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유로존 '슈퍼 마리오’ 가 구할까
슈퍼 마리오가 위기의 유럽을 구할 수 있을까. 재정문제로 붕괴위기에 처한 유로존을 살리기 위해 구원 투수가 나섰다.
1일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에 오른 마리오 드라기(63)가 주인공이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통화정책의 향방을 정하는 기관으로 부채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쥐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ECB 총재에 추대됐다.
그만큼 유럽의 기대가 크다.
텔레그래프는 “학계 정계 시장을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드라기의 경력과 업무 추진 능력은 이런 기대에 더욱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세계은행 이사직과 골드만삭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이탈리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직까지 맡았다.
2006년에는 G20 산하 금융안정위원회(FSB) 의장으로 일하며 글로벌 금융안정망 구축에 힘썼다.
1991년 드라기가 이탈리아 재무장관으로 취임할 당시 이탈리아는 그리스와 닮은꼴이었다. 재정적자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한 이탈리아는 유로존의 전신인 유럽환율메커니즘(EERM)에서 퇴출당했다.
드라기는 공공지출 삭감과 통신·금융 부문 민영화를 주도해 이탈리아를 수렁에서 건져 올렸고 유로존 가입의 기반을 닦아 ‘슈퍼 마리오’란 별명을 얻었다.
드라기 신임 총재의 최우선 임무는 시장의 불안감 해소다.
유럽연합 정상들이 지난달 27일 그리스 부채의 50%를 상각하고 유럽재정안정기금을 1조유로로 증액하는 데 합의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고 효과를 예측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 때문이다. 결국 ECB가 채권시장 안정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클로드 트리셰 전 총재는 유로존 자금시장에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ECB의 역할이라며 지난해부터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국채를 매입했다.
현재 유로존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이머징국가들도 ECB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CB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유로존 국채를 매입하는 데 우려를 표했다.
드라기가 이탈리아 중앙은행장과 골드만삭스 부회장 시절 보여줬던 빼어난 정치감각을 다시 한 번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리정책도 관심이다. ECB는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이달 초 3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드라기 총재는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둔 트리셰 전 총재보다 온건파로 통한다.
두세 달 안에 기준금리를 내려 세계적 경기 부양 공조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