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kg 더 들고 0.01초 앞당긴다"…최첨단 신발·수영복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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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kg 더 들고 0.01초 앞당긴다"…최첨단 신발·수영복의 비밀

임기훈 기자2008.08.13읽기 7원문 보기
#신소재#올림픽#스포츠 과학#기술 혁신#경기력 향상#전신수영복#세계신기록#제품 개발

'신소재의 힘'으로 올림픽서 기록 단축 경쟁지난 8일 베이징올림픽의 막이 올랐다.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양궁과 유도, 그리고 수영에서 금메달이 나와 더위에 지친 국민의 가슴에 시원한 단비를 내려줬다.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스포츠는 선수가 평소에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승부가 갈리게 마련이다. 이처럼 올림픽은 가감 없이 순수한 운동 능력을 겨루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안을 보면 승부에 영향을 주는 과학적인 원리가 숨어 있다. 특히 선수들이 신고 입는 신발과 수영복에는 0.1㎏을 더 들고 0.01초를 앞당기기 위한 과학이 숨어 있다.

그런 과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선수들이 신는 신발의 비밀한국 여자 역도의 에이스 장미란이 신는 역도화는 뒷굽이 나무 재질로 돼 있는 딱딱한 신발이다. 역도화는 다른 신발과 디르게 뒷굽에 쿠션이 있으면 무거운 하중을 견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역도선수들은 나무 뒷굽으로 된 신발을 신는데 이는 안정성 때문이다. 스펀지 쿠션 재질의 뒷굽을 쓰면 바벨을 들 때 엄청난 하중에 눌려 선수가 중심을 잃을 수도 있다. 역도화 밑창 중간에는 탄성이 좋은 내구성 플라스틱도 붙어 있는데, 이는 몸을 숙였다 펴며 바벨을 올리는 동작에서 중앙 지지대 역할을 하며 탄력을 부여한다.

또한 역도화는 끈도 일반 운동화보다 두껍고 신축성이 적다. 모두 엄청난 무게 밑에서 발을 단단하게 고정시키기 위한 장치들이다. 40여개의 발자국으로 승부를 내는 육상 100m 선수용 신발의 밑창은 강한 탄력을 가진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다. 땅을 박차고 달릴 수 있는 스파이크는 신발 앞쪽에만 박혀 있다. 따라서 신발에 쿠션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100m용 신발에 쿠션이 있으면 발이 땅에 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기록 단축에 오히려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딱딱한 밑창은 땅을 차고 나가는 순간부터 몸이 앞으로 나가려는 에너지를 증폭시키는 효과가 있다.

반면 달릴 때 발 전체를 쓰게 되는 중·장거리화는 뒤꿈치에 부드러운 쿠션을 붙여서 제작한다. 최근 나이키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무게가 100g도 안 되는 초경량 중장거리화를 출시하기도 했다. 특히 마라토너 이봉주가 신는 아식스의 마라톤화는 신발 바닥에 쌀겨를 넣어 미끄럼을 방지한 기능으로 유명하다. 육상의 투척 종목인 포환, 해머, 원반 던지기 선수용 신발과 창 던지기 선수용 신발은 모양이 완전히 다르다. 포환, 해머, 원반 던지기는 기본적으로 회전 운동이 필요한 종목이고 창 던지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거구의 포환 선수가 보통 신발을 신고 맹렬히 회전하면 밑창이 남아나지 않는다.

따라서 밑창 바닥 소재는 마모에 강하게 화학처리를 한 특수 고무를 쓰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힘찬 도약 후에 창을 던지는 투창은 신발에 스파이크가 달려 있으며 좌·우측 모양도 서로 다르다. 투창은 도약 이후 한쪽 발을 고정시킨 상태에서 던지게 되므로 지지하는 발쪽에 단단한 하이컷(high cut·부츠처럼 발목 지지대가 높이 올라오는 형태)을 채택한다. 신발끈이 풀리면 안 되는 규정 때문에 특별히 제작된 신발을 신는 경우도 있다. 레슬링은 경기 중 신발 끈이 풀리면 곧바로 1점의 벌점을 받는다. 경기 지연을 막으려는 규정이다. 최근에는 지퍼 달린 덮개로 아예 신발끈을 속으로 감추는 제품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방식으로 끈을 테이핑하기도 한다. ⊙ 신소재 개발의 보고 수영복 수영 경기는 선수들의 기량뿐만 아니라 물의 저항을 최대한 줄이는 수영복 과학의 경연장이기도 하다. 신소재 개발에는 수영복이 가장 앞서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수영은 0.01초로도 승부가 갈리기 때문이다. 0.01초면 2.5㎝를 갈 수 있는 시간이다. 신소재 수영복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전신수영복이다. 전신수영복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첫선을 보였다. 그 독특한 외관보다 더 놀라운 건 전신수영복을 입은 호주의 이언 소프와 호주 선수들이 세운 기록들이었다.

소프는 올림픽에서만 세계신기록을 3개나 세우며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소프와 당시 전신수영복을 입은 선수들은 17개 종목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전신수영복은 입는 데만 10분이 넘게 걸리고 수영복을 착용하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도 네 명이나 필요하다. 하지만 전신수영복의 성능을 알면 그런 불편을 감수할 가치가 충분하다. 전신수영복은 몸 전체를 감싸 근육의 떨림을 막아 피로를 덜 느끼는 특징이 있다. 또 특수 코팅 처리된 표면은 원래 피부보다 훨씬 매끄러워 물을 튀겨 내기 때문에 물의 저항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신수영복은 사실 상어의 피부에서 힌트를 얻은 기술이다.

상어의 피부 표면은 매끄러워 보이지만 작은 삼각형 돌기들이 수없이 나 있다. 전신수영복도 마찬가지로 수영복 표면에 작은 삼각형 돌기가 나 있어, 물과 표면 마찰력을 5% 이상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보통 물이 피부에 닿을 때 소용돌이가 발생하는데, 이 돌기가 그 소용돌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쉽게 생각하면 이렇다. 골프공의 표면도 일부러 요철을 만들어 마찰력을 줄인 것이다. 언뜻 이해가 가지 않을지 모르지만 매끈한 표면보다 울퉁불퉁해 보이는 게 저항을 덜 받고 멀리 날아가는 원리다. 전신수영복 이후 수영복의 신소재 개발은 더 치열해졌다.

최근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올해 2월 유명 스포츠용품 회사인 스피도사가 개발한 LZR Racer(레이저 레이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수영복은 출시된 지 5개월 만에 세계 신기록을 38개나 갈아 치우는 놀라운 성능을 보였다. 신기록 수영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수영복은 초음파로 섬유를 이어 붙여 봉제선이 없고,경계선은 방수소재 직물을 사용해서 기존 수영복에 비해 마찰을 24% 줄인 특징이 있다. 또 부력은 향상되고 마찰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전체 속도가 2% 정도 빨라지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움직임이 많은 무릎 부위에는 실리콘을 넣어 주름이 잡히는 것을 방지하고, 발목을 감싸는 부분도 실리콘 소재를 사용하는 등 부위별로 다른 소재와 기능을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스피도사가 나사(NASA)와 공동으로 개발한 첨단 과학의 산물이다. 하지만 아무리 성능이 좋은 수영복을 입은 선수라도 궁극적으로 승부를 판가름하는 것은 4년간의 노력이다. 더 좋은 수영복이 없던 실력을 생기게 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평범한 팬티 수영복을 입은 선수가 금메달을 딸 수도 있다. 그것이 바로 스포츠의 묘미다. 임기훈 한국경제신문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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