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복제는 이제 세계적으로 널리 이뤄지고 있는 현상이 됐다.
첫 복제동물인 양 '돌리'가 세상에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동물 복제에 대한 논란은 많이 수그러들었다.
최근 황우석 서울대 교수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구'로 불리는 개(스너피)를 복제했는데도 윤리 논란은 그다지 소란스럽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황 교수의 연구 업적에 조금이라도 손상을 입힐 것을 우려해서인지 '생명과학의 윤리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이제는 동물복제기술 그 자체 보다는 오히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복제 문제가 윤리적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생명체를 복제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가치판단도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과학기술과 윤리 문제는 떼어낼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극한까지 내달리려는 과학기술과 결코 넘어서는 안될 금기선을 제시하려는 윤리 사이의 원초적인 충돌 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철학가인 플라톤의 '대화편'에는 그리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가 나온다.
프로메테우스는 신으로부터 아무런 능력도 받지 못한 인간을 위해 하늘에서 기술과 불을 훔쳐 나눠준다.
그러나 인간은 문명의 도구인 기술만으로는 공동체를 꾸려갈 수 없었다.
기술을 조화롭게 통제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없어 분쟁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우스 신은 헤르메스를 보내 인간에게 정의와 존경심이라는 두 가지 덕을 선물했다.
이를 모든 인간에게 골고루 나눠줌으로써 인간이 공동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과학기술의 기원과 과학기술을 조화롭게 사용하는 데 필요한 인간의 양심과 도덕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 이야기는 태고적 신화이지만 첨단 과학기술 시대인 오늘날에도 그 의미는 유효하다.
과학기술이 진보를 거듭할수록 사회적인 윤리 관념과의 충돌이 더 빈번해지기 때문이다.
◆과학과 윤리의 역사
태고 이래로 과학은 '불변의 원리'를 규명하는 순수한 학문이었다.
17세기 과학혁명으로 열린 순수과학의 시대도 마찬가지였다.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만유인력의 법칙을 내놓은 뉴튼 등이 자연과학의 새 장을 연 게 바로 이때다.
이 당시만 해도 과학은 인간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가 하는 문제와는 전혀 별개로 여겨졌다.
그래서 과학은 인간의 가치 판단과는 상관없다는 의미에서 '가치 중립적'이라 불렸다.
그러나 19세기 이후 과학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사회적 영향에 대한 논란들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과학기술은 편리한 기차를 만들었지만 동시에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총도 만들었다.
과학기술이 인간 사회에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