상 중인 소프트파워“한국은 소프트파워 강국인가”라고 묻는다면, “급부상 중인 강국은 맞는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닙니다. 그러나 BTS 공연 등을 통해 문화·가치·감성의 영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프트파워 국가임을 확인했습니다. 독립운동가 김구 선생은 지론인 문화선진국론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 김구 선생의 선견지명에 고개가 숙여집니다.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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