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발생 포항 지역 모든 대학생에 등록금 지원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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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발생 포항 지역 모든 대학생에 등록금 지원한다는데…

생글생글2018.01.25읽기 5원문 보기
#특별재난지역#국가장학금#포항 지진#한국장학재단#등록금 지원#포퓰리즘#형평성#천재지변

경주 지진 1년여 만에 발생한 포항 지진에 많은 국민이 놀랐다. 직접 물적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의 충격은 매우 컸다.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중앙 정부가 바로 지원했다. 학교 등 공공시설 복구와 주택 피해 지원이 결정됐다. 기업인 등의 지원 성금도 배분됐다. 지원책의 하나로 교육부가 포항 지역 대학생과 2018년 대학 진학생에게 1년치 등록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특별재난지역’에 대한 국가장학금 형식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퍼주기라는 비판도 뒤따랐다. 3000여 명에게 나랏돈 100억원이 배분된다.

포항 대학생만 지원하는 국가지원금은 정당한가.○찬성 “긴급 경제 곤란자에 국가장학금 가능 학업에 지장 없도록 도와줘야”교육부는 등록금 지원 결정이 국가 장학금 지원 기준에 따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진 발생에 따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그 기준을 맞췄다는 주장이다. 예산을 지원받아 국가장학금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장학재단도 “긴급 경제 사정 곤란자에게 국가 장학금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포항 지진이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될 정도였기 때문에 ‘긴급 경제 사정 곤란자’라는 것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기 때문에 지역 내 모든 대학생에게 차별 없이 전액 지원하기로 결정된 배경이다.

대학생의 가계 소득 규모, 국립과 사립 구별 없이 지역 내 전원이 1년치 등록금을 장학금 명목으로 받게 됐다. 2018년도 신입생도 입학금과 1년치 등록금 전액을 받는다. 군복무 휴학생은 물론 질병으로 휴학 중인 학생도 복학 후 1년간 같은 지원을 받는다. 예외 없이 지역 내 대학생이면 모두 정부 혜택을 받게 된 것이 이번 지원의 특징이다. 정부의 지급 논리는 집이 파손돼 머물 곳도 여의치 않은 가정의 학생에게 수백만원에 달하는 등록금이 크게 부담될 것이라는 데서 출발한다. 정부가 천재지변으로 인해 학업에 지장이 없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다.

이런 지원을 위해 특별재난지역 지정 제도를 운영해왔다는 적극적인 해석도 내놓고 있다.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민에게 세금을 쓰는 것은 나쁠 게 없으며 당연한 행정 서비스라는 논리다. ○반대“특별재난지역 고교생만 지원 명시 모든 재난에 등록금 지원은 곤란”지진 피해 지역 복구와 피해자 지원은 당연히 정부가 해야 할 일이지만 일률적인 대학 등록금 지원은 지나치다는 것이 반대 논거다. 태풍 홍수 등 온갖 종류의 강력한 천재지변이 일어났지만 정부가 대학생 등록금을 일괄적으로 대준 적은 없었다는 사실도 강조되고 있다. 지진이 무서운 재난이지만 홍수 태풍 대형 산불과 특별히 다른 점은 없다는 것이다.

지역 주민에 대한 차별적 지원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학생이 있는 가구는 더 많이 지원받고, 그렇지 않은 집은 지원을 덜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경주 지진 때는 없던 차별적 지원이라는 점, 앞으로 다른 지역에서 또 지진이 발생하면 모두 대학생 등록금 지원을 해줄 것이냐는 문제 제기도 있다. 그런 지원 요구를 어떻게 다 수용할 것이며 어느 정도 규모일 때부터 지원해줄 것이냐도 숙제로 던져졌다.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혹평도 있다. 포항 지역에서 피해가 없는 주택도 다수였는데 지역 대학생 모두에게 획일적인 등록금 지원이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다.

대학생은 대부분 선거권을 가지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의식한 ‘매표 행정’으로 보는 시각까지 있다. 영유아, 초등 및 중학생 지원과의 형평성 문제도 무 시할 수 없다. 현행법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돼도 고등학생만 학자금을 면제해준다. 따라서 중학생 이 하와 대학생의 차별적 지원이 논란거리로 남을 가능 성이 있다. ○ 생각하기 "획일적 지원은 결국 선심 정책…일하는 또래 청년들 형평성도 고려해야" 대학생 전원에 대한 등록금 지원에 필요한 예산은 100억원으로 적은 금액이 아니다. 일회성이면서 획일적인 지원이라는 점이 더 문제다. 같은 또래 청년 중 대학생은 수백만원씩 지원받게 된 반면 생업에 종사한다면 지원이 없다.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힘겹게 일하는 청년들이 낸 세금이 대학생 등록금 지원에 쓰인다면 정의롭고 공정한가. 대신 피해 지역의 주민 모두에게 ‘1인당 얼마’라는 식의 지원은 어떨까. 물론 공공기관 학교 소방서 도로 교량 등 공공시설 복구가 우선돼야 한다. 경주와의 형평성, 앞으로 지진 발생 시 선례가 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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