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가)에 제시되어 있는 저출산율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글 (나)에서 드러내고 있는 인구 고령화 문제의 구체적 해결 방안을 논술하시오'라는 문제가 있다고 하자.
이 물음에 너무 행복한 표정으로 주변의 일들을 생각하고 관련 서적을 찾아가며 답을 준비하는 학생은 얼마나 될까?
만일 '박지성 박주영 박찬호 박세리 등 박씨 성을 가진 사람이 스포츠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것에 대하여 스포츠와 성씨(姓氏) 간의 관계를 구체적 사례를 들어 논술하시오'라든가,'이효리의 애니모션 춤과 관련하여 현대 청소년들의 춤에 대한 열정을 학교 생활의 경험적 내용을 바탕으로 각자의 의견을 논술하시오'라는 물음이 논술을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주어졌다면 논술을 대하는 태도는 과연 어떠할까?
논술을 너무 어렵고 딱딱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아마도 사고력이라는 중간 단계를 건너 뛰어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고력 하니까 먼 나라 이웃 나라 이야기는 아닌지,또는 고상하게 사고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양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논술에서 요구하는 사고력이란 어떤 대상을 볼 때 대상을 통한 연상하기,대상에 대한 자신의 분명한 생각 가져보기 등과 관련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생각하면서 문제적인 시각으로 따져 보는 것을 바로 사고력이라 할 수 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고와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 관계를 지니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는가?
그것은 어떤 노래를 불러야겠다고 준비하지 않고 무대에 선 가수와도 같다.
과연 어떤 가수가 무대에서 작사 작곡을 즉흥적으로 해 가며 노래를 부를 수 있겠는가?
결국 훌륭한 논술문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성패 요인 중 하나는 얼마나 치열하게 사고하느냐 여부다.
그런데 실제 논술문을 쓰는 태도를 보면 치열한 사고의 결과를 쓰기보다는 마치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 남보다 먼저 제출하려는 듯한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논술문은 자칫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러므로 논술문을 쓸 때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고하는 데 할애하고 있는지 깊이 반성해 보아야 한다.
흔히 일상생활에서 상상이나 몽상 또는 공상 등을 하는 것은 참으로 즐겁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일상에서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한 편의 논술문을 쓰라고 하는 문장을 보는 순간 아예 머리를 멍하니 비워 놓거나 까맣게 채워 놓는다.
그것은 강박관념 내지는 선입견 때문이다.
입시라는 특별한 상황을 고정관념으로 만들어 놓고 그 안에서 어지러운 사고를 시작한다.
당연히 머리 속은 이상하게 뒤엉킨다.
그러한 심리 상태에서 분명한 의도를 가진 훌륭한 논술문이 나온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