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란 TV 프로그램이 방영돼 화제가 됐다. 의류와 음식은 물론이고 우리가 사용하는 상당수 IT제품이 대부분 중국산인 게 현실. 프로그램은 '중국산 없는 삶'이 얼마나 불편할지 잠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얼마 전 한 주간지에도 비슷한 경험이 소개됐다. 일주일 간 중국산을 입지도 먹지도 쓰지도 사지도 않고 버텨보자는 시도였다. '차이나 프리(China Free)'는 과연 성공했을까.
주간지 기자는 "나를 실패로 몰고간 중국산이 하나 있었다. 나의 절친한 벗인 MP3플레이어를 결국 하루 만에 다시 집어들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1년간 중국산을 사용하지 않은 경험을 'A Year Without Made In China'라는 책으로 펴낸 미국의 프리랜서 여기자 사라 본지오르니는 "중국산 없이 살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하루가 다르게 점점 더 까다롭고 돈이 드는 일이 되고 있다. 아마 나는 10년 뒤엔 '중국산 안쓰기'에 도전할 용기가 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제품이 이처럼 생할 속에 깊숙이 파고든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세계적인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짝퉁 논란에다 불량제품, 그리고 안전성 문제가 봇물 터지듯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급속하게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면서 제품의 품질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채 중국제가 세계시장으로 쏟아진 결과다. 물론 언젠가는 중국도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겠지만 현재로선 커다란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셈이다.
◆미국·EU의 대 중국 공세
미국과 EU가 본격적인 문제 제기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 위험한 제품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중국산 안전 불량제품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며 압박하고 있다. 미국에선 중국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치약,장난감,인형,타이어,애완동물 사료,양식 수산물 등 각종 제품에 대한 리콜이 이어졌다. 지난 7월엔 중국산 치약에서 자동차 부동액 등 산업용으로 쓰이는 화학물질인 디에틸렌글리콜이 검출됐고,'토마스와 친구들'과 같은 장난감에선 납성분이 발견돼 충격을 줬다.
메기 새우 황어 등 중국산 양식 수산물 5종에선 미국이 사용을 금지하는 항생제가 검출돼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워싱턴DC 당국은 에이즈 예방 차원에서 NGO(비정부기구)를 통해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려던 중국산 콘돔 10만개의 배포를 중단하기도 했다.
EU도 상황은 비슷하다. EU 소비자보호 담당 집행위원회실의 헬렌 키언스 대변인은 "EU 내 불량제품 적발 건수가 올 들어 1000여건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최소한 절반이 중국산으로 집계됐다"며 "10월 말까지 중국 측의 안전보장 조치에서 실질적으로 개선된 징후를 보지 못할 경우 수입금지를 검토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급부상하는 중국 견제용(?)
미국과 EU의 문제제기에 대해 중국은 일단 수긍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중국산 불량제품에 따른 불신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장난감 안전규격을 통일하고,수출 식품의 안전 규격을 높이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 당국은 또 오는 10월 말까지 안전불량 제품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같은 공세가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용이 아니냐는 속내도 숨기지 않고 있다. 한 중국 언론의 사설은 이런 속내의 일단을 보여준다. 해외 뉴스 사이트 '궈지짜이셴'은 최근 사설을 통해 "최근 서방국가들이 중국산 제품을 공격하고 있지만 그들의 '마녀사냥'은 절대 중국산 제품을 깰 수 없다"며 "이미 유럽과 미국 대다수 소비자는 전세계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강한 의존성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이 사이트는 또 "델컴퓨터 등 해외 유수기업의 생산공장이 모두 중국에 있다. 미국으로 운송되는 절반의 상품은 모두 여기에서 제조된 것"이라며 "따라서 '중국산'은 '세계산'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 제품을 부정하는 것은 세계 유수기업의 상품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