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흔든 'AI 커닝'…교육에 AI 활용, 괜찮을까
시사이슈 찬반토론

대학가 흔든 'AI 커닝'…교육에 AI 활용, 괜찮을까

유병연 기자2025.12.04읽기 6원문 보기
#생성형 인공지능(AI)#AI 커닝#챗GPT#제미나이#대규모 언어 모델#AI 활용 능력#학습 윤리#고차적 학습활동

대학가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부정행위가 잇따르며 교육체계 전반을 흔들고 있다. 국내 최상위권 대학에서 적발된 AI 기반 부정행위는 단순히 단속 문제를 넘어 대학이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어떤 방식으로 교육과정에 통합할 것인지, 학생들의 학습 역량을 어떻게 재정의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진다. 챗GPT, 제미나이 등 대규모 언어 모델이 등장한 이후 AI는 빠르게 일상의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활용이 폭발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AI 활용이 창의력 향상과 학습 효율 극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 동시에 깊이 있는 사고와 자기 주도적 문제 해결 능력을 약화하고 학점 따기를 위한 편의적 도구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찬성] AI 활용, 돌이킬 수 없는 대세…학습 효율·미래 역량 강화에 필요AI 활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AI가 학습 효율을 높이고 학생들의 역량을 실질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AI는 개인 맞춤형 학습 조력자로 기능하며, 초기 아이디어를 확장하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사고의 폭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단순히 정답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도구가 아니라, 사고 과정 전반을 보완하고 깊이를 더해주는 ‘생산적 상호작용 도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복적이고 기초적인 작업을 AI가 대신함으로써 학생들은 보다 창의적이고 심화한 학습에 집중할 수 있다. 데이터 수집, 참고 문헌 정리, 기본적인 페이퍼 구성처럼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부가가치가 크지 않은 작업을 AI에 맡기면 학생들은 보다 본질적인 문제 해결, 논리 구성 등 ‘고차적 학습활동’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 다양한 과제와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학생들에게 시간 효율성은 중요한 요소다. AI는 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AI 활용 능력 자체가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회사 업무 환경 전반에서 AI는 일상이 됐다. 기업들은 신입사원에게 ‘AI 활용 능력’을 기본 역량으로 요구한다. 실제 업무 과정에서도 기획, 분석, 보고서 작성 등 거의 모든 절차에서 AI 사용이 전제되는 추세다. 이런 AI 시대에 맞는 학습법을 대학에서 익히지 못한다면 졸업 후 경쟁력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AI를 학습 도구로 활용하면 창의력과 학습 효과가 증진될 수 있다. AI가 이미 사회 곳곳에 침투한 현실을 고려할 때, 대학 교육만이 이를 외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PC와 인터넷이 처음 도입됐을 때도 비슷한 우려가 존재했지만, 결국 이 기술들은 교육 현장을 혁신하는 인프라로 뿌리내렸다. 마찬가지로 AI 활용 능력을 체계적으로 갖춘 학생을 길러내는 것은 학교의 책무이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전략이다. [반대] AI 남용으로 학생들 실력 약화…노력·탐구 줄고 학습 윤리 붕괴AI의 무분별한 사용이 학생들의 핵심 역량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는 절대 가볍지 않다. AI가 제공하는 답변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깊이 있는 사고 과정이 생략되고, 논리적 이해 과정이 축적되지 않는다.

대학 교육의 본질은 정답 자체가 아니라 정답에 이르는 사고 과정의 훈련에 있는데, AI는 이 단계를 손쉽게 건너뛸 수 있는 통로가 되어버릴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구조화하는 과정이 사라지면, 학습은 단순한 출력 복제에 가까운 형태로 변질할 수 있다. 직장 진출 이후 필요한 독립적 판단 능력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대학 시절 대부분의 과제와 문제 해결을 AI에 맡겼던 학생이 실제 업무 환경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역량 부족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회 현장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빠른 판단, 모호한 정보를 정리하는 능력,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조정하는 능력을 필수로 요구한다. AI에 의존해온 습관이 오히려 진짜 업무에서는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대학에서 이미 발생한 AI 커닝 사례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많은 학생이 AI를 ‘학습을 돕는 조력자’가 아니라 ‘빠르게 점수를 얻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험 과정에서 나타난 이번 부정행위는 단순히 몇몇 학생의 일탈이 아니라, AI 도구가 충분한 준비 없이 교육 현장에 들어왔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AI가 학문적 성장 과정의 핵심인 ‘노력’과 ‘탐구 경험’을 약화하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 교육은 시행착오를 거쳐 사고력을 쌓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축약되고 대체된다면 대학 교육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은 물론, 인간이 AI와 공존할 미래 사회에서 필요한 성숙한 사고력·판단력·책임감도 약화할 위험이 있다. √ 생각하기 - 금지·허용 넘어 대학교육 전면 재설계해야이번 AI 커닝 논란은 단순히 부정행위를 막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AI 시대에 대학 교육이 어떤 체계를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 질문이다.

