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노동·복지·연금등 모두 개혁해 부활 성공
Cover Story-독일경제 되살린 아젠다 2010

독일, 노동·복지·연금등 모두 개혁해 부활 성공

신동열 기자2017.09.14읽기 5원문 보기
#아젠다 2010#하르츠 개혁#독일병#노동시장 개혁#복지 개혁#연금 개혁#실업률#경기침체

'아젠다 2010'이란 무엇인가독일의 ‘아젠다 2010’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가 2003년 발표한 국가개혁안이다. 과도한 복지비용을 줄이고 해고 조건을 완화하는 게 골자다. 통일 이후 고실업과 유럽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성장에 시달리며 이른바 ‘독일병’을 앓던 독일이 다시 회복하는 발판이 됐다. ‘아젠다 2010’은 복지·노동 외에도 산업정책이나 세제·교육·행정 등 광범위한 분야의 개혁 정책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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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복지·고실업률로 ‘신음’현재의 독일은 유럽을 이끄는 대표적 국가다. 독일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위기에 빠진 유럽 국가들의 지원에도 주도적으로 앞장섰다. 하지만 1990년 동서독 통일 직후의 독일 경제는 지금과 많아 달랐다. 독일은 199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장기 경기침체를 겪었다. 통일 후유증, 과도한 복지 비용, 경직된 노동시장 등 여러 요인이 어우러지면서 1990년대 내내 유럽연합(EU)의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했다. 2003년의 경우 성장률이 1%를 밑돌고 실업률은 9.7%로 두 자릿수에 육박했다.

독일식 사회보장체계에 따른 정부의 과도한 재정 부담, 통일 직후의 동서독 경제력 격차, 고실업, 신산업경제로의 전환 부진, 고율의 세금, 내수 부진 등이 이유로 꼽힌다. 1998년 사민당이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했으나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독일은 ‘유럽의 병자’라는 비아냥까지 듣게 된다. 노동·세제·복지·연금 등 과감한 개혁누적된 복지 부담과 경직된 노동시장이 독일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고 판단한 슈뢰더 총리는 2003년 3월14일 ‘아젠다 2010’이라는 중장기적 개혁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개혁안은 노동시장, 사회보장제도, 세제·교육 등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하르츠 개혁’으로 불리는 노동개혁을 통해 해고를 쉽게 하는 등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완화했다. 해고제한 규정의 적용 범위를 기존의 5인 이상 고용기업에서 10인 이상 고용기업으로 조정했다. 소기업 경영자에게 직원 해고의 자율권을 강화해 준 것이다. 50년간 손보지 않은 복지에도 메스를 가했다. 32개월이던 실업수당 지급 기간을 12개월로 단축해 실업자들이 적극적으로 구직에 나서도록 유도했다. 또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연금수령 시기를 65세에서 67세로 높이고 실업수당과 사회보장급여를 하나로 통합했다.

환자들의 입원 시 1인당 부담금액을 상향조정하고 개인병원의 경우도 환자부담금을 높여 보험가입자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도록 했다. 최고소득세율을 48.5%에서 42%로 낮춰 소비에 더 많은 돈이 쓰이도록 유도했다. 이와 함께 취업이나 기술혁신 관련 교육을 강화해 우수한 노동력을 육성했다. 슈뢰더의 이러한 개혁 프로그램은 전통적 지지층이던 노동자는 물론 당내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아젠다 2010’을 관철시겼고 ‘유럽의 병자’를 ‘유럽의 강국’으로 변신시키는 데 큰 발판을 놓았다.

비록 그는 2005년 총선에서 패해 정계를 은퇴했지만 그의 개혁안은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 정부에서도 대부분 그대로 이어지면서 개혁안의 당초 의도대로 ‘중장기적 효과’를 내고 있다. “대중은 작은 손해에도 개혁에 반대”슈뢰더는 ‘개혁의 대가’를 혹독히 치렀다. 총선에서 패배하고 정계를 떠났다. 그는 국가의 지속성장이나 경쟁력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작 인기 없고 고통스러운 게 개혁임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대중은 작은 손해에도 개혁을 반대합니다. 그러니 리더는 국익에 직책을 걸어야 합니다. ” 지난 8일 방한한 슈뢰더 전 총리는 개혁을 추진하는 국가 지도자가 인기에만 연연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90%가 개혁에 찬성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개혁으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오면 90%가 반대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개혁은 몸의 병을 치유하는 약’이다. 지금 당장은 쓰지만 시간을 두고 건강을 회복시킨다. 진정한 리더는 당장의 인기에만 연연하지 말고 국가대계를 계획해야 한다는 얘기다. 경직된 노동시장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부문별한 복지로 재정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아젠다 2010’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을 준다. ◆ NIE 포인트 ‘아젠다 2010’의 내용을 부문별로 상세히 알아보자. 우리나라의 지속성장을 위해 서는 어떤 부문에서 어떤 개혁들이 필요 한지 토론해보자.

신동열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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