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헤드셋만 쓰면 나도 세상도 원하는 대로…실감나는 메타버스, 가상이 일상 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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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 헤드셋만 쓰면 나도 세상도 원하는 대로…실감나는 메타버스, 가상이 일상 된 현실

나수지 기자2022.04.28읽기 5원문 보기
#메타버스#가상현실(VR)#증강현실(AR)#디지털 경제#가상 화폐#광고 시장#디지털 자산#IT 기술

(93) 레디 플레이어 원 (上)

한경DB 2045년, 지구는 식량 파동으로 황폐하게 변했고 경제 기반은 무너진 지 오래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주인공 웨이드는 2025년 태어난 자기 또래를 ‘사라진 세대’라고 부른다.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 가상현실(VR) 게임인 ‘오아시스’에 접속해 살아가기 때문이다. VR 헤드셋을 쓴 채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순간 누구든 바라던 모습으로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 웨이드는 오아시스를 이렇게 표현한다. “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자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뤄지는 곳.”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

사건은 오아시스 개발자인 할리데이가 남긴 유언에서 시작된다. 유언 내용은 오아시스 안에 숨겨진 임무 세 가지를 마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 운영권과 5000억달러가 넘는 회사 지분을 주겠다는 것. 경제 기반이 무너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오아시스 속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연출한 ‘레디 플레이어 원’은 증강현실(AR)과 VR이 일상이 된 미래를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해 주목받았다.영화 속 오아시스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산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념인 ‘메타버스’의 일종이다.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쳐 만든 단어다.웨이드는 오아시스 첫 번째 임무인 레이싱에서 승리해 받은 상금으로 오아시스 속 시간을 1분 전으로 돌릴 수 있는 타임머신 아이템과 전신에 촉각을 느낄 수 있는 장치인 VR 슈트를 산다. VR 슈트는 오아시스에 접속하기 전 착용하는 실제 상품이다. 다음날 집으로 배달받은 VR 슈트를 입고 웨이드는 다시 오아시스의 세계로 접속한다. 메타버스인 오아시스는 이렇듯 매 순간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서로의 경계를 흐린다. 현실을 빼닮은 경제 시스템수년째 아무도 통과하지 못한 첫 번째 임무를 마친 웨이드는 단숨에 오아시스 내 스타로 떠오른다. 오아시스 운영자에 한 발짝 다가선 웨이드에게 위험이 닥치는 것도 이때부터다. 영화 속 글로벌 2위 게임 기업인 IOI는 오아시스 운영권을 가지기 위해 수만 명을 고용한 상태다. IOI는 웨이드를 경쟁에서 밀어내기 위해 웨이드의 집을 폭파하고 웨이드를 찾아내기 위해 추격전을 벌이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IOI가 오아시스 운영권에 집착하는 이유는 오아시스 내에서 이뤄지는 경제활동 규모가 현실 이상으로 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오아시스 내 화폐인 코인을 벌기 위해 일하거나 게임 내 임무를 수행한다. 기업은 현실에서 광고하기보다 메타버스인 오아시스 안에서 광고를 집행하려고 한다. 사람들이 시간을 가장 많이 보내는 공간이 오아시스이기 때문이다. IOI 사장인 소렌토는 “오아시스는 세계에서 제일 중요한 경제 체제”라며 “오아시스를 장악해 게임 내 광고를 늘리고, 고가 아이템을 판매하겠다”고 선언한다. 메타버스의 두 번째 특징인 ‘완벽한 자체 경제 시스템 구축’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정보기술(IT)로 구현하는 메타버스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처음 나온 건 1992년 출간된 공상과학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다. 30여 년 전 등장했던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최근 들어서야 주목받는 건 메타버스를 실현할 수 있을 만큼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이다.메타버스의 또 다른 특징은 가상과 현실의 물리적 이질감이 적다는 점이다. 오아시스에 입장하려면 먼저 VR 헤드셋을 착용해야 한다. 현실과 똑같은 시야각을 제공하는 헤드셋이다. 발아래에는 러닝머신처럼 생긴 발판이 있다.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전환도 가능하다. 게임 속에서 걷고 뛰려면 현실에서도 똑같이 해야 한다. 웨이드가 구입한 VR 슈트는 전신을 감싸는 타이츠처럼 생겼다. 이걸 입으면 게임 속 촉각을 전신으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이 메타버스를 또 다른 현실로 여기는 이유다.

나수지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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