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댓글과 일기로 AI가 돈을 번다고? '데이터 소유권'의 비밀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내가 쓴 댓글과 일기로 AI가 돈을 번다고? '데이터 소유권'의 비밀

고윤상 기자2026.05.07읽기 5원문 보기
#외부효과#시장실패#데이터 소유권#데이터 독점#피구세#데이터 배당#공정경쟁#오픈AI

인공지능과 외부효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 /AFP연합뉴스수능 국어 비문학 영역에서 ‘경제’와 ‘법’이 만나는 지점은 수험생에게 가장 까다로운 난코스입니다. 특히 2024학년도 수능에 출제된 ‘데이터 소유권과 데이터 경제’ 지문은 데이터가 공유될 때 발생하는 경제적 이득과 법적 권리의 충돌을 다뤄 많은 수험생을 당혹하게 했죠. 최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일론 머스크와 오픈AI(OpenAI)의 법정 공방은 이 수능 지문이 현실로 튀어나온 듯한 사건입니다.

인류를 위해 ‘착한 AI’를 만들겠다던 비영리 단체가 거대한 영리 기업이 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윤리적 법적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죠. 사건의 시작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구글 같은 거대 기업이 AI 기술을 독점하게 두면 안 된다”며 오픈AI를 공동 설립했습니다. 누구나 기술을 볼 수 있게 공개(Open)하고, 비영리로 운영해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하겠다는 약속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유료 서비스로 바뀌었습니다.

머스크는 이를 ‘계약 위반’이자 ‘인류에 대한 배신’이라며 최대 1340억 달러(약 195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류의 자산이 되어야 할 기술이 특정 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게 그의 핵심 주장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경제 개념은 ‘외부효과’입니다. 어떤 경제주체의 행위가 제3자에게 의도치 않은 혜택, 즉 정(+)의 외부효과나 손해, 다시 말해 부(-)의 외부효과를 끼치는 것을 말합니다. 일상에서 외부효과는 생각보다 우리 곁에 바짝 붙어 있습니다. 타인에게 의도치 않은 이득을 주는 ‘정의 외부효과’의 대표 사례로 예방접종을 들 수 있습니다.

내가 아프기 싫어 맞은 백신이 공동체의 집단 면역을 형성해 타인까지 보호하는 혜택을 낳기 때문입니다. 과수원 옆 양봉업자가 벌을 키우며 사과나무의 수정을 돕는 것이나, 수많은 누리꾼이 대가 없이 위키피디아에 쌓은 지식이 오늘날 AI의 지능을 높여 인류에게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도 이에 해당하죠. 제3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부의 외부효과도 흔합니다. 공장의 매연이 인근 주민의 건강을 해치거나, 내가 집에서 운동하며 발생시킨 층간소음이 이웃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전형적인 예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AI 데이터 센터가 뿜어내는 막대한 열기와 전력 소모에 따른 탄소 배출이 기후 위기를 가속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부의 외부효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장에만 맡겨두면 이로운 일은 사회적 최적 수준보다 너무 적게 일어나고(과소 생산), 해로운 일은 너무 많이 일어나는(과다 생산) 시장실패가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는 보조금을 주거나 세금(피구세)을 매겨 뒤틀린 균형을 바로잡으려 노력한답니다. 외부효과는 공공성과 이어지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AI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기술이 아닙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위키피디아에 지식을 쌓고, 소셜미디어에 일상을 기록하고,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코드를 공유했기에 가능했습니다. AI 업체들이 이 ‘공유된 유산’을 이용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정작 데이터 제공자들에게는 아무런 보상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윤리적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 배당’이나 ‘AI 학습용 데이터 가이드라인’ 같은 제도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인프라를 이용해 돈을 벌었다면, 그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거나 최소한 공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죠. 공정경쟁 문제도 있습니다.

AI 시장을 선점한 거대 기업들은 이미 인류가 쌓아온 대부분의 데이터를 학습했습니다. 후발 주자가 나타나도 이들이 독점한 데이터 권력과 연산 능력을 따라잡기는 불가능에 가깝죠. 만약 오픈AI 같은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하고 기술을 폐쇄적으로 운영한다면, 이는 ‘데이터 독점’으로 이어져 시장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기술 혁신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NIE 포인트

1. AI 회사들의 영리 추구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2. ‘정의 외부효과’의 사례를 찾아보자.3. ‘부의 외부효과’를 상쇄할 방법을 이야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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