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마트 안 진열대 앞에서 서성거린 적이 있을 것이다. 무엇을 살지 고민하면서 말이다. 더 정확하게는 유사한 상품들 중에서 어떤 것을 구매할지 결정하는 순간을 말한다. 상품을 고르는 일은 삶을 좌우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짬뽕과 짜장면 중 어느 것을 먹을지 선택하는 것만큼이나 고민되는 순간이 상품을 고를 때다. 사람들은 무슨 이유로 상품을 고를 때 고민에 빠지게 될까? 시장에는 기능과 효능이 비슷한 상품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한다. 그 중에는 겉모습까지 흡사해 사용해보지 않고서는 차이를 구별하기 힘든 상품들도 많이 있다.
일례로 약국만 가도 비슷한 성분과 효능을 가진 의약품들이 수십 종에 이른다. 우유와 같은 식료품도 마찬가지로, 맛도 비슷하고 생김새도 대동소이하다 보니 고르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전자 제품도 디자인만 조금 다를 뿐 기능 면에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품들이 부지기수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어느 것이 자신의 선호에 맞는 상품인지 가늠하기 어렵고, 또 어느 것이 불량 상품인지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이때 사람들의 선택의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해 주는 것이 있으니, 상품을 선전하는 ‘광고’가 바로 그것이다.
하루 수천개 광고 노출
광고란 기업이 상품 판매를 증가시키기 위해 상품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TV 광고가 대표적이다. 현행법상 지상파 TV 프로그램은 방송 시의 10분의 1 이내에서 광고를 편성하도록 되어 있다. 광고 1편이 15초라고 가정하면 1시간짜리 프로그램의 경우 24편까지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것이다. 2012년 현재 우리나라의 1일 평균 TV 시청 시간이 3시간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사람들은 하루 평균 70여 편에 이르는 광고를 TV를 통해 접하고 있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프로그램 방송 중에도 자막광고, 간접광고 등 다양한 형태의 광고가 전파를 통해 기업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 중 프로그램 상에 특정 상품을 직접 노출시키는 간접광고가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데, 그 시장 규모가 최근 4년간 900억원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다. 이외에도 광고는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의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운전하거나 일을 할 때는 라디오를 통해 광고를 접하게 되고, 길을 걸을 때는 전광판이나 옥외 간판이 보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신문을 읽거나 잡지를 볼 때도 광고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요즘의 추세를 반영하듯 온라인과 모바일을 이용한 광고가 새로운 광고 매체로 각광받고 있다. 이쯤 되면 광고를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세상이라고 해도 전혀 무리가 아닌 상황이다. 사람들이 하루에 수천개에 달하는 광고에 노출되고, 죽을 때까지 수백만 개의 광고를 접하게 된다고 한 어느 영국 작가의 말이 허언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정보의 비대칭’ 해소
만약 광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가정해 보자. 광고가 없다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상품들 중에서 진정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잘못하면 원하는 상품을 발견할 때까지 몇 번이고 원치도 않은 상품을 구매하고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럴 경우 금전적인 손해도 손해거니와 지불되는 기회비용 또한 막대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수 없다. 심한 경우 불량 제품을 사거나 적정가격보다 비싸게 값을 치르고 상품을 구매하는 ‘역선택’의 상황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가지고 있는 상품 정보의 양이 차이(비대칭)가 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생산자가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소비자는 효율적인 소비를 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소비자가 가진 정보가 제한적이다 보니 시장에 어떤 상품이 존재하고, 적정가격은 얼마이며, 어디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지 등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불량상품도 시장에서 거래되고, 역선택에 빠지는 소비자도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광고의 힘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발휘된다. 광고를 통하면 상품의 존재와 가격에 대해 알 수 있고, 직접 써보지 않고도 기능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광고가 상품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광고조차도 광고로서의 기능은 충분히 나타낼 수 있다. 상품의 질에 자신이 없는 생산자는 광고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억지로 돈(광고비)을 써가며 불량 상품을 홍보할 용감한 생산자도 없을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광고의 기능을 가리켜 ‘신호발송’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