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액이 일본을 추월하기 직전입니다. 지난 1월부터 9월 말까지 한국의 수출액은 5247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일본은 5585억달러입니다. 한국이 일본보다 338억달러 적습니다. 수출 격차가 역사상 가장 많이 좁혀졌습니다. 일본을 넘어설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말이 나옵니다.
한·일 수출액 역전이 실현되면 현해탄을 사이에 두고 나올 반응은 극과 극일 겁니다. 수출 규모에서 우리가 일본을 넘어선 적은 없습니다. 그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도 거의 없었습니다. 약 40년 전인 1980년대 수출 실적을 보면 두 나라의 격차는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우리의 수출액이 일본의 13.4%에 불과했으니까요. 일본이 세계 시장에서 날아다닐 때 우리는 걸음마 단계에 있었던 거죠.
2022년이 끝나기 전에 역전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 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우리의 총수출액은 69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추세가 나쁘지 않습니다. 지난 9개월간 우리의 수출 증가율은 2021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3% 증가했지만, 일본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연말까지 우리는 늘고 일본은 줄어든다면 338억달러 차이는 따라잡을 수 있을 겁니다. 9개월 실적으로 따지면 한국은 세계 6위입니다. 일본이 5위죠. 5, 6위가 바뀔까요? ‘월드컵 16강 진출’만큼 흥미진진합니다. 한국 무역(수출+수입) 스토리를 공부해봅시다.
올해 한국 수출총액 6900억달러 예상…일본을 추월한다면 세계가 놀랄 뉴스죠
수출은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라 안에서 많이 생산해서 나라 밖에서 많이 내다 판다는 뜻이니까요. 100만원어치보다 1억원, 10억원, 100억원어치를 파는 것이 훨씬 낫죠. 일자리를 얻고 소득을 올릴 기회가 늘어나고, 팔아서 남긴 이익으로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는 기계를 사고, 더 좋은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니까요.
땅에서 기름이 펑펑 솟아오르고 땅만 파면 광물자원이 쏟아져 나오는 나라라면, 기름과 광물을 팔아 필요한 것을 사면 되겠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산유국처럼 말이죠. 이런 것이 없는 우리나라는 무엇이든 만들어서 팔아야 먹고살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1960년대부터 수출보국(輸出報國·수출로 국가에 충성한다)에 나섰죠.
그 결과 한국은 지난 9월 말 현재 수출액에서 세계 6위에 올랐습니다. 월드컵 16강 진출보다 훨씬 어려운 일을 이룬 겁니다. 만들어 팔 만한 것도, 능력도 없던 나라가 세계 6위에 올랐으니 말이죠.
1960년대 초 한국은 아프리카 케냐보다 못살았습니다. 연간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었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사람이 많았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3만달러가 훌쩍 넘습니다.
출발은 참으로 미미했습니다. “꿈은 이루어진다”가 아니라 “우리도 한번 잘살아 보세”라는 국가적 목표를 세우고 정부와 기업, 국민이 나섰습니다. 정부는 매달 수출 확대 회의를 열었고, 품목별로 나라별로 수출 실적을 점검했습니다. 1948년 1900만달러였던 수출액은 1964년 드디어 1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당시엔 경이로운 성과였습니다. 1977년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13년 만에 100배 성장했습니다. 탄력을 받은 우리는 1995년 드디어 10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2011년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뚫었습니다. 그해 우리는 수출과 수입을 합쳐 1조달러가 넘는 무역대국 반열에 올랐습니다. 6000억달러 고비는 2018년에 넘었습니다. 6000억달러 돌파는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일곱 번째라고 합니다. 올해 말이면 6900억달러에 달할 전망입니다. 1948년에 비하면 도대체 몇 배나 커진 겁니까!
지난 2년간 세계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만 한국은 선방했습니다. 2020년 5125억달러로 2019년의 5422억달러보다 다소 내려갔지만 2021년 6444억달러로 훌쩍 뛰었습니다. 올해 추정치가 6900억달러라니 고무적입니다.
추정치가 실현된다면 우리는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에 이어 5위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지난 1~9월 수출액 순위는 중국이 1위(2조7004억달러), 미국이 2위(1조5446억달러), 독일이 3위(1조2405억달러), 네덜란드가 4위(7154억달러), 일본이 5위(5585억달러)입니다. 한국은 5247억달러로 일본 바로 뒤입니다. 연말까지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처럼 수출 실적이 좋은데, 문제는 수입입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가 중요한데요. 이게 흑자여야 좋습니다. 그런데 올해 400억달러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내다 판 것보다 사온 것이 더 많다는 것이지요. 적자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에너지 품목이었습니다. 3대 에너지인 석유, 가스, 석탄의 가격이 많이 오른 게 적자의 주원인입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가격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석유에서 895억달러, 천연가스에서 396억달러, 석탄에서 239억달러의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에너지 무역수지는 702억 달러 적자입니다. 그나마 수출이 잘 안되었다면 무역적자 폭은 더 커졌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