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화를 감상할 때 일반인들이 자주 범하는 오류가 있다.
그것은 해당 그림의 배경,색감,구도 등을 순전히 작가의 관점에서만 분석하여 미술품의 의미를 파악하려는 행동이다.
일견 이것이 뭐가 잘못이란 말인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과거에는 화가들은 오늘날처럼 예술가로 대접받지 못하였고,기능공이나 장인 수준의 대우만 받았던 시절이 많았다는 점을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의 화가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이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주문할 때,원하는 배경이나 주인공 인물의 숫자,옷차림,옷의 색깔 등까지 세세하게 어떻게 그려야 한다는 사실을 주문하곤 하였다.
그래야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당시에는 오늘날과는 달리 염료가 비싸곤 하였다.
소비자 요구따라 그림 그려
즉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필요한 물감이 고가인 것들도 많았다.
따라서 제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가난한 기능공이자 장인인 화가들이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주문한 사람이 부담해야 했다.
이러한 이유로 주문을 할 때 어떤 색깔을 얼마만큼 사용해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사실은 그림 자체 못지않게 중요한 결정 사항이었다.
주문에 의해서 그림을 그려야 했던 것은 수많은 무명의 작가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세계적인 거장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값비싼 염료 특히 해외에서 어렵게 구한 고급스런 색감을 갖고 있는 염료를 사용하거나 심지어 보석을 사용하여 그림을 그리도록 주문하였고 그것을 자신의 거실 등에 걸어둠으로써 방문자들에게 자신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
이러한 것을 경제학에서는 '과시적 소비'라 한다.
과시적 소비란 소비자가 특정 재화를 구입할 타인의 시선을 고려하여 소비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즉 필요에 의해서 소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와 명성 등을 자랑하기 위해 소비하는 행위를 말한다.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부와 명성을 과시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고급스런 염료만으로 자신의 부와 명성을 자랑할 리는 없다.
그들은 그림에 담아낼 풍경 속에서도 자신의 부를 과시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은 그림의 풍경에 자신이 소유한 땅과 농작물 등을 함께 그려 넣도록 강요하는 것이었다.
초상화 내지 풍경화를 보는 모든 사람에게 자신이 부유한 지주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리고 싶어했다.
게인즈버러의 초상화를 보면 이러한 사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게인즈버러 초상화는 게인즈버러가 자신의 친구인 엔드루 부부에게 그림을 그려준 것이다.
이 그림은 문외한이 보더라도 뭔가 작위적인 느낌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한적한 시골 마을임에도 두 주인공인 엔드루 부부는 한껏 치장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