금지와 무제한 허용 사이에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AI가 필수 도구가 된 현실을 인정하고 이에 맞도록 교육과 평가 방식을 재설계해야 한다. AI가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시대에 기존 폐쇄형 지필고사 중심의 시험은 본래 기능을 상실했다. 이제는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 평가로 전환하고, 학생이 AI를 어떻게 활용해 문제를 해결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검증을 수행했는지 기록하고 평가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교육과정 역시 변화해야 한다. AI 활용 이전에 학생들이 기초 역량을 스스로 구축할 수 있도록 학습 체계를 마련하고, 그 위에서 AI를 비판적·창의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는 단계적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학생 전원이 AI의 원리, 한계, 윤리 문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AI 문해력 교육을 강화하는 일도 필수다. 동시에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학문 윤리 기준도 절실하다.

유병연 논설위원 yooby@hankyung.com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인공지능, 약인가 독인가…육성과 규제 사이
커버스토리

인공지능, 약인가 독인가…육성과 규제 사이

구글의 바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챗GPT 등 고성능 AI 챗봇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AI의 긍정적 활용과 규제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발전해온 AI 기술은 2012년 딥러닝의 혁신으로 영상인식, 자율주행,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일자리 감소 우려가 있는 반면 업무 효율성 향상에 대한 기대도 큽니다. AI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균형 잡힌 규제와 활용 방안이 필요합니다.

2023.05.18

"인공지능은 양날의 칼"
Cover Story-자율주행 사고는 누구 책임일까

"인공지능은 양날의 칼"

인공지능은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일자리 감소, 범죄·해킹·여론조작 등의 악용 가능성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증권중개인, 통·번역가, 의료진단전문가 등 정형화된 업무 분야에서 향후 5~10년 사이 일자리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AI 전문가들은 인류가 AI의 위협에 직면할 시기를 5년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AI 개발 과정에서 악용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 규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2018.03.29

혁신을 거듭하는 AI, 어디까지 발전할까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혁신을 거듭하는 AI, 어디까지 발전할까

AI는 2006년 딥러닝 알고리즘 개발을 시작으로 GAN, 챗GPT 같은 초대규모 언어모델까지 급속도로 발전해왔으며, 사용자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으로 인간 수준의 대화와 창작이 가능해졌다.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AI를 활용하는 능력의 유무에 따라 정보 비대칭성과 업무 효율 격차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2023.02.02

(2) 과학경영 뒷받침할 AI
CEO를 위한 경영학

(2) 과학경영 뒷받침할 AI

인공지능은 딥러닝 기술을 통해 주가·환율 예측, 신용평가 등 계량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CEO의 경영 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AI는 학습된 데이터 범위 내에서만 작동하며 인간처럼 새로운 상황에 응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경영과학 기법들은 병원 운영비 최소화 등 실제 기업경영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16.07.14

인공지능 발전하면 인간 영역은 업그레이드 돼…어떤 일자리는 없어져도 더 나은 일자리가 생겨
경제

인공지능 발전하면 인간 영역은 업그레이드 돼…어떤 일자리는 없어져도 더 나은 일자리가 생겨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일부 직업이 사라질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자동화는 단순 노동을 제거하고 더 창의적이고 부가가치 높은 일자리를 창출해왔다. 인간과 기계가 협력할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으며, 창의력과 직관력 같은 인간만의 고유 능력이 필요한 영역은 오히려 확대될 것이다.

2019.06.13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