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이어 사회적 정의로서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관한 문제를 다뤄보겠습니다. 효과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문제를 읽고 답을 스스로 구상해본 후 답안과 대조해보시기 바랍니다.
[문제]<제시문 1>~ <제시문 5>는 정의(正義)와 관련된 견해를 담고 있다. 이 제시문들을 서로 다른 두 입장으로 분류한 후, 각각의 핵심 논지를 서술하시오.
<제시문 1> 정의 관념의 핵심을 이루는 형평성(equity)은 통상 합당한 자신의 몫을 갖는 것 또는 모든 사람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준다는 ‘응보(應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적절한 응보란 관련된 구성원에게 어떤 행위와 상황에 상응하는 보상이나 처벌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자본주의에서 적절한 보상은 재능과 결단력, 개인적 투자, 리스크 부담, 고된 노동, 그리고 실적과 관계된다. 한편 사람들이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하거나 타인의 노력에 무임승차할 때, 또는 사기에 가담하거나 어떤 방식으로든 사전에 계약한 협약에 따라 살아가지 못할 때, 그들은 사실상 타인을 착취하는 것이며 타인에게 해악을 끼치는 것이다. 자본주의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일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에게 동등한 보상을 하는 것이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제시문 2>효율성의 가치는 윤리체계의 한 구성요소이지만 반드시 유일하다거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법을 집행하는 법원은 효율성 이외의 다른 사회적 가치를 효과적으로 증대시킬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다. 법의 해석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정의(正義)는 효율성 개념에 기반을 둔 것이며, 이는 법을 지배하는 가치임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현실에서 불의라고 생각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그것은 재판도 없이 유죄로 간주하거나, 정당한 보상도 없이 사유재산을 수용당하는 경우, 또는 부주의한 운전자가 손해를 끼친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경우 등이다. 법이 이러한 행위를 부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사회적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자원이 희소한 세계에서 자원의 낭비는 부도덕한 것으로 여겨져야 하기 때문이다.
<제시문 3>평등한 기회란 가능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계획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으로부터 동등하게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각자 자유를 행사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데 방해가 되거나 이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한다. 이 같은 기회의 균등에 위배되는 사례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고용주나 지주가 사람을 인종, 성, 나이에 따라 차별한다면 그것은 명백히 기회균등을 위반하는 행위다. 또한 어떤 아이들은 시설도 좋고 실력 있는 교사들이 가르치는 학교에 다니고 어떤 아이들은 이와 비교도 안 되는 학교에 다닌다면 기회가 불균등한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차가 없어서 집 근처 구멍가게에서 물건값을 비싸게 지불해야 한다거나, 융자받을 때 자신의 차종, 성 혹은 거주 지역 때문에 비싼 이자를 내야 한다면 이때 기회는 균등하지 않다.
<제시문 4> 사람들은 자신들이 시민으로서 행복에 대한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있으며, 따라서 국가로부터 마땅히 동등한 관심과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은 종종 형식적인 정치적 권리의 평등을 실현하는 차원을 넘어 삶의 조건 문제까지 포괄한다. 예를 들어, 시민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본적 재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성립될 수 있다. 기본적 재화를 소유한다는 것은 모두가 자신의 권리행사에 필수적인 만큼 교육을 받고 빈곤에 의해 결정적으로 방해받지 않을 정도의 생활을 누린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문제 제기는 결국 한 사회 내에서 자원의 배분을 둘러싼 논의로 이어진다. 사회적·경제적 불이익을 바로잡고 모든 이에게 성공할 기회를 공평하게 나눠주는 정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제시문 5> 대부분의 사고는 과실(negligence)이라고 하는 법의 항목에 해당한다. 사고의 발생 확률과 예방에 드는 비용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활용해 1947년 러니드 핸드(Learned Hand) 판사는 명철한 분석을 법률에 적용했다. 핸드 판사의 과실 구분 방법은 다음과 같다. 상해를 입을 확률을 P, 상해로 인한 총피해액을 L, 예방에 드는 비용을 C라고 할 때 총피해액의 기댓값이 예방에 드는 비용을 초과할 경우, 즉 P × L > C일 경우에만 과실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공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계편익이 한계비용을 초과하는 한도 내에서만 안전설비에 투자하도록 법원이 유도함을 의미한다. 사람은 원한다면 대부분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사람은 약간의 위험부담을 감수한다. 그 위험부담이 어떤 때에는 지나치게 높고 어떤 때에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낮은지를 결정함에 있어서 핸드의 공식은 참으로 유용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