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종교인들도 국민인데 당연히 세금내야"
반 "종교 활동은 봉사인 만큼 과세는 곤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종교인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장관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교인 과세는 ‘국민 개세주의’(모든 국민이 세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 관점에서 특별한 예외를 인정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며 “원칙적으로 과세가 돼야 하지만 지금까지 느슨했던 과세 현실을 감안, 종교활동 특성상 경비를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세 당국인 재정부가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종교인 과세 문제를 제기한 것은 2006년 국세청이 당시 재정부에 종교인 과세 가능성 여부에 대한 질의를 보낸 이후 6년여 만에 처음이다.
재정부는 박 장관 발언의 파장이 적지 않자 원론적인 과세원칙을 재확인한 것일 뿐 당장 올해 세제개편안에 종교인 과세 방안을 반영할 계획은 없다며 한 발 물러난 상황이다. 현행 세법상 종교인에게 세금을 걷지 않는다는 조항은 없다. 관행적으로 종교인들은 세금을 내지 않았고 정부는 적극적으로 과세하지 않았을 뿐이다. 정부가 명확한 의지만 있으면 제도상 걸림돌은 없는 셈이다. 실제 일부 종교인들은 자발적으로 소득세를 내고 있다. 신부와 수녀 등 모든 천주교 사제는 1994년부터 천주교주교회의 결정에 따라 소득세를 내고 있다.
특히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996년부터 교구 소속 사제들에 대한 급여에 대한 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있다. 개신교 목사 중 일부도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산하 한국교회발전연구원이 목사들의 자발적인 납세를 공론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에 반대하는 종교인도 많다. 종교인 납세를 둘러싼 찬반 논란을 알아본다.
찬성
찬성하는 쪽은 헌법 제38조의 납세의 의무를 강조하며 종교인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높이고 사회보장제도의 수혜를 당당하게 받는다는 측면에서도 세금을 내는 것이 맞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종교인 비과세는 공평과세와 조세형평주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다수가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현행 법제에 부합하는 일관된 조세정책을 펴라”로 촉구한다.
서울 경동교회의 박종화 목사는 “목회자들도 다른 재화를 소비하면 간접세를 불가피하게 내는데 유독 소득세 면세만을 주장한다면 이는 형평에 어긋난 것”이라며 종교인 과세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는 “과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제기하는 이중과세 문제는 교인들에게 해당될지는 몰라도 목회자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일축한다. 박 목사는 “성직자도 성과 속을 구별하기보다 시민이자 거룩한 근로자로서 자발적으로 조세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불교계에서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있다. 조계종 총무부장 영담 스님은 “사찰과 스님을 포함해 불교계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다만 과세할 경우 과세기준에 해당하는 불교단체나 개인을 어떻게 설득하고 이해시켜야 할 지는 종단차원에서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계 시민단체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은 “이제까지 종교인 과세를 하지 않은 것은 종교의 공익적 활동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하나, 이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종교가 공직적 활동보다는 교세확장과 사익 추구에 몰두하는 모습에 국민들은 매우 불편해하고 있다”며 과세를 지지하고 있다.
반대
과세에 반대하는 종교인들은 “종교활동은 근로가 아니라 봉사인 만큼 근로소득세를 낼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는 “교회로부터 목회자가 받는 돈은 근로소득으로 볼 수 없다”며 “목회는 신도들을 보살펴주는 봉사다. 그래서 교회에선 받는 돈을 사례비나 목회비 등으로 표현한다”면서 근로가 아닌 봉사임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