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전하면 '구입'보다 '구독'하는 물건이 많아지죠
4차산업혁명 이야기

기술이 발전하면 '구입'보다 '구독'하는 물건이 많아지죠

생글생글2019.03.28읽기 5원문 보기
#4차 산업혁명#서브스크립션(구독 경제)#회원제 사업모델#ICT(정보통신기술)#클라우드 서비스#양방향 소통#고객 맞춤형 서비스#사회자본(Social Capital)

(49) 4차 산업혁명과 회원제 산업모델

기술발달로 회원제 사업모델 부상

ICT와 결합해 자아실현 욕구 충족

회원 가치증진 통한 신뢰 구축 중요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kimdy@kdi.re.kr‘구입’하는 물건보다 ‘구독’하는 물건이 많아지고 있다. 음악을 듣기 위해 CD를 구입하는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하고, 영화를 보기 위해 DVD를 구입하는 대신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에 가입한다. 소프트웨어도 다르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오피스 프로그램도 이제는 구입하지 않고 ‘오피스 365’에 가입해 매년 서비스를 갱신한다. 데이터의 저장 역시 물리적인 하드디스크를 구입하는 대신 드롭박스, 구글드라이브, 원드라이브, 박스 등 클라우드 서비스에 가입해 해결한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득 되는 회원제 기반 사업‘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혹은 ‘멤버십(membership)’이라 불리는 회원제 사업 모델의 역사는 최소한 신문이나 잡지에 버금간다. 전혀 새롭지 않은 회원제 사업 모델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신기술로 인한 효율성 증진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인해 단순해진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 및 유통 과정이 단순해지면서 소비자를 소유와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 편리함만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회원관리 기반의 사업 모델로 인해 회원들은 상품을 소유할 때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폭넓은 선택권을 갖게 된 것이다. 넷플릭스나 왓챠가 대표적이다. 월 1만원 전후의 이용료만 지불하면 몇 만 편의 영화를 마음대로 시청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회원들의 평가를 살펴볼 수 있고,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회원 개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영화나 드라마 추천 서비스에 활용돼 회원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기업 역시 회원제 기반 사업 모델을 통해 이득을 얻는다.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더 많은 고객 유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회원제 서비스를 통해 개별 단위의 판매가 아닌 월 혹은 연 사용료를 미리 받음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가능해진다. 인간의 근원적 욕구를 자극오늘날 회원제 기반의 사업 모델이 전 산업에 걸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또 다른 요인에는 개인화하면서도 어딘가에 속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인간이 있다. 하버드대의 로버트 퍼트넘 교수는 2000년에 발표한 논문 <혼자 볼링하기: 미국 사회의 붕괴와 소생>을 통해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정부기관에 점점 더 적게 탄원하고, 친구 및 가족모임을 등한시하며, 이웃에 대한 관심을 잃어간다고 설명했다.

전보다 더 자주 볼링을 치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가 아닌 혼자서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원제 모델의 확장은 현대인이 결코 관계를 저버린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다만 혼자인 듯 보이는 이유는 ICT의 발달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의사소통을 통해 활력과 안정감 그리고 지식을 얻는다. 일방향이던 인터넷 초창기를 지나 ICT의 발달로 기업과 고객 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려는 근원적 욕구가 비로소 실현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몇 해 전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루게릭병 후원금을 모금하기 위해 시작된 캠페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머리에 얼음물을 붓거나 루게릭 재단에 100달러를 기부해야 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로 인해 기부액은 전년 대비 네 배로 증가했다. 여전히 사람들은 돕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신뢰와 가치가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회원제 방식 사업 모델은 신뢰와 고객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나간다. 회원제 사업 모델에서 기업의 수입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판매 시점이 아니라 구독의 갱신 시점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수익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카우트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의 경우 회원제 모델을 활용할 경우 평균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기간이 약 3.1년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회원의 총규모보다 지속적으로 자격을 유지하는 회원의 수가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고객이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최대 금액은 유무형의 혜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만족의 최소치까지다. 누리는 만족보다 더 많은 대가를 치렀다고 느끼면 고객은 회원에서 탈퇴한다. 고객이 경험하는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이 갱신 확률을 높여 기업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전략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이유다.

이를 바탕으로 회원제 모델의 성공 전략은 수요자 가치 증진을 통한 신뢰 구축으로 일반화할 수 있다. 결국 회원제 모델에서 중요한 것은 회원 가입 여부가 아니라 회원에 대한 태도와 회원들의 감정이다. 회원제 모델의 부상은 기술 발전으로 가능했지만 지속적인 성공전략의 중심에는 여전히 인간이 놓여 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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