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사용은 죄악인가
시장경제 길라잡이 <48>

일회용품 사용은 죄악인가

생글생글2018.06.13읽기 5원문 보기
#일회용컵 보증금 환불제도#규제#환경주의#기회비용#시간의 가치#자원배분#정부 정책 실패#소비자 선택의 자유

"일회용컵 환불제도는 뜻이 좋았으나 실패했죠

식기를 씻어 쓰는 데 자원·시간 더 들 수 있어요"

환경주의자들은 일회용품을 무척 싫어한다. 일회용품이야말로 인간의 게으름이 환경을 파괴하는 상징과도 같다는 것이다. 환경주의자들이 자신들만 일회용품 쓰길 거부한다면야 딱히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그런데 환경주의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일회용품을 쓰지 못하도록 제도를 마련하라고 요구한다.정부와 환경주의자들의 강권그런 요구가 받아들여져 2000년대 초반 정부는 일회용컵 보증금 환불 제도를 도입했다. 상거래가 진행되는 중 컵이나 비닐봉투, 쇼핑백 등에 보증금을 수수하는 단계를 더해 일회용품의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요컨대 일회용품을 쓰기 불편하게 만들면 아무래도 덜 쓸 것이라는 발상이다.하지만 일회용컵 보증금 규제는 성공하지 못했다. 정부가 강권하니 일선 사업자들이야 어쩔 수 없이 참여해 참여율 자체는 높았지만 정작 일회용컵 사용량은 전혀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사업자 입장에선 매상을 올려준 고마운 고객들에게 괜한 불편만 주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컵 보증금은 사실상 버리는 돈이 되고 말았다.뭔가 개혁을 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땐 그게 인간의 삶을 이전보다 더 편리하고 가치 있게 만들어야 지속이 가능하다. 일회용컵 보증금 규제는 인간의 생활을 되레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식으로 뭔가 뜻을 이뤄 보겠다는 발상 자체가 애초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결국 2008년 정부는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원성이 자자했던 일회용컵 보증금 제도를 폐지했다.일회용품 대신 식기를 씻어 쓰면 환경 보호될까일회용품 사용이 환경에 나쁘다는 인식은 놀랍게도 매우 과장됐다.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일회용 식기가 아닌 일반 식기를 쓰면 환경이 더 보호될까? 현실은 꼭 그렇지도 않다. 일반 식기를 쓰며 위생을 유지하려면 매번 식기를 깨끗이 씻어 사용해야 한다. 당연히 세척에 들어가는 물과 세제, 전기 에너지는 자원을 소모하고 환경을 오염시킨다. 그게 일회용품을 쓰고 소각할 때 야기되는 오염보다 환경에 더 낫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반면 일회용 식기는 위생 면에서 일반 식기보다 확실한 우위에 있다. 일반 식기를 세척해 쓸 땐 확신하기 어려운 식품 위생이 일회용 식기를 쓸 땐 확실하게 보장된다. 철저한 위생이 요구되는 의료 분야 물품 상당수가 일회용품인 게 다 이런 이유에서다. 예컨대 수술 용품은 대부분이 쓰고 나서 바로 폐기되는 일회용품이다. 수술 장갑, 반창고, 붕대, 주사기 등이 모두 그렇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일회용품의 대부분은 식품이나 의료 등 위생상 필요가 있어 사용하는 것이지 일부 환경주의자들의 주장처럼 인간이 게을러서가 결코 아니다.인간의 게으름이 환경을 망친다는 주장은 인간이 가진 시간의 가치를 그만큼 낮게 보는 데서 출발한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들에게 시간만큼 귀중한 자원도 없다. 그리고 제한된 시간을 더 가치 있는 데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할당된 자원의 낭비를 막는 일이다. 사람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설거지보다 얼마든지 더 가치 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한창 기말시험 준비에 바쁜 학생을 생각해 보자. 이 학생에겐 커피를 마시고 매번 컵을 씻는 것보단 종이컵을 쓰고 설거지할 시간을 아껴 공부에 투자하는 게 더 바람직한 일이다. 월말 보고서를 쓰느라고 정신없는 직장인의 상황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환경을 신성시하면 안 돼

