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시대 새로운 사업모델 '플랫폼'
4차 산업혁명 이야기

디지털 전환시대 새로운 사업모델 '플랫폼'

생글생글2020.06.25읽기 6원문 보기
#4차 산업혁명#플랫폼#디지털 자본주의#데이터#네트워크 외부효과#긱경제#공유경제#교차보조 전략

(91) 4차 산업혁명과 플랫폼

자본주의는 위기가 발생하면 재편되는 경향이 있다. 1970년대 과잉생산으로 위기가 발생하자 제조업에서는 임금을 줄이고, 많은 업무를 외주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노동은 유연해졌고, 임금은 낮아졌으며 경쟁은 심화되었다. 1990년대 발생한 불황은 인터넷 기반 회사들이 자본을 끌어들이는 모델이 되었다. 닷컴열풍이 지나간 뒤에도 인터넷 회사는 여전히 엄청난 권력과 자본을 손에 쥘 수 있었다. 디지털 자본주의의 등장가장 최근의 위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자본주의는 이번에도 반응했다. 반응의 결과는 제각각 달랐지만, 모두가 공유하는 한 가지 변화가 발생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불리는 정보와 비물질, 지식 중심의 세상이다. 긱경제, 공유경제, 앱경제 등 모두 2008년 위기 이후의 변화된 자본주의의 모습을 지칭하는 용어들이다. 변화된 자본주의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는 ‘데이터’다. 데이터는 ‘어떤 것이 일어났다는 정보’를 의미한다. 데이터는 어딘가에 기록되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매체가 필요하고, 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센서가 필요하다. 게다가 데이터가 사용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형태로 정리되어야 한다. 데이터 수집과 정리, 분석에는 엄청난 인프라 구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데이터는 과거에도 이용 가능했고, 기존 사업모델에서도 부분적으로 사용되었다. 다만, 데이터를 추출하고 기록해 분석하는 일련의 과정에 너무 많은 비용이 발생한 탓에 혁신의 재료가 될지 확신할 수 없었을 뿐이다. 전통적인 사업모델은 데이터 추출과 사용에 뛰어나지 않았고, 그저 생산된 상품을 시장에 판매해 수익을 얻었다.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수익을 창출하며 등장했던 구글 역시도 인터넷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초기의 구글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자본주의가 데이터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플랫폼’의 등장이었다. 플랫폼의 특징플랫폼이란 복수의 집단이 교류하는 디지털 인프라 구조다.

플랫폼은 소비자, 광고주, 서비스 제공자, 생산자, 공급자를 만나게 하는 매개자 위치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은 매개대상자들이 스스로 제품, 서비스, 시장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도구를 제공한다. 구글은 검색엔진을 제공해 광고주와 콘텐츠 공급자가 표적 고객을 찾도록 도와주고, 우버는 탭을 제공해 운전자와 승객이 운전과 요금을 맞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 즉, 플랫폼은 시장 자체를 구축하지 않고, 다양한 집단을 연결할 인프라를 제공한다. 이는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플랫폼이 이용자 사이에 위치하고, 이용자들의 아주 기초적인 활동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사람들의 아주 내밀한 욕망을 살펴볼 수 있고, 우버는 교통 데이터뿐만 아니라 운전자와 승객의 활동도 수집할 수 있다. 게다가 점차 많은 산업이 디지털로 바꾸면서 플랫폼과 데이터의 디지털 상호작용은 거의 모든 곳에서 발생하며 힘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플랫폼의 영향력은 네트워크 외부효과로 나타난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다른 모든 이용자가 더 많은 가치를 갖게 되는 현상이다. 더 많은 사람이 구글을 통해 검색하면 구글의 검색 알고리즘이 개선되어 구글 이용자는 더 많은 혜택을 얻게 되는 현상이 네트워크 외부효과의 모습이다.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는 자연스럽게 플랫폼의 독점으로 이어진다.

데이터는 더 많은 이용자를 불러오고, 플랫폼 내의 활발해진 활동은 더 많은 데이터를 창출한다. 플랫폼 성장을 위해서는 서버의 임대만 늘려도 충분하기 때문에 플랫폼 회사의 성장 속도는 한계가 없다. 네트워크 효과는 플랫폼 성장의 핵심이므로 플랫폼기업은 더 많은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전술을 구사한다. 대표적인 전략이 ‘교차보조 전략’이다. 전체 사업 가운데 한쪽에서는 서비스나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격을 올려 손해를 만회한다.

아마존의 프라임서비스는 주문할 때마다 손해를 보고, 킨들의 전자책 단말기는 원가 수준에 팔리지만, 덕분에 많은 이용자를 플랫폼에 끌어들여 수익을 다른 부문에서 창출할 수 있다. 플랫폼과 소유의 집중플랫폼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디지털화된 세상에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모델이다. 플랫폼 회사는 다양한 이용자 집단을 매개하는 인프라 구조를 제공하고, 교차보조 전략을 활용한 네트워크 효과의 극대화는 독점화를 가속화한다. 구글과 페이스북에서 시작된 플랫폼 전략은 이제 다양한 부문에 복제돼 활용되고 있다.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임대 및 구독형 서비스 모두 플랫폼의 확장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플랫폼이 다양한 영역에서 산업을 선도하고 통제할 수단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용자를 매개해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의 작동 방식 덕분에 ‘공유경제’라는 표현도 자주 활용된다. 소유의 시대가 끝났다는 예상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독점화로 향하는 플랫폼 특성상 소유의 종말이 아닌 소유의 집중이 발생한다. 플랫폼 기업들이 축적한 막대한 자금은 대대적인 인수합병이나 기술벤처회사의 투자금으로 쓰인다.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단순한 정보의 독점자가 아니라 사회기반시설의 소유자로 탈바꿈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디지털 전환의 한가운데에 놓인 지금, 플랫폼의 화려함과 편리함이 아닌 플랫폼의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효과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포인트플랫폼은 다중이 이용하는 인프라 구조디지털 자본주의 이끈 새로운 사업모델네트워크 효과 극대화는 독점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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