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허브' 런던의 몰락…기업들 영국증시 탈출
숫자로 읽는 교육·경제

'금융허브' 런던의 몰락…기업들 영국증시 탈출

김인엽 기자2024.12.19읽기 4원문 보기
#런던증권거래소(LSEG)#상장폐지#이전 상장#기업공개(IPO)#뉴욕증권거래소(NYSE)#FTSE100#밸류에이션#글로벌 금융위기

생각하기와 글쓰기

증시 부진에 '이전 상장' 러시

"기업가치 높게 평가받자"

올해 미국 등으로 88개 옮겨

영국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런던 증시에서 빠져나간 기업은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시행하면 런던 대탈출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에 따르면 올해 런던 증시에서 상장폐지되거나 해외 거래소에 이전 상장한 기업은 총 88개, 신규 상장 기업은 18개다. 2009년 이후 최대 기업 순유출이다. 기업공개(IPO)도 부진해 신규 상장 건수가 15년 만에 최저치를 찍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내다봤다. 기업가치 230억 파운드(약 41조7000억원) 규모의 장비 렌트 기업 애시테드는 지난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로 이전 상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런던 증시에 상장한 지 3년 만이다.

390억 파운드(약 70조7000억원) 규모의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사 플러터와 550억 파운드(약 99조7000억원) 규모의 건축 자재 기업 CRH는 각각 지난 5월, 지난해 9월 뉴욕 증시에 이전 상장했다. FT가 선정한 100개 기업 지수인 FTSE100 중 2020년부터 런던에서 빠져나가 해외에서 상장한 기업은 총 6개다. 이들의 시장 가치는 2800억 파운드(약 507조4000억원)로, 전체 지수 규모의 14%에 달한다. 증시 매력도를 높이려는 영국 정부의 규제 해소 노력도 시장 이탈을 막지 못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020년 코로나19 백신을 긴급 조달한 사례를 본떠 규제혁신사무소(IRO)를 설치했다. 영국 증권 중개업체 필헌트의 찰스 홀 리서치 책임자는 “영국 시장이 점점 세계화되는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육성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기업이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기업이 이탈하는 주요 이유로는 북미 시장 사업의 높은 성장성과 풍부한 투자 자금 등이 꼽힌다. 애시테드와 2022년 뉴욕 증시로 이전한 배관 장비 유통업체 퍼거슨엔터프라이즈는 영업이익의 각각 98%, 99%를 미국에서 냈다. FTSE100에 속한 기업 중 미국에서 매출의 절반 이상을 거두는 곳은 9개다.

런던의 한 은행 임원은 “내년에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더 많이 미국으로 이전 상장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제 다른 어느 곳보다 자본시장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미국에서 더 나은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FT는 미국 동종 기업 그룹 대비 밸류에이션, 미국 매출 비중, 북미 투자자 비율 등을 분석한 결과 유럽 증권거래소 중 런던 증시 기업이 미국으로 이탈할 위험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는 세계 최대 광산업체 중 하나인 리오틴토, 담배 제조사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 등이 거론된다.

김인엽 한국경제신문 기자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디지털 시대도 오류와 진화의 역사적 과정 거쳐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디지털 시대도 오류와 진화의 역사적 과정 거쳐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들은 과거의 아이디어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전기차, 전자담배, 컴파일러 등 많은 혁신 기술들이 사실은 수십 년 전에 이미 발명되었음을 보여준다. 오래된 아이디어가 당대에 인정받지 못한 이유는 기득권의 이해관계 충돌, 시기상조, 또는 사회적 편견 때문이며, 새로운 진리는 반대자들이 사라지고 새 세대가 성장하면서 비로소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디지털 시대에도 과거를 기억하고 기존 아이디어를 재발견·통합하는 능력이 진정한 창의성이라 할 수 있다.

2018.06.21

지속 성장하려면 끊임없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죠
4차 산업혁명 이야기

지속 성장하려면 끊임없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죠

파괴적 혁신은 저가시장에서 출발해 기술 개발을 거쳐 주류시장을 잠식하는 혁신 전략으로, 기존 강자들을 무너뜨린 제록스와 IBM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모두 파괴적인 것은 아니며, 기업이 지속 성장하려면 존속적 혁신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한 후 새로운 파괴적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

2018.11.22

디지털 전환시대에 확산되는 플랫폼 노동
4차 산업혁명 이야기

디지털 전환시대에 확산되는 플랫폼 노동

디지털 전환으로 우버, 배달앱 등 플랫폼 노동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1980년대 이후 기업의 원가절감 추구와 기술 발전으로 인한 산업 구조 변화의 결과다. 플랫폼 노동은 경제적 자유를 제공하지만 기존 제도의 보호를 받지 못해 초기 산업화 시대의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회귀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과거 표준근로시간 제정과 노동자 보호 프로그램 도입처럼, 플랫폼 노동 시대에 맞는 제도적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

2020.09.03

기술발전과 사회적 자본의 감소
4차 산업혁명 이야기

기술발전과 사회적 자본의 감소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자살과 약물 남용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하는 현상은 사회적 자본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기술 발전과 자본주의는 경제의 지역적 집중화를 심화시켜 일부 지역의 경제 활동이 축소되고, 이로 인해 공동체의 유대와 신뢰가 약화되었다. 따라서 물적 부의 증가만으로는 부족하며, 사회적 자본의 회복 없이는 국가의 진정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2020.11.26

'검색엔진 Google' 래리 페이지.세르게이 브린

올해도 연봉1달러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CEO 에릭 슈미트가 올해도 연봉 1달러만 받기로 결정했으며, 이들은 스톡옵션과 보유 주식으로 이미 억만장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4년 IPO 이후 시작된 이 관행은 미국의 다른 대형 기업 CEO들(스티브 잡스, 존 체임버스 등)에게도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2006.01.24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