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본(Social capital)의 핵심요소는 신뢰(Trust)다 다음 두 장면의 공통점을 찾아보자.
선한 사마리아인이 길을 가다 강도의 습격을 받아 쓰러져 있는 사람을 발견한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사이인 데다 한 술 더 떠 평소에 사마리아인을 무시해온 괘씸한 족속 중 하나다.
하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은 자신이 굳이 도와주어야 할 의무도 없는 그 타인을 구조한다.
성경의 유명한 대목이다.
시간을 훌쩍 건너 뛰어 이제는 20세기 할리우드에 당도한다.
대부(godfather)가 의뢰인과 엄숙하게 대화를 나눈다.
"당신 부탁을 들어주겠소.
훗날 내가 당신 도움을 필요로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소.
만약 내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에는 오늘을 기억하시오."
이 두 장면의 공통점을 사회과학의 시선에서 추출하자면 '사회적 자본' 내지 '신뢰'로 정리할 수 있다.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은 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 그 자체의 경쟁력이다.
사회적 자본에 관해서는 여러 측면에서 분석할 수 있겠지만, 특히 사회 구성원의 신뢰(trust)가 핵심 요소다.
앞서의 선한 사마리아인과 대부는 자신들의 '믿음직스러운' 행위를 통해 사회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사회적 자본을 증대시켰다.
상호 호혜적인 사회 형성에 기여한 것이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도움을 받은 사람은 이제 남을 도움으로써 자신이 어려운 경우에 처하거나 긴급한 상황에 처할 때 자신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며, 대부의 신뢰관계는 대부가 이 세상을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버팀목을 만들었다.
쉬운 비유를 들자면 서로 비 오는 날에 대비해 우산을 챙긴 셈이다.
이러한 사회의 신뢰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친 흥미로운 책이 있다.
'트러스트;Trust'라는 제목의 책인데 특이하게도 이 책은 서문에서 경제학에 관한 책이라고 주제를 밝히고 있다.
통상 경제학 서적이라고 하면 수요와 공급 곡선부터 시작해서 여러 도표가 떠오르는 것이 통념이나,'트러스트'는 문화의 중요성이 경제적 번영에 미치는 영향력을 여러 사례를 통해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즉 사회가 서로를 신뢰하는 문화의 고신뢰 사회이면 경제적으로 번영하고, 사회가 서로를 불신하는 저신뢰 사회이면 경제적 번영이 힘들다는 것을 철저한 예증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Francis Fukuyama)는 현 시대에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사상가로 꼽힌다.
1952년 시카고에서 이민 일본인 3세로 출생한 후쿠야마는 대학에서 고전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고, 미 국무부 정책실 차장,워싱턴 '랜드 연구소'선임 연구위원 등을 거쳐 대학 강단에 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