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1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시민 2000여명이 모여 '중국 동북공정 저지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국학운동시민연합,국학원,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세계국학원 청년단,홍익교사협의회 등의 단체 소속 회원들이 주축이었다.
이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지난 10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원자바오 총리가 중국의 동북공정을 2004년과 마찬가지로 다시 학술단체의 사안으로 돌린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한국 정부의 확실한 대책을 촉구했다.
온라인에서도 동북공정 반대 의견이 연일 개진되고 있다.
국학원 사이트에서 1000만명 서명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에 중국의 동북공정이 부당하다는 내용을 담은 메일을 보내자는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시도하는 의도는 동북공정에 대해 시민들이 이처럼 격분하는 까닭은 북한 정권이 붕괴된 후 자칫 중국이 역사적 근거를 내세워 북한을 중국 땅으로 편입하려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학자들은 "고구려의 적통임을 내세웠던 북한 정부가 동북공정 문제와 관련해 침묵을 지킨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의 북한 점령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중국의 의도를 지레 짐작해 섣불리 대응하는 것은 한국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고 지적하는 반론도 있다.
중국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신중론자들의 의견이다.
이들은 "중국의 공산당 정권은 집권 초기까지만 해도 한족 중심의 '단일민족 역사관'을 견지했지만 1980년대 중반 이후 이 견해가 소수민족을 아우르는 '통일적 다민족 국가'로 점진적으로 변했다"며 "중국 내 소수민족을 효과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역사 재해석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 정설일 뿐 북한 붕괴 후 북한 점령을 위한 이론적인 배경으로 동북공정을 추진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대응방안은
중국이 민간 학술기구를 이용해 학문적인 연구 차원에서 동북공정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외교적인 대응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 정부도 학술단체를 만들어 중국에 맞대응하는 전략을 펼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는 교육인적자원부 산하에 동북아역사재단을 설립,동북공정과 관련된 중국의 논거를 논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인선이 마무리되는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은 학자의 관심분야에 따라 개별적으로 나뉘어 진행돼온 한국 고대사 연구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개원 초기에는 연구성과를 여러 나라의 지식인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영어 일어 등 제3국어로 번역하는 작업과 일반인들이 연구자료를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발간된 논문을 쉽게 가공하는 작업을 주로 벌일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주요 대학에 학자를 파견하고 고대사 국제 심포지엄을 기획하는 등의 학술교류 행사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용덕 동북아역사재단 신임 이사장은 "중국과 얽힌 역사문제 해결은 먼저 논리에 충실한 연구실적을 만들고 미국 일본 등 세계 학계의 인정을 받는 게 기본"이라며 "탄탄한 논리와 한국을 지지하는 우군들을 두고 중국과 싸워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구려 발해 등 한반도 고대사 연구에 관한 한 한국 학계의 역량은 세계적 수준"이라며 "종합적인 가공작업을 통해 기존의 연구자료를 정리해 나간다면 빈약한 논거로 동북공정을 시도하는 중국 학자들을 논리적으로 꺾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