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위안화 직거래 시장 합의…'위안화 허브'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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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위안화 직거래 시장 합의…'위안화 허브' 발판 마련

생글생글2014.07.10읽기 8원문 보기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RQFII(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위안화 국제화#환위험#재정환율#위안화 청산결제은행#한·중 정상회담#외환위기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자국 증권시장에 외국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인 ‘RQFII(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를 한국에 800억위안 규모로 부여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3일 청와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협의문에 서명했다. - 7월4일 한국경제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4일 주석직에 오른 이후 처음 한국을 찾았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북한보다 앞서 대한민국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동북아 정세가 격랑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국내외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여러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경제 분야에선 특히 한국에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겠다는 게 눈길을 끌었다.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란 무엇이고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위안화 직거래란?위안화 직거래 시장은 한국의 외환시장에서 자유롭게 위안화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란 뜻이다. 원화로 위안화를 살 수 있고, 위안화로 원화를 살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를 마음대로 사거나 팔 수 있다는 얘기다.그렇다면 현재 위안화는 한국 시장에서 사거나 팔 수 없는 것일까? 물론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원화로 위안화를 사거나, 위안화로 원화를 살 수는 없다. 외국 돈(주로 미 달러)을 주고 위안화를 사거나, 위안화를 팔고 외국 돈을 받을 수만 있는 것이다. 중국 외환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내에서 위안화로 한국 원화를 사거나, 원화로 위안화를 살 수 없다. 한·중 두 나라 정부가 위안화와 원화를 바로 거래하는 걸 허용하지 않아 거래 시장과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안화와 원화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되는 직거래 시장의 개설은 양국의 경제협력 수준이 한층 업그레이드됨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국 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먼저 개설하고, 중국 내 직거래 시장 개설은 향후 원화의 국제화 여건 조성 등에 맞춰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약속했다.직거래 시장 개설은 여러 측면에서 큰 영향력을 끼칠 전망이다. 우선 두 나라 무역에서의 이점이다. 중국은 대한민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연간 무역규모가 230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과 일본의 교역 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런데 한·중 양국의 무역은 미 달러화로 결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수출이나 수입 때 달러화를 결제하던 걸 위안화와 원화를 바로 사용하게 되면 외화 환전에 따른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무역업체들은 달러화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안지 않아도 돼 환위험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두 나라의 교역이나 투자 등 경제협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직거래 시장이 열리면 위안화 환율을 산정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지금은 달러화를 중간에 두고 재정환율로 계산하는데 앞으론 시장에서의 위안화 수요와 공급에 따라 바로 환율이 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1달러=6.2위안으로 거래된다고 하자. 그런데 국내 외환시장서 1달러=1010원에 형성돼 있다. 이렇게 되면 6.2위안=1달러=1010원으로 6.2위안=1010원, 다시 말해 1위안=162.9원이 되는 셈이다. 이게 바로 재정환율이다. 하지만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 시장에서 위안화의 수급에 따라 환율이 결정된다.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두 나라 교역에서 위안화나 원화 비중은 커지는 반면 달러화 비중은 쪼그라든다. 이는 곧 위안화와 원화의 국제화로 이어진다. 세계 시장에서 위안화와 원화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다. 외환위기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측면도 있다. 달러화를 충분하게 갖고 있지 않아도 가장 교역이 많은 나라와 원화로 무역대금을 결제할 수 있게 되는 까닭에 대외건전성이 높아지게 된다.위안화 허브로의 도약 계기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과 함께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 △RQFII 부여 등에도 합의했다. 이 세 가지는 한국이 위안화 허브(역외센터)가 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것들로 시 주석의 선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위안화 허브는 위안화와 관련된 거래 및 투자가 이뤄지는 중심지역으로 ‘금융 허브(financial hub’)의 일종이다. 금융 허브는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금융회사가 한곳에 모여 금융거래와 투자가 이뤄지는 중심 지역을 뜻한다. 중국이 거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청산은 거래계약 체결 후 거래 참가자 간에 차액을 계산해 결제를 위한 최종 포지션을 확정하는 것이다. 결제는 이렇게 청산 작업이 끝난 후 실제로 돈이 오가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행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청산결제은행 지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인민은행은 교통은행 서울지점을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했다.RQFII는 위안화로 중국 자본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이다. 중국은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진 않은 상태다. 그래서 위안화로 중국 본토 채권이나 주식 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없었는데 RQFII를 획득하면 이게 가능해진다. 중국은 국가별로 투자한도를 할당하는데 이번에 중국이 한국에 부여한 한도(800억위안)는 홍콩이나 중국 등 중화권을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자산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수요를 충족시켜줄 뿐 아니라 국내 금융회사들은 날로 커지는 중국 금융시장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본토 자본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면 보다 다양하게 재테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위안화 관련 새 금융상품 개발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로 국내 금융산업이 발전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달러화 추격하는 위안화세계 시장에서 위안화 돌풍이 무섭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만큼이나 위안화 위력도 날로 상승 중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위안화 국제화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의 국제화 수준을 100으로 놓았을 때 중국은 39.9로 일본 엔화(46.8)에 거의 근접했다. 이 연구소는 경제 규모, 통화가치의 안정성, 외환거래, 자본개방, 결제통화 비중 등 다섯 가지 측면에서 국제화 수준을 평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위안화 경제 규모는 86.5로 엔화(51.5)를 크게 앞질렀고, 통화 안정성(83.4) 역시 엔화(50.0)보다 훨씬 높았다. 위안화가 세계 무역금융(신용장 개설)에서 차지하는 비중(2013년 10월 기준)은 8.7%로 유로화(6.6%)와 엔화(1.4%)를 크게 앞섰다. 불과 2년 전인 2012년 1월만 해도 위안화 비중은 1.9%에 그쳤다.지급결제 통화 비중도 2012년 1월에는 위안화가 0.25%로 세계 20위에 불과했지만, 올 3월에는 1.62%로 급증하며 7위로 뛰었다. 다만 글로벌 외환보유액 구성 통화 중 위안화 비중은 1.5%에 불과해 비축을 위한 통화로서의 입지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중 정상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합의하면서 한국에서도 위안화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우려스런 점도 있다. 대중 경제의존도 심화와 원화 강세가 그것이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안화 국제화는 한국의 대중 경제의존도를 심화시키고 미·중 간 통상마찰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고 우리나라가 RQFII 자격도 받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원화절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로 ‘위안화 결제 비중 증가→기업의 달러 수요 감소→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원화 가치가 계속 오르면 우리 수출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된다. 정부 당국으로선 세심하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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