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글 247호 2010년도 이화여자대학교 수시 기출문제 문제해설과 예시답안
근대적 자본주의의 구조 속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버지의 직업을 물려받지 못한 채, 새로운 직업을 찾아 헤매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농업공동체가 무너진 사회는 결국 새로운 정체성과 직업을 찾아 떠도는 수많은 예비 노동자들로 넘쳐나게 됩니다.
여기에 정보화라는 새로운 사회의 움직임에 따라 단순 육체노동의 가치는 점점 쇠락하게 되고, 지식이 그 자리를 대신하여 권력이 되는 새로운 사회 구조가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예전과 달리 남성 노동자가 여성보다 더 나은 조건을 가졌다고 보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육체노동을 기반으로 했던 과거 사회에서 철저하게 남성 중심의 가부장 질서가 형성되고 존속될 수 있었다면, 이제는 동등한 경쟁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남성과 여성의 가치가 동일하게 부여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생산활동에 매진하는 아버지와, 재생산(출산-육아)에 몰두하는 어머니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가족상은 서서히 붕괴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문제는 이런 배경지식을 가지고 과연 여성의 노동이란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 갈등의 양상은 정확히 파악한 반면, 아직 그 생각의 표현에 있어서는 미숙한 부분을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가령 문장 간, 문단 간 연결에 있어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나열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죠. 보내드린 초급교재에도 나와 있지만, 일정한 분량을 제시하는 논술문에서 허투루 사용되는 문장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0자라는 분량의 압박 때문인지 그저 없는 내용, 있는 내용을 끌어다 쓴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분량에 자신이 없거나, 혹은 분량 자체가 800자 이상 되는 문제일 경우, 제시문만 가지고 문제를 풀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서론을 붙일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제시문을 순서대로 붙인다는 생각보다는,문제조건에 대한 해답을 논리적으로 나열하고 제시문을 여기에 엮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다음의 예시답안은 그런 방식으로 쓰인 것입니다.
노동은 단순히 개인의 경제적 수단으로서만이 아니라 자아를 실현하게 해주는 작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제시문 (가)에서 보이듯, 노동은 물질적 안정과 정신적 안정을 동시에 보장함으로써 사람들이 자신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이러한 노동의 특성으로 인해 현대 사회에서는 기혼여성, 퇴직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직업을 구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인식과 달리 과거에는 오직 남성만이 노동을 담당한다는 제시문 (나)와 같은 관점이 만연해있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남성이 가정 밖에서 물질적 재화를 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것과는 달리 여성은 가정을 돌보는 역할만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이 직업을 가지면 고상함을 잃는다는 생각까지 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