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유로에서 시작합니다. 130만유로 나왔습니다. 뒤편에서 150만유로 제시했습니다.… 270만, 더 없습니까? 팔렸습니다!”
버질 올드만(제프리 러시 분)은 70대 노인으로 나름대로 품위 있는 삶을 추구하는 예술품 감정사다. 바티칸 박물관장에게 작품 검증을 의뢰받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예술품 경매를 주관한다. 하지만 그에겐 남모를 아픔이 있다. 어렸을 적 부모에게 버림받고 수녀원에서 자라 여성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된 것.
주변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하며 독신으로 살아가는 그의 유일한 낙은 유명 화가들이 그린 여성 초상화를 수집해 틈날 때마다 들여다보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체불명의 젊은 여인 클레어 이벳슨(실비아 획스 분)으로부터 집안의 모든 물품을 감정해달라는 의뢰를 받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올드만은 광장공포증 때문에 집 밖으로 나오기를 두려워하는 이벳슨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며 결국 사랑에 빠진다.
1000만원짜리가 1000억원으로
‘시네마 천국’을 만든 이탈리아의 영화감독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작품으로 더욱 화제가 된 이 영화는 지난해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 영화의 묘미 중 하나는 올드만이 긴박하게 미술품 경매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그는 작가, 그림이 그려진 연도, 피사체 등을 설명한 뒤 바로 입찰 가격을 정한다. 어떤 제품은 100만유로, 다른 제품은 2만파운드에서 시작한다. 모두 몇천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예술품이다. 올드만이 진행하는 경매에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만든 굴절접이식 망원경은 입찰가 100만유로(약 15억원)에서 시작해 270만유로(약 40억원)에 팔렸다.
예술품의 가격은 늘 이렇게 비쌌을까. 아니다. 르네상스 시대 그림값은 대개 재료비와 인건비의 합으로 결정됐다. 이 때문에 1504년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그림값 때문에 법정에서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동굴 속의 성모’라는 작품을 두고 다빈치는 베네치아 금화 100두카토를 원했지만
림 구매자 측은 25두카토 정도만 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논쟁 끝에 그림값은 50두카토로 결정됐다. 순금인 두카토 금화 하나의 무게는 약 4g이었다. 50두카토는 현재 시세로 1000만원쯤일 것이다.
이 그림이 지금 미술 시장에 나온다면 얼마에 팔릴까. 세계에서 손꼽히는 명화를 모아놓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명작 중 명작’으로 꼽히는 이 그림의 가치는 1000억원이 훌쩍 넘을 것이다.
예술품은 가장 비탄력적인 제품
이처럼 예술품의 가치가 수백, 수천억원을 호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뛰어난 예술품엔 공급 탄력성이 없기 때문이다. 공급 탄력성이란 가격이 변할 때 공급량이 얼마나 변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어떤 재화의 공급량이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그 재화의 공급은 탄력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걸작은 희귀할 수밖에 없다. 공급 탄력성이 제로에 가깝다. 가격이 아무리 많이 올랐다 하더라도 공급량을 더 이상 늘릴 수 없는 예술품의 공급곡선은 거의 완벽하게 비탄력적이다. <그래프>처럼 공급곡선이 수직으로 서 있는 상황에서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은 P1→P2→P3로 수직 상승한다.
경매시장 열기는 소득 탄력성에 좌우
소득 탄력성 또한 미술품의 가치를 매기는 데 있어 중요한 방법이다. 소득 탄력성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