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수레바퀴를 들어 담장 너머로 내던졌다.
그 순간 뇌리를 스쳐가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이제 기계공 견습생이 되어버렸다.
소년은 그의 얼굴을 그 후로 두어 번밖에 보지 못했다.
한스는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갑자기 어린아이처럼 큰 소리로 울고 싶었다.
차고에서 손도끼를 들고 나왔다.
소년은 젖먹던 힘까지 끌어내 토끼집을 산산조각 냈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중)
책을 읽으면 헤세의 분신인 한스를 만나게 되고 카뮈의 분신인 뫼르소도 만난다.
이방인이었던 뫼르소가 지금 살았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물론 적과 흑의 주인공인 줄리앙이 되어 보기도 하고 죄와 벌의 소냐로 변신하기도 한다.
책읽기는 대화이자 소통이다.
2000년 전에 돌아간 분이지만 우리는 책 속에서 소크라테스도 만날 수 있다.
자기 자신과 대화하고 역사를 빛낸 스승들과 대화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글의 의미만을 읽는작업이 아니다.
글이 나에게 의미하는 무엇을 읽어내는 작업이다.
무엇이 옳고 바람직한 일인지에 대한 신념과 가치관을 찾아내게 한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게 된다.
정체성을 발견하면 자연스레 글이 써진다.
글을 읽고 글을 쓸 때 인간은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낀다.
그래서 옛 선현들은 '지식인들은 모름지기 다섯수레 분량의 책을 읽어야 한다'(男兒須讀五車書)고 말해왔다.
국내 학생의 평균 독서량은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훨씬 뒤떨어진다.
한국의 경우 초등학생이 월 4.2권의 책을 읽지만 중학생은 0.9권, 고등학생 0.7권으로 갈수록 떨어진다.
이에 비해 일본의 경우 중학생이 월 1.8권, 고등학생이 1.2권의 책을 읽는다.
독서 습관도 엉망이다.
주로 시험용이나 재미로 보는 책들을 읽는다.
학습할 때 필요한 부분만을 얻고 과감하게 버린다.
재미를 얻고 나면 다시 돌아볼 필요가 없는 책들에 관심을 갖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