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상승률 목표, 왜 0% 아닌 2%일까
경제야 놀자

한은 물가상승률 목표, 왜 0% 아닌 2%일까

유승호 기자2025.11.27읽기 5원문 보기
#물가안정목표제#디플레이션#기준금리#통화량목표제#인플레이션#글로벌 금융위기#고용 안정#금융 안정

0% 추구하면 자칫 물가 떨어져

디플레이션으로 장기 침체 올 수도

높은 물가 고려해 3~4%로 올린다면

기대인플레 높여 고물가 장기화 우려

美·日·英 등 선진국 대부분 '2%'

저성장에 물가상승률 목표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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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을 포함해 각국 중앙은행의 최대 목표는 물가 안정이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 후에는 고용 안정과 금융 안정도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했지만, 여전히 물가 안정은 중앙은행의 존재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한은을 포함해 주요국 중앙은행은 보통 전년 대비 2%를 물가 상승률 목표치로 잡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2%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기준금리와 통화량 등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름하여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다. 통화량목표제 폐기·물가안정목표제 도입물가안정목표제는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의문이 제기된다.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굳이 물가안정목표제라는 제도가 필요한가.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과거 한국은행은 통화량목표제를 채택했다. 협의통화(M1), 광의통화(M2) 등 통화량 증가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했다. 1980년대 이후 통화량과 물가의 관계가 약해지면서 이 제도의 유효성도 낮아졌다.환율목표제도 있었다. 환율을 특정한 범위에 고정해 물가 안정을 꾀하는 것이다. 그러나 환율 안정에 집중하다 보면 국내 경기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생긴다. 이 때문에 오늘날 많은 나라들이 통화량·환율 관리라는 ‘중간 목표’를 거치지 않고, 물가 상승률 자체를 타깃으로 삼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고 있다.이 제도를 처음 시행한 나라는 뉴질랜드(1990년)다. 한국은 1998년 4월 채택했다. 일본 영국 호주 등 30여 개국이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고 있다. Fed는 물가안정목표제를 공식적으로 천명한 적은 없지만 2%에 가깝게 유지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1도, 3도 아니고 2물가안정목표제의 핵심은 목표치를 얼마로 하느냐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국들은 대부분 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Fed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을 달성한다는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물가 상승률이 연간 2%”라고 설명하고 있다.한국은행은 2016년 물가안정 목표를 종전 2.5~3.5%에서 2%로 내렸다. 경제성장률이 점차 낮아져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신흥국들은 대체로 4~6%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왕 물가 안정이 목적이라면 왜 0%를 목표로 하지 않을까. 그것은 디플레이션 위험 때문이다. 중앙은행이 0% 물가 상승률을 추구하면 자칫 물가가 하락해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 또 물가 상승률이 0%에 가까워지면 금리도 그에 따라 낮아지는데, 그렇게 되면 경기 침체 때 금리 인하로 대응할 여지가 사라진다.물가안정목표제가 실제로 물가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거둔다는 여러 실증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에 지나치게 집중할 경우 경제성장과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물가가 안정된 상황에서도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급등해 경제가 불안정해진 사례로 거론된다. 물가 안정이 중앙은행의 유일무이한 목표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목표치 높여야 하나일부에서는 중앙은행의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2022~2023년 미국 등 선진국의 물가 상승률이 5%를 훌쩍 넘었던 것이 배경이다. 상황 변화를 반영해 목표치도 3~4%로 올리자는 주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구조적인 고물가 환경이 조성된 것이 배경이다. 그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과거에 설정한 목표치에 매몰돼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대응하면 경기를 지나치게 냉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2% 목표를 유지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앙은행이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는 것 자체가 경제 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고, 그 결과 고물가가 고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표치를 수정하는 순간 중앙은행이 물가를 잡는 데 실패한 것으로 해석돼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릴 위험도 있다. NIE 포인트

유승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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