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된다"…기업가 정신이 타이틀리스트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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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된다"…기업가 정신이 타이틀리스트 품었다

서정환 기자2011.05.25읽기 6원문 보기
#M&A (인수·합병)#PEF (사모투자펀드)#기업가 정신#글로벌 경영#전략적 투자자 (SI)#아큐시네트 인수#미래에셋금융그룹#휠라코리아

미래에셋금융그룹과 휠라코리아가 지난 20일 세계 최대 골프용품업체인 아큐시네트 인수에 성공했다.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세계 최대 PEF(사모투자펀드)인 블랙스톤과 캘러웨이 컨소시엄,아디다스,나이키 등 6군데였다. 이름만 대면 아는 내로라하는 업체들이다. 세계적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미래에셋 PEF와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이 인수에 성공한 것은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과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들은 일찌감치 글로벌 경영에 눈을 떠 해외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왔다. PEF는 소수의 특정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기업을 인수,경영해 기업가치를 올린 후 되팔아 수익을 내는 펀드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국내 기업의 인수 · 합병(M&A)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큐시네트 인수에 뛰어든 건 지난 2월이었다. 유정헌 미래에셋 PEF 대표는 뉴욕 노무라증권에서 일하는 한 지인으로부터 "아큐시네트 인수전에 참여할 생각이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처음에는 세계 1위 업체라는 부담도 있었지만 '우리도 못할 이유는 없다'라는 자신감도 들었다. 그는 "'글로벌 넘버원'이라면 충분히 인수할 만하다"는 박 회장의 격려 속에 인수 준비에 돌입했다. 미래에셋 PEF는 곧바로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을 공동 자문사로 선정하고 자금조달 계획과 아큐시네트 운용방안 등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제대로 된 전략적 투자자(SI)를 찾는 것이었다. SI는 실제 경영을 맡을 주체를 말한다. 미래에셋 PEF는 휠라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이탈리아 본사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경영하는 등 휠라코리아의 글로벌 경영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 3월 말 미국 현지 실사에 나섰다. 그러나 아큐시네트 모회사인 포천브랜즈의 반응은 싸늘했다. "도대체 당신들이 뭔데 우리를 인수하겠다는 거냐"는 식이었다. 휠라는 타이틀리스트보다 한 수 아래 브랜드이며 미래에셋이란 이름은 들어보지도 못했다는 태도였다. 유 대표는 가방에서 '미래에셋' 로고가 선명한 프로골퍼 신지애 선수의 사진을 꺼냈다.

타이틀리스트도 신 선수에게 골프공을 후원했던 터라 포천브랜즈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윤 회장은 이후에도 두 차례 더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그동안 휠라 경영의 성과와 향후 아큐시네트 경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9일 1차 입찰에는 6개사가 참가했으나 닷새 뒤 최종 후보로 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아디다스그룹이 선정됐다.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아디다스그룹이 골프용품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를 가진 탓에 독과점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3분기 말까지 매각을 끝내려면 미래에셋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협상 막판 포천브랜즈의 가격 상향 요구에는 "더 이상은 안 된다.

그럼 우리도 드롭(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배수진으로 사인을 받아냈다. 결국 가격 상한선으로 염두에 뒀던 12억2500만달러에 인수에 성공했다. 박 회장과 윤 회장은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글로벌 경영의 성공을 일궈냈다. 박 회장은 금융업계의 신화로 통한다. 창업 10년도 안 돼 미래에셋을 업계 선두자리에 올리며 한국 금융사를 다시 썼다. 2003년 12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홍콩법인을 시작으로 인도 영국 미국 브라질 등 5곳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상하이와 베트남에는 사무소를 뒀다. 신흥시장에서는 영국 바클레이즈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금(33조원)을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처럼 외국에서 현지인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국내 금융사는 거의 없다. 박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사례연구 주제로 선정되기도 했다. 윤 회장은 한국외대 졸업 후 해운공사(현 한진해운)와 미국 유통업체 JC페니,화승 등을 거쳐 1984년 미니 종합상사격인 대운무역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국내에서 휠라 운동화를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다 1991년 이탈리아 휠라 본사와 함께 휠라코리아를 만들었다. 당시 윤 회장은 '연봉 18억원의 사나이'로 알려지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2005년 윤 회장은 휠라 본사가 보유한 휠라코리아 지분을 모두 사들이며 월급쟁이 사장에서 오너로 변신했다. 2년 뒤에는 거꾸로 휠라 본사를 인수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손영민 미래에셋 PEF 상무는 "윤 회장은 망가져가는 휠라 USA를 2년 만에 정상화하는 능력을 발휘했다"며 "경영 능력뿐만 아니라 서양의 문화 자체를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환 한국경제신문 기자 ceoseo@hankyung.com--------------------------------------------------------- '오뚝이 최경주' … 그린에서도 세계를 제패하다쓰러질 위기에도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는 한국인의 DNA는 골프업계뿐만 아니라 세계 골프대회 역사에서도 한 획을 그었다. '탱크' 최경주(41)는 남들이 한물갔다고 치부할 때 미국 PGA(프로골퍼연맹)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라고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보란듯이 우승을 일궈냈다.

최경주는 지난 16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TPC소그래스에서 열린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피말리는 연장전 끝에 미국의 데이비드 톰스를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08년 이후 2년여 만에 거둔 값진 우승이었으며,PGA투어 통산 8번째 우승이었다. 최경주는 그동안 '최초의 한국인 PGA 프로'라는 명성을 얻었으나 정상급 선수로 보기에는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게 사실이다. 2009년에는 '톱 10'에 한 번밖에 진입하지 못할 정도로 참담했다. 22개 대회 중 9차례나 커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은퇴할 때가 된 것 아니냐'는 비아냥이 곳곳에서 들렸다. 그는 욕심을 버렸다.

그러자 허리가 낫기 시작하면서 샷 감각이 돌아왔다. 올해는 11개 대회에 출전해 톱 10에 5차례 진입했다. 마스터스 직전 대회인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부터 4개 대회 연속 톱 10에 드는 성적을 거뒀다. 최경주는 이어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급 타이틀'을 획득하면서 자신의 투어 생애에 '화룡점정'을 했다.

서기열 한국경제신문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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