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근 나가십니까?"
"예,140근입니다.
" "아 그래요? 저는 120근인데요."
중국에서는 한 근이 약 500g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니 140근이면 70㎏인 셈이다.
중국 언론 등 공식적으론 미터법에 따른 ㎏ 단위를 쓰지만 실생활에선 아직도 근을 쓰는 건 우리와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런데 특이하게 중국에서는 몸무게를 나타내는 단위에도 근을 쓰는 게 우리와 다르다.
일찍이 계량형 단위를 통일해 써온 중국에선 이미 한대(漢代)부터 근을 사용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까지도 고기뿐만 아니라 음료나 쌀 등 모든 무게 단위에 근이 통용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7월 개정 계량법이 시행되면서 미터법 적용이 강화돼 평,돈,근 따위의 전통적인 단위 명사들이 언젠가 퇴출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하지만 우리가 실생활에서 그동안 써온 각종 단위 말들 중에는 우리가 지키고 보듬어야 할 아름다운 우리말들이 많다.
특히 이들은 미터법의 개념처럼 정교한 수치를 나타내지는 못하더라도 대개 사람의 몸을 기준으로 해 만들어진 것들이라 경험적으로 그 크기를 알 수 있는 정감 어린 말들이다.
따라서 이런 말들은 미터법의 사용과는 별개로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말 자산인 것이다.
최근 우리말 연구가인 박남일 선생이 펴낸 '재고 세고'란 책도 미터법에 밀려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전통적인 우리말 단위어들을 재미있게 담아 냈다.
그 중에 '뼘'이란 단위는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을 완전히 펴서 벌렸을 때에 두 끝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말이다.
'한 뼘,두 뼘,…' 이런 말들에는 미터법이 갖는 과학적인 수치는 아니더라도,어릴 적 짝꿍과 책상 위에서 영토(?) 싸움을 벌이던 추억 어린 정서가 담겨 있다.
뼘보다 큰 단위에는 '자'가 있다.
'자'는 대략 어른 손에서 팔꿈치까지의 길이인데 약 30.3cm에 해당한다.
한자어로는 '척(尺)'이다.
그러니 '삼척동자'라고 하면 키가 석 자밖에 안 되는 어린아이란 뜻이다.
대략 1m가 채 안 되는 키를 나타낸다.
반면에 '육척거구'라면 키 180㎝ 안팎의 성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요즘은 그 정도의 키가 흔하지만 옛날에는 거구라 불릴 만했던 모양이다.
낚시꾼들이 항상 소망하는 '월척을 낚았다'란 말은 붕어낚시에서 잡은 붕어의 크기가 한 자를 넘는다는 뜻이다.
한 자의 10분의 1,약 3cm의 길이는 '치'라고 한다.
한자어로는 '촌(寸)'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