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서 '티베트지지' 시위
파리서 성화봉송 도중 불 3차례나 꺼져 파리 경찰은 '국경없는 기자회'(RSF)와 국제인권연맹 등 국제단체와 티베트 독립을 지지하는 시민 등 최소 2000여명이 반중국 시위에 나선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이에 맞서 시위대 수보다 훨씬 많은 3000여명의 병력을 투입했다.
'인(人)의 장벽'을 만들어 성화 주자를 에워싼 채 함께 달리는 이색 경호를 펼쳤지만 시위대의 타격을 완전히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리시는 이날 올림픽 성화의 통과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려고 했지만 결국 취소했다.
녹색당 시의원들이 파리시의회 건물 밖으로 티베트의 망명 정부를 상징하는 깃발과 오륜에 수갑을 채운 검은색 깃발을 내걸며 반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런던에서는 격렬한 시위로 인해 37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성화봉송길은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간략한 환영행사를 가진 뒤 예정됐던 봉송로와 전혀 다른 구간을 달리는 변칙적인 방법으로 힘겹게 진행됐다.
시위대의 허를 찌르기 위해 극단적인 방법을 채택한 것이다.
결국 성화 봉송 구간은 당초 예정됐던 6마일(약 9.6㎞)에서 절반 정도로 크게 줄어들었다.
개빈 뉴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행사 변경과 관련, "일반 대중의 안전을 위해 봉송 계획을 막바지에 바꿀 수밖에 없었다"며 "너무 많은 군중이 몰려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전에 선발됐던 80명의 성화 주자 가운데 최소한 3명이 안전 등을 이유로 봉송 주자 불참을 선언했다.
봉송 전날인 8일에는 노벨상 수상자인 데스몬드 투투 주교와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행진과 촛불 시위가 펼쳐졌다.
⊙ IOC와 중국 정부 고민 깊어져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은 7일 반중국 시위에 대해 직접적인 우려를 표명하며 "티베트 사태가 신속하고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적 관심이 티베트 사태로 모아지면서 위원들 사이에서 올림픽정신 훼손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아지고 있다.
중국 올림픽조직위원회는 IOC와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성화봉송 일정 조정 등을 포함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성화봉송 행사가 갖는 높은 상징성을 고려했을 때 취소나 변경이 쉽지 않아 행사 주최자들의 고민이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은 외교부와 관영 언론매체들을 동원해 올림픽 개막식 불참 캠페인과 성화 저지 시위대를 비난하며 맞대응하고 있으나 묘책이 없는 상황이다.
장위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티베트 분리주의자들이 올림픽 정신과 영국,프랑스의 현행법을 무시한 채 교묘하게 성화봉송 행사를 망쳐놓고