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치솟는데…유류세 내려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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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치솟는데…유류세 내려야 할까요

로컬편집기사 기자2012.04.11읽기 7원문 보기
#유류세 인하#국제유가#탄력세율#두바이유가#세수 감소#휘발유 가격#에너지 소비#복지지출

찬 "세수 줄어든다고 국민 고통 외면해선 안돼"반 "효과도 크지 않고 소비만 더 늘릴 수 있어"휘발유 값이 100일 연속 상승하는 등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1월2일 ℓ당 1933.15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지난 10일 ℓ당 2058.30원을 기록, 100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중 하루 평균 1.25원씩 오른 셈이다. 상승기간만 놓고 보면 100일 연속은 2010년 10월10일(1693.62원)부터 2011년 4월5일(1971.37원)까지의 178일에 이어 두 번째다.

기름값의 급격한 상승세는 조만간 다소 꺾일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유가 상승의 근본 원인이 중동발 정세 불안에 있는 만큼 향후 유가 추세를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무서운 기세로 유가가 오르자 유류세를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또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국내 유가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내리면 국제유가 상승의 충격을 다소나마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의 효과도 의문일 뿐 아니라 일정한 기준에 도달해야 유류세를 내리겠다며 현 시점에서는 인하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류세 인하를 둘러싼 찬반논란을 알아본다.

찬성 시민단체들과 업계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정부도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며 유류세 인하를 주장한다. 작년에는 정유사들에 기름값 인하를 강제하다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만큼, 이번엔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복지지출 수요 때문에 세수감소를 촉발시키는 유류세 인하정책을 취할 수 없다고 하지만 시민단체 등에서는 저소득층에게는 기름값을 낮춰주는 것도 복지정책인 만큼 정부의 반대 논리가 궁색하다는 입장이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유류세는 기름 값의 48%가량을 차지하는데 이는 수입원가(46%)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불공평한 유류세 25조원과 지난해 거둔 교통세 13조9701억원은 당초 세수예산보다 2조2751억원 추가 징수됐는데 결과적으로 어려운 계층에게는 세금이 더 부과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유류세를 인하하자는 국민의 요구가 높은데도 정부가 귀를 닫고 오히려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원 아주대 법학교수는 “유가가 오르면 탄력세율이 내려가야 가격이 고정되는데 하방 조정이 안 돼 세금부담 액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국제유가 변동 폭에 따른 탄력세율 기준을 법률로 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사들 역시 찬성한다. 정유업계는 유류세를 10% 내리면 휘발유 가격이 ℓ당 평균 80원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100일 동안 기름값을 ℓ당 100원 인하해 정유사가 희생한 만큼 이번에는 정부가 유류세 인하로 화답할 차례라고 주장한다.

반대 정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를 초과할 경우 유류세 인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원칙을 깨고 유류세를 내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최근 유류세 인하와 관련,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를 초과하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명시돼 있다”며 이런 요건을 충족하기 전에 유류세를 내릴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2008년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10% 내렸지만 기름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점도 정부가 내세우는 반대 이유 중 하나다.

정부 측은 세수 감소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각종 복지정책으로 재정지출 수요가 산적한데 유류세를 낮췄다가 생색도 내지 못하고 세수만 축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름값 인하를 위해 유류세 인하보다는 알뜰주유소를 늘려나가는 쪽에 오히려 더 무게를 두는 편이다. 유류세 인하가 유류 소비만 늘린다며 반대하는 견해도 있다. 성명제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똑같은 고유가에도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고통을 더 받는 이유는 에너지 비만증 때문”이라며 “유류세 인하는 에너지 소비만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류세를 인하하면 결과적으로 서민보다는 부유층에 더 많은 혜택이 간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주장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생각하기 유류세 인하와 관련해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유가상승과 유류 소비 간의 관계다. 상식적으로 유가가 오르면, 특히 요즘처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면 유류소비 역시 줄어드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최근의 소비 추이는 꼭 이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간 고속도로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377만대,363만대,364만대로 1년 전은 물론 2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모두 늘어났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월평균 일반 휘발유 가격은 2009년(1월 기준) 1ℓ당 1351원에서 2010년 1661원, 지난해 1825원, 올해는 1955원으로 올랐다. 통상 휘발유 가격이 1% 오르면 교통량이 0.2% 줄어든다는 외국 연구결과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연구결과가 통하지 않고 있다. 유류세 인하 여부를 검토할 때는 이 같은 결과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유가가 크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만큼 경제에 큰 부담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류세를 전반적으로 인하하는 방안보다는 유가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계층에 선택적으로 혜택을 주는 방안이 현실성이 높아 보인다. 차량을 생계형 자가용 등 용도별로 구분해 선별적으로 유류세 인하를 적용하든지 생계형 차량에 바우처를 지급하는 식 등이 검토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선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st@hankyung.com ---------------------------------------------------------☞한경비즈니스 3월14일자 보도기사유류세 인하안에 부정적이던 정부 태도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소관 부처인 지식경제부와 기획재정부 모두 유류세 인하에 대해 조건부 수용 쪽으로 입장을 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2월29일 “두바이유가 배럴당 130달러를 5영업일 이상 넘으면 정부의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에 따라 다양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조치에는 유류세 인하 검토와 차량 5부제 실시 등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 또한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두바이유 가격이) 130달러 밑이더라도 서민 경제에 심각할 정도의 타격이 이뤄지면 관계 부처와 원유 수입관세를 포함한 유류세 인하를 진지하게 논의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유류세 인하안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유류세를 내린다고 하더라도 국제 유가의 영향력이 워낙 커 실효성이 적은 데다 유류세로 올리는 세수도 2010년 기준으로 모두 18조4000억원에 달해 정부 재정에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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