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돈 받으면 근로의욕 저하" vs "소비 늘려 경기부양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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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돈 받으면 근로의욕 저하" vs "소비 늘려 경기부양 효과"

노경목 기자2020.06.18읽기 6원문 보기
#기본소득제#4차 산업혁명#일자리 감소#경기 부양#재정조달#긴급재난지원금#소득 불평등#부유세

기본소득제 거센 찬반논쟁

세금 대폭 늘린다고 해도

막대한 재원마련 쉽지 않아

vs

안정적인 소득 보장 해줘야

일자리·소비 감소 대응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3일 취임 인사차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세 번째)를 예방해 21대 국회 운영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김위원장이 기본소득을 언급한 이후 정치권에서 기본소득 논란이 본격화하고 있다. 신경훈 한국경제신문 기자 khshin@hankyung.com국내에서 기본소득을 놓고 찬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기본소득 도입을 반대하는 쪽에선 막대한 재원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지급하다 보면 경제적 약자들이 받는 복지 혜택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노동 의욕이 감퇴하는 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반면 찬성 측은 계층 간 소득 불평등이 커지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감소도 예견되고 있어 기본소득 도입 논의를 조속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찬성 측에서도 기본소득 지급 형태를 놓고 여러 의견으로 나뉜다.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자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1년에 10만원이나 20만원 등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시작해 차츰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지급 대상을 청년이나 노인부터 한정해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찬성 측 “경기 부양효과 클 것”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이들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4차 산업혁명 및 인공지능(AI) 기술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다.

기술 진보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되면서 일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인구가 늘어나고 이들에 대한 소득보장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당장 일자리 자체가 사라지지 않더라도 과거에 비해 안정적인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택배 배달 등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사람이 많아질수록 안정적인 소득을 근로 이외의 다른 방식으로 보충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자리 감소 문제는 소비 문제와도 연결된다. 소득이 적거나 불안정한 이들이 늘어나면 그만큼 소비할 수 있는 계층의 절대적 숫자도 감소해 전체 소비가 줄어들며,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

기본소득 지급은 민간에서 충분히 창출될 수 없는 소비여력을 정부가 국민에게 직접 공급하는 수단이 된다. 찬성 측에서는 지난 5월에 지급을 시작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 효과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에 따른 경기 위축을 재난지원금으로 방어했듯, 정기적인 기본소득 지급이 중장기적으로 경기 활성화를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재원 조달과 관련해서는 찬성 측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기존 복지제도 상당 부분을 구조조정해 기본소득 지급을 위한 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순수하게 세금 인상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복지제도 구조조정이 보다 현실적이기는 하지만, 경제적 약자에게 많은 비중을 할애하는 복지제도를 조정해 전 국민에게 나눠주면 기존 복지 제도 수혜자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대 측 “재원조달 안돼 불가능”기본소득을 반대하는 입장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재정조달과 관련된 현실성이다. 한국의 경제 규모와 산업 생산력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매달 수십만원을 국민 모두에게 나눠주는 기본소득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과격한 증세론을 현실화시키더라도 월 30만원 지급에 필요한 187조원을 조달하기는 어렵다.

100만달러 초과 자산에 80%의 특별세율을 부과하자는 프랑스 학자 토마 피케티의 부유세 주장을 국내에 도입하더라도 그에 따른 세수 증가 효과는 연 5조원으로 추산된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의 최고세율을 4%(현재 3.2%)까지 인상해도 추가 세수 확보액은 76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83조원인 소득세와 72조원인 법인세를 지금보다 1.5배 더 걷더라도 추가로 조달되는 금액은 78조원이다. 부가가치세를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더라도 연간 35조원이 추가로 걷힌다. 이같이 세금을 모두 올려도 기본소득을 위해 조성할 수 있는 재원은 120조원을 밑돈다.

아직 기술 혁신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기본소득 도입의 근거로는 취약하다는 주장도 있다. 기본소득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도 논란기본소득을 통한 경기 부양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푸는 돈이 늘어나는 만큼 돈의 가치가 떨어져 실제 구매력은 푸는 돈만큼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소득이 높을수록 국가에서 지급받은 돈을 소비하기보다는 저축하려는 성향이 대체로 크다는 점도 문제다. 기본소득 지급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보다 노동 의욕 감퇴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미국과 핀란드 등에서 비슷한 제도를 실험했던 사례에 따르면 노동 시간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 전체적으로 투입되는 노동이 줄어들면서 국민총생산(GDP)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노경목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autonomy@hankyung.com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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