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총리는 탁신의 꼭두각시"…반정부 시위 격화 태국이 극도의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다.
3개월째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면서 지난 2일엔 급기야 수도 방콕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방콕에 비상사태가 내려지기는 2006년 9월19일 당시 탁신 친나왓 태국 총리가 쿠데타설에 따라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 2년 만이다.
또 지난 5월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사막 순다라벳 총리를 탁신 전 총리의 꼭두각시라며 퇴진을 요구하면서 시위에 나선 지 101일, 정부 청사를 점거한 지 8일 만에 내려진 것이다.
비상사태는 방콕에만 선포됐지만 시위는 지방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태국 남부에 있는 대표적인 휴양지 푸껫에 있는 국제공항이 시위대 점거로 일시 폐쇄된 데 이어 핫야이 국제공항이 폐쇄된 후 운영이 재개됐다 다시 폐쇄되는 등 사실상 무정부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정국불안으로 주가와 바트화가 급락하고 경제성장률도 둔화되면서 일각에선 10년 전 아시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태국의 외환위기가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나온다.
시위 격화 배경에는 지난달 11일 영국으로 망명한 탁신 전 태국 총리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PAD는 2006년에도 탁신 당시 총리에 반대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를 이끈 바 있다.
탁신 전 총리는 '성공한 CEO(최고경영자) 대통령'에서 '부패 지도자'로 몰락한 정치인이다.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기업가로 사업 수완을 현실 정치에 접목시켜 태국 정치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도 있지만, 독선적인 통치스타일로 국론을 분열시켰다는 비난도 동시에 받고 있다.
1949년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비단 판매상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경찰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80년대 경찰 인맥을 기반으로 1980년대 '친(Shin) 그룹'을 출범시켰다.
친 그룹은 이동통신 독점사업권을 따낸 뒤 컴퓨터와 케이블TV 시장을 차례로 석권하는 등 급성장했다.
탁신은 1994년 외무장관에 발탁됐고 두 차례 부총리를 지낸 뒤 1998년 타이 락 타이당(TRT·태국은 태국을 사랑한다는 뜻)을 창당했다.
TRT는 창당 3년 만인 2001년 태국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 의석 과반수를 장악했고, 총리직에 오른 그는 의료비 감면과 부채 탕감 정책 등으로 농촌지역과 빈민층을 사로잡았다.
그의 집권 후 태국 경제는 1990년대 말 아시아를 강타한 외환위기에서 벗어나 고속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
CEO식 국정운영과 경제를 우선하는 '탁시노믹스' 정책은 세계적인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대중과 영합하는 인기 정책으로 '포퓰리스트'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CEO 총리'로 탄탄대로를 걷던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회사였다.
2006년 1월 그의 일가가 회사 주식을 싱가포르 국영기업에 19억달러에 팔아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도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의 분노를 샀고,결국 그해 4월 사임을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