최승노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대부분 현대인에겐 일회용품을 쓰면서 절약한 시간을 자신의 과업에 투자하는 게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사용하는 길이다. 환경주의자들은 자연과 환경의 가치를 지나치게 신성시한 나머지 인간에게 주어진 한정된 시간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일회용품과 일반용품을 놓고 개별 경제주체가 스스로 판단해서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빼앗는다.백 번 양보해서 일반 용품이 환경 보호에 더 우월하다고 해도 그게 일회용품을 쓰지 말라는 반증은 되지 못한다. 인간의 활동은 그게 뭐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환경을 오염시킨다.환경을 신성시하는 사고는 자칫 인간이 하는 모든 활동을 부정하는 환경 근본주의적 발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간의 능력으로 오염이 관리되는 범위 안에만 있다면 그게 일회용품 사용이든 다른 무엇이든 허용하는 게 옳다.◆ 기억해주세요일회용 식기가 아닌 일반 식기를 쓰면 환경이 더 보호될까? 현실은 꼭 그렇지도 않다. 일반 식기를 쓰며 위생을 유지하려면 매번 식기를 깨끗이 씻어 사용해야 한다. 당연히 세척에 들어가는 물과 세제, 전기 에너지는 자원을 소모하고 환경을 오염시킨다.최승노 <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 >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단 15분밖에 없다면 뭘 할까요?
고두현의 아침 시편

단 15분밖에 없다면 뭘 할까요?

영국 시인 하우스먼의 시를 통해 인생의 유한성을 성찰하며, 남은 시간이 15분인 젊은이의 이야기로 현대인의 삶을 조명한다. 기사는 미래의 성공을 위해 현재를 소홀히 하다가 인생의 의미를 깨달을 때쯤이면 이미 시간이 부족함을 깨닫게 된다는 교훈을 전한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우리의 인생이며, 시간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현재를 의미 있게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2025.02.13

(6) 남군과 박C, 탈출을 꿈꾸다
남군과 박C의 생각여행

(6) 남군과 박C, 탈출을 꿈꾸다

무인도에 갇힌 남군과 박C가 거센 바람을 타고 탈출하기 위해 저녁을 준비하는 상황을 배경으로, 두 개의 화로를 활용하여 밥짓기와 채소볶기의 작업 순서를 최적화했을 때 최소 소요 시간을 구하는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밥을 짓는 데 18분(씻기 3분+짓기 10분+뜸 5분), 채소를 볶는 데 15분(4+5+6분), 담기에 4분(3+0.5분)이 필요하며, 두 화로를 동시에 활용하면 전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2006.09.19

시장실패 막으려면 직접 개입보단 인센티브를
경제학 원론 산책

시장실패 막으려면 직접 개입보단 인센티브를

정부는 시장실패 해결을 위해 직접 공급, 규제, 인센티브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하지만, 규제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최근에는 민간에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시장 기구에 의존하면서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 개입의 성공 여부는 정책 자체보다 정책집행 능력과 투명성 같은 정부 역량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2023.07.06

① 전쟁터에서 부상자 쏟아지면 누구부터 치료하지
경제교과서 친구만들기

① 전쟁터에서 부상자 쏟아지면 누구부터 치료하지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부상 정도에 따라 색깔로 분류하는 '트리아제 태그'는 한정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을 보여주며, 이는 무한한 욕망과 한정된 자원이라는 경제의 기본 문제와 동일한 원리이다. 경제에서도 부족한 자원을 어떻게 선택하고 배분하느냐가 개인과 사회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이다.

2009.02.25

(31) 수리 논술, 겁먹을 필요없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31) 수리 논술, 겁먹을 필요없다

경희대 수리논술 문제를 통해 연립부등식으로 표현된 생산 가능 영역에서 사회적 효용함수를 최대화하는 최적점을 찾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으며, 기울기를 이용한 확인방법으로 (20, 24)에서 최대효용 448을 달성함을 보여준다. 기사는 수리논술이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본적인 계산 능력으로 충분하며, 공리주의와 정의론 같은 철학적 개념과 결합된 형태로 출제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2010.09.27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