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국끼리 달러 대신 결제할 때 쓰려는 통화죠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회원국끼리 달러 대신 결제할 때 쓰려는 통화죠

고윤상 기자2023.06.22읽기 5원문 보기
#BRICS 공동통화#기축통화#신개발은행(NDB)#달러 패권#국제결제#금본위제#경제통합#금융제재

(39) BRICS 공동통화

화폐와 관련된 문제는 수능 경제 관련 지문 중 단골 소재입니다. 기축통화뿐 아니라 최근에는 공동통화라는 개념까지 언급되는 만큼 관련 개념을 익혀두는 게 좋습니다.공동통화란5개 개발도상국 모임인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가 공동통화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이르면 오는 8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BRICS 정상회의에 앞서 새로운 공동통화가 출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공동통화는 무엇이며, 왜 이런 통화가 등장하려 하는 걸까요. 또 세계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까요.공동통화는 특정 국가끼리 함께 사용하는 화폐를 말합니다. 이번 BRICS 공동통화는 실물로 볼 수 있는 유통 통화는 아닙니다. 회원국 사이에서 달러 대신 결제하는 통화수단으로 쓰일 예정이죠. 예전에는 자국 화폐를 달러로 바꾼 다음 무역 상대국에 전달했다면 이제는 공동화폐로 바꿔서 지불하겠다는 겁니다. 실무는 BRICS가 공동으로 설립한 신개발은행(NDB)이 담당합니다. 달러의 국제통화 결제액을 일부 대체하겠다는 게 이들의 계획입니다. 세계 GDP 중 BRICS 비중은 26%에 달합니다. 세계 무역 내 비중도 20%나 되죠. 올해 회의에서는 주요 3개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UAE)의 브릭스 가입이 승인될지도 논의 대상입니다.공동통화의 역사는 깊습니다. 현재는 유럽 12개국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유로화가 대표적이죠. 아프리카 중·서부 일부 국가에서 통용되는 세파프랑과 동 카리브해 지역의 동카리브달러도 현존하는 공동통화 중 하나입니다. 중세에는 뤼베크와 함부르크의 통화동맹(1225년)이 있었고, 근대에 이르러서는 프로이센 마르크를 공동 통화로 채택한 남독일 통화동맹(1837년)이 있죠. 또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빈 통화동맹(1857년), 프랑스·벨기에·이탈리아·스위스 등 4개국 간 라틴 통화동맹(1865년) 등이 있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남미에서 공동통화 계획도 꾸준히 제기됐죠.통화는 곧 패권역사적으로 보면 주권이 다른 국가끼리의 공동화폐는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공동통화가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요? 모두 패권 다툼 때문입니다. 19세기에는 유럽 각국의 패권 다툼이 심했고, 자국 통화가치를 지키기 위해 공동통화를 추진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BRICS도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를 견제하기 위해 공동통화 카드를 빼들었죠.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금융제재를 보면서 미국 시스템 밖에서 국제결제를 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해졌습니다.중국이 중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같은 공동통화를 통해 국제결제 시장에서의 달러 지위를 조금씩 흔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위안화만으로는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갖는 지위를 흔들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죠. 미국이 1970년 금본위제를 폐기하고도 달러 패권을 유지했던 건 바로 석유를 달러로만 결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에너지에 대한 위안화 결제를 시도하고, BRICS 등의 공동통화로서 달러 흔들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습니다.기축통화의 미래

기축통화는 패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1900년대 초반부터 패권국에 들어섰던 미국이 100년 넘게 패권국 지위를 유지해온 상황이죠. BRICS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우선 BRICS 국가 간 경제통합이 강화될 것입니다. 또 달러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미국의 영향력은 감소하겠지요. 장기적으로는 미국으로부터 자금이 이탈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만일 과거 금본위제처럼 BRICS의 공동통화가 금 또는 다른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가치를 설정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른 통화들의 가치도 크게 변동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도 있습니다.한편 단순히 국제결제 여부로만 기축통화의 지위를 흔들 순 없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미국이 패권국 지위를 유지하는 데는 막강한 군사력뿐 아니라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죠. 인공지능(AI), 로봇을 비롯한 각종 신기술을 미국이 개발하면서 경제를 꾸준히 성장시켰고, 그 힘이 결국 현대 패권국의 기반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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