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기업, 공짜 서비스 대가로 내 데이터 얻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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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기업, 공짜 서비스 대가로 내 데이터 얻어가죠

생글생글2022.02.24읽기 5원문 보기
#플랫폼기업#데이터#시장지배력#무료 서비스#행동편향#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물물교환#광고수입

(42)디지털경제와 무료 서비스

데이터가 특정 기업의 시장지배력 강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무료서비스에 대한 경제적, 사회적 의미 다시 생각해봐야.

돈을 버는 것은 당연히 나쁘지 않다. 기업 설립의 기본적인 목적이며, 자본주의 시스템이 유지되는 동력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문제는 돈을 버는 방법이다. 일부 기업은 고객이 항상 이성적일 수 없다는 점을 이용해 돈을 번다. 증명되지 않은 유사과학을 그럴듯하게 소개한 책을 판다거나, 가짜 약을 판매하는 행위는 시장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속임수다.

게티이미지뱅크하지만 한 번만 주의 깊게 살펴보면 알아차릴 수 있는 가짜 약 판매 전략과는 달리 오늘날의 정보통신기술력은 기업들의 부정행위가 눈에 띄지 않도록 도와준다. 기업들은 사람의 행동 데이터를 폭넓게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행동편향을 찾아낸다. 최근 찾아낸 소비자 행동편향은 한번 가입하면 좀처럼 서비스를 해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많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제공 기업은 이러한 편향을 효과적으로 활용한다. 장기적인 거래유도를 위해 매력적인 제안으로 소비자를 가입시킨 이후 점차 가격을 올린다. 다른 방법으로도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어쨌든 취소하는 것이 맞지만, 소비자는 언제나 합리적으로만 행동하지 않는다. 공짜라는 착각을 주는 서비스기업들이 고객의 행동편향을 활용해 시장 지배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확보가 필수다. 이를 위해 많은 상품을 ‘무료’로 제공한다. 분명 스마트폰에 구글 맵을 설치했을 때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누리게 된다. 특히 지역이 낯선 해외라면 더더욱 그렇다. 구글 맵은 실시간 위치기반 정보를 바탕으로 낯선 장소에서도 가고 싶은 장소로 길을 안내해줄 뿐만 아니라 검색창에 주소만 입력하면 해외에 거주하는 가족의 집 문 앞까지 살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게다가 무료다. 하지만 무료로 제공된다는 표현은 정확히 착각이다. 모든 교환은 서로의 가치를 높여줄 때 이뤄진다. 소비자는 5000원과 빵을 바꿀 용의가 있고, 제빵사는 빵을 가지고 있기보다 돈을 원한다. 스마트폰 앱은 내가 좋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그 대가로 나는 나의 사용기록을 제공함과 동시에 광고를 보는 수고를 제공한다. 이렇게 제공된 나의 사용기록은 다른 사용자들의 경험 향상에 이용될 수 있다. 구글 맵의 위치기록은 실시간 차량 정체 구간 업데이트에 활용돼 운전자들의 경로 변경을 안내하는 데 활용되는 식이다. 일종의 물물교환인 셈이다. 최신형 태블릿과 노트북을 맞바꾸는 거래가 합리적으로 받아지려면 최신형 태블릿에 더해 얼마의 돈을 더 지급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최신형 노트북을 가진 사람은 밑지고 파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앱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이를 통해 이용자가 제공하는 데이터 간의 관계도 이와 같다. 즉, 공짜로 제공되지만 스마트폰 앱이 제공하는 서비스보다 이용자가 제공하는 데이터 가치가 더 높다면 이는 이용자가 밑지고 팔고 있는 것이다. 교환이라는 본질에 비춰봤을 때 공짜가 아닌 돈을 받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맞다. 공짜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구글 맵이 사용자 데이터를 이용해 얻는 광고수입은 구글 맵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용을 훨씬 넘어선다. 따라서 태블릿 교환과정에서 그랬듯 초과가치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용자가 이를 가격으로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다시 말해 밑지고 팔고 있음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이러한 소비자 편향을 활용해 시장지배력을 획득하고, 경쟁시장에서의 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부과할 수 있게 된다. 즉, 이용에 대가를 지불해야 할 서비스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이윤의 역설》의 저자인 얀 이크하우트 교수는 이러한 편향이 중독을 유발하는 문제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디지털시대 중독의 궁극적인 물질은 정보라는 것이다.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모두 공짜 서비스를 제공해 얻은 정보를 통해 그들의 앱에서 최대한 오랜 시간 머물도록 만든다. 이는 광고수입 극대화의 원천이 된다. 사실 이러한 모습은 과거의 기업 행태와 다르지 않다. 코카콜라에는 중독을 유발하는 카페인과 설탕이 포함되어 있고, 스타벅스커피의 카페인 함량은 다른 브랜드보다 높다. 이러한 중독은 소비자 건강에 피해를 준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의존도를 높여 해당 기업들의 시장지배력 강화를 야기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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