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투표율 62%로 예상치 크게 웃돌아… 정국 안정 여부 가늠자 지난 7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한 투표소.
올해 63세의 움 아우스 할머니는 구부정한 등에 지팡이를 짚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치않은 무릎에 거동이 힘든데다 총선에 반대하는 무장세력이 로켓탄과 박격포탄으로 투표소를 공격한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아우스 할머니는 반드시 투표하기로 마음먹었다.
"가족들은 나보고 폭탄테러로 목숨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투표소에 가지 말라고 말렸지요. 하지만 사담 후세인의 독재와 미군점령 이후 발생한 분리주의 테러에 목숨을 잃은 내 형제들을 생각하며 투표를 하러 나오게 됐습니다."
아우스씨는 폭탄공격 위협에도 불구하고 투표소에 나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실시된 이라크 총선은 선거 이상의 의미가 있다.
2003년 미군 주도의 연합군 공격으로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지 7년, 2005년 12월 총선 이후 4년3개월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는 이라크가 본격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 발을 내딛는 시금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라크인들은 2005년 총선을 미국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얼굴마담 역할을 수행할 친미정부 구성을 위한 요식행위쯤으로 받아들였다.
인구의 35~40%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아예 선거에 불참하기도 했다.
미국의 개입 없이, 또 모든 정치세력이 참여한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다.
총선 전날인 6일,이라크 내 정치세력들은 자파 후보를 알리는 사진과 포스터 대신 이라크 국기를 차량에 매달고 다니기도 했다.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IHEC)가 집계한 이번 총선 투표율은 62.4%다.
지난해 1월 지방선거 투표율 51%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며 예상 투표율 55~60%보다도 높다.
특히 쿠르드족 밀집지역인 아르빌(76%)이나 키르쿠크(70%) 등은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투표율을 보여서 쿠르드인들이 선거에 기대는 관심이 매우 컸음을 알 수 있다.
수니파 밀집지역에서도 60% 이상의 높은 투표율을 나타냈다.
325석의 의원을 뽑는데 6200명이 후보로 나선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는 이라크의 정치적 통합이다.
지난 2005년 선거는 수니파가 불참한 반쪽짜리 선거였다.
이라크 전체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시아파(전체 인구 60%)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1932년 이라크 건국 이후 줄곧 집권세력으로 자리잡아 왔다.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와 함께 시아파에 정권을 내준 수니파는 시아파 정부를 인정하지 않았고 2005~2006년에는 내전상태와 다름없는 폭력적 대립을 계속해 왔다.
이런 정파 간 분열과 대립이 이번 선거를 통해 봉합되고 정치적 안정을 이룩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정확한 개표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아파인 말리키 현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이 제1당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