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스민 혁명, 대륙으로 번지면 어쩌나…' 긴장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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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민 혁명, 대륙으로 번지면 어쩌나…' 긴장하는 중국

강경민 기자2011.02.23읽기 6원문 보기
#재스민 혁명#민주화 시위#경제성장률#소득 격차#지역 격차#인터넷 검열#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인터넷에 민주화시위 촉구성명…中정부, 강경책과 유화책 병행 중국이 중동발(發) 재스민혁명의 여파에 긴장하고 있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독재정권을 축출시키고,중동 각지에 반정부 시위를 불러일으킨 재스민혁명이 중국으로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오는 27일 중국에서 또다시 '재스민혁명'을 위한 민주화 시위를 열자고 촉구하는 성명이 인터넷에 등장해 공안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일 민주화 시위를 촉구해 중국 당국으로 하여금 베이징 등 주요 도시에 경찰을 대규모 배치하게 했던 익명의 그룹은 22일 보쉰(博迅 · boxun.com)이란 미국 사이트에 시위를 재촉구하는 성명을 다시 올렸다.

특히 시위 예정일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정치자문기구)등 양회(兩會) 개막을 1주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어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 중국판 재스민혁명 일어날까27일 오후 2시에 민주화 시위를 열자고 촉구한 이번 성명은 시위 예정지를 종전의 13곳에서 18곳으로 늘렸다. 티베트의 라싸와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 등 중국 내에서 반체제 성향이 가장 강한 지역들도 추가됐다. 특히 중국 내 인터넷에서 이 소식을 전할 때 검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양회'라는 말을 대신 사용하기로 했다.

양회를 앞두고 관련 관변성 기사가 인터넷에 넘치고 있기 때문에 자동 차단이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 당국은 재스민을 뜻하는 '茉莉花(모리화)'란 단어가 들어간 메시지는 인터넷과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서 확산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이번 성명은 지난 20일 베이징과 상하이 등지에서 민주화 시위에 나선 소수 중국인을 "중화민족이 추구하는 자유민주 영웅이며 불굴의 재스민"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성명을 낸 측에선 별도 성명을 통해 장톈용 등 이번 시위를 전후해 구금하거나 외출 제한 조치를 취한 민주화 인사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론하며 무조건적인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스민혁명이 중국에 상륙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20일 시위 때도 현장을 취재한 대부분의 외신은 "무슨 일이 생길까 궁금해한 방관자적인 시민이 대부분이었다"며 오히려 중국 경찰이 과잉 반응한 것을 부각시켰다. 중국의 엄격한 검열과 통제체제,그리고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이 대규모 민주화 시위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는 것이다. ⊙ 중 당국,"재스민혁명 일어나지 않는다"중국 당국은 대대적인 단속과 유화책을 병행하고 있다.

중국 인권 변호사 류스후이(劉士輝)는 지난 20일 시위 참가를 위해 광저우에 있는 자신의 집을 나서는 순간 5명의 괴한으로부터 습격을 받았다고 영국 가디언지와 홍콩 언론 등이 최근 보도했다. 류 변호사는 대퇴부와 허리 등에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 일본 기자가 모리화 같은 단어의 검색이 제한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설명하겠느냐고 묻자 "질문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 당신이 중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고 답하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7일 이전에 또 한 차례 검거열풍이 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자오치정(趙啓正) 정협 외사위원회 주임(장관급)은 24일 '재스민혁명'을 거론하며 "중국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할 것이란 생각은 비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중국에서 고위 관료가 재스민혁명이란 말을 공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신화통신은 24일 자오 주임이 33개국 외신기자를 정협 사무실로 초청한 자리에서 "재스민혁명은 중국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급속한 경제발전의 과정에서 발생한 소득과 지역 격차의 문제에 대해 중국 공산당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오 주임은 "많은 문제의 해법을 찾았고 또 그를 통해 해결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27일 18개 도시에서 제2차 재스민 혁명 집회'를 갖자는 글이 보쉰에 뜬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 서민 위한 당근도 제시중국은 고의로 임금을 체납한 사업주를 엄중 처벌키로 하는 등 서민을 위한 유화책도 내놓고 있다.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23일 형법 개정안 3차 심의회를 열어 고의적 체임 업주에 대해 최저 3년에서 최고 7년의 징역형에 처하기로 했다. 중국에선 2억4200만명가량의 농민공이 도시로 올라와 일하고 있으나 이들의 상당수는 아무런 근로계약도 없이 일하고 있으며 사업주로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아 사회불안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중국 정부는 '나라와 국민이 함께 부유한 시대로'라는 새 국정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사회관리를 양회의 주요 의제로 삼는 등 사회불안 진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신화통신은 "인민 생활에 행복과 존엄을 더하는 것을 민생 정책의 새 방향으로 해야 한다"며 "양회 이후 중국이 국민 소득 증대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또 정통 사회주의적 색채나 이념을 강조하는 '홍색(紅色)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데도 힘쓰고 있다. 시진핑 국가부주석도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대중 업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사회불안 요소를 적극 제거할 것을 주문했다.

시 부주석은 최근 베이징 중앙당교에서 열린 성과 중앙정부 간부 세미나 수료식에서 "사회관리에 대중 업무를 결합시킴으로써 사회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사회안정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시 부주석의 발언은 세미나가 시작된 지난 19일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사회관리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인터넷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최근 일고 있는 '재스민 시위' 정보를 인터넷에서 철저히 차단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대거 체포하는 강압적 방식과 함께 민심이 동요하지 않도록 유화책을 병행해 선제적으로 사회관리를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강경민 한국경제신문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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