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외환시장의 꽃 '외환 딜러'
직업과 경제의 만남

(15) 외환시장의 꽃 '외환 딜러'

생글생글2014.01.26읽기 8원문 보기
#외환 딜러#환율#외환시장#자유변동환율제도#고정환율제도#시세차익#은행 간 딜러#대고객 딜러

원시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배불리 먹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끝없는 욕망을 지닌 존재다. 배부르게 먹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된 후 점차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를 원했다. 곡물을 가진 사람은 고기를 원했고, 고기를 가진 사람은 곡물을 원했다. 이것이 바로 화폐가 출현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다. 서로가 가진 물건을 맞교환하는 물물교환 경제에서는 양쪽이 모두 만족하는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물건을 가진 상대를 찾기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상대를 찾았다 하더라도 상품에 대한 평가가 서로 달라 교환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매개체가 바로 ‘화폐’다.

물물교환 경제에서 화폐경제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회는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한다. 거래의 편리함이 생겨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모두가 먹는 문제에만 종사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었다. 화폐를 넉넉하게 가지고 있다면 누군가가 농사를 지어 내놓은 곡물이나 사냥을 한 사냥감을 구입하면 됐으므로 학문을 하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일에도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통화를 사고파는 직업 화폐를 매개로 한 경제활동의 무대를 국내로 한정하기에는 너무 좁았다.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거나, 생산이 가능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상품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해 준 것은 외국과의 교역이었다.

눈을 해외로 돌리면 더 다양한 상품을 보다 유리하게 사고팔 수 있어 생활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외국과의 교역은 국내에서의 경제활동과는 달리 조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물물교환 시대가 아닌 이상 해외 상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화폐가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반대로 수출대금으로 받은 외화를 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를 자국 화폐로 바꿔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라마다 돈의 가치가 달라 비율을 정해놓고 화폐를 서로 바꾸기 시작했고 이 비율을 ‘환율’이라고 한다. 경제학에서는 환율을 정의할 때 ‘한 통화를 다른 통화로 표시한 가격’이라고 바꿔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환율은 처음에는 일정한 수준으로 정해놓고 양국의 화폐를 교환하는 고정환율제도를 사용하다 현재는 대다수 국가들이 외환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환율이 변할 수 있는 자유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환율제도가 이렇게 바뀌면서 시세차익을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1초에도 몇 번씩 환율이 오르내려 외환을 낮은 가격에 구입해 비싸게 되파는 행위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시세차익을 노리고 통화를 사고파는 직업이 생겨났는데 이것이 바로 ‘외환 딜러’다. 1초 안에 10억원 이상 거래 외환 딜러는 외환시장 참가자 중의 하나로 크게 은행 간(inter-bank) 딜러와 대고객(corporate) 딜러로 구분된다.

이 중 외환시장의 꽃은 단연 은행 간 딜러들이다. 단기간의 시세차익을 노리고 외환시장 최전방에서 각국의 화폐와 파생상품을 사고파는 것이다. 즉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이들 역할이다. 딜러들의 매매전략은 이처럼 단순하지만 실제로 시세차익을 얻기란 쉽지 않다. 은행 간 딜러가 고려하는 기간이 하루나 이틀이 아니라 분 혹은 초 단위의 아주 짧은 시간이며, 거래하는 통화의 이자율, 통화정책, 경제성장률, 인플레이션, 실업률, 정치이슈, 지정학적 리스크 등 수많은 요인들이 환율에 영향을 미쳐 외환시장의 급변성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딜러는 이처럼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상황에서 이 모든 변수들을 고려해 순식간에 순간순간을 예측하며 거래해야 한다. 딜러들이 숨가쁜 시간을 보내면서도 여러 개의 모니터를 번갈아가며 뚫어져라 응시하는 이유다. 모니터에는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환율과 함께 국내 및 해외 딜러들과 교류할 수 있는 메신저, 해외 각국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뉴스속보, 주가의 변화 등이 나타난다. 이처럼 다양한 변수들의 영향으로 매순간 환율은 어디로 움직일지 모르지만 이유를 막론하고 딜러들에게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은행 간 외환거래 규모는 하루 평균 200억달러가량이며, 이 중 단순히 달러를 사고파는 현물환 거래는 약 90억달러, 즉 우리나라 돈으로 약 10조원에 달할 만큼 거래규모가 커 순간의 실수는 엄청난 손실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는 시장에 순응하는 올바른 판단은 짧은 시간에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순발력과 빠른 판단력 필수 한편 많은 수석(chief)딜러들이 외환딜러의 자질로 학력이나 지식수준이 아니라 승부욕과 순발력을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동이 매우 높고 거래규모가 큰 외환시장의 특성으로 인해 순간순간 변하는 환율에 대응해 빠른 판단을 하지 못하면 기회요인은 순식간에 위기로 바뀌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불과 1, 2원의 환율변화에 엄청난 금액의 이익과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모니터를 보고 거래버튼을 누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0.5초를 넘겨서는 곤란하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아무리 작아도 10억원이 넘는 통화를 사고파는 데 주어지는 시간이 1초가 채 안 되니 순발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은행에서 손실이 2개월 이상 계속되는 딜러가 있는 경우 가차없이 딜러 업무를 박탈한다.

어렵게 키운 딜러일지라도 빠른 판단력이 부족해졌다고 여기고 더 큰 손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딜링룸에서 내보내는 것이다. 이렇게 딜러 업무를 계속하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시점이 일반적으로 40대 초반이라고 하니 딜링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약 10년 남짓한 기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딜러는 막대한 손실과 이득의 갈림길에서 은행의 이득과 직결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딜링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은 전폭적인 권한과 함께 높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보통이다. 최근 들어 금융시장의 개방도가 높아지면서 외환딜러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 이들의 중요성은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입 활동이 주를 이루는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미국의 테이퍼링 발표 등과 같은 굵직한 사건들은 환율의 변동성을 확대해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가 외환변동에 적절하게 개입하고,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환딜러, 선물거래사 등 지식집약적 서비스 직종의 인력 양성을 추구하는 점도 직업으로서 외환딜러의 밝은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이유다.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kimdy@kdi.re.kr 용어풀이 ▨ 외환 딜러 단기매매(분 혹은 초 단위)를 통한 시세차익을 목표로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외환의 수요와 공급을 담당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외환딜러는 은행 간(inter-bank) 딜러와 대고객(corporate) 딜러로 구분되는데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외환딜러는 은행 간 딜러다. 대고객 딜러는 수출입 등 외환매매 수요가 있는 기업이나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없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거래를 수행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 화폐기능과 환율 화폐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교환의 매개체로 사용 가능하고,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가치저장의 기능을 갖고 있어야 화폐로서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한편 각 국에서 화폐로 인정받은 재화는 상호교역이 시작되면서 서로 교환되기 시작했는데 국가마다 그 가치가 달라 일정한 비율로 교환할 필요가 생겨났는데 이 비율을 환율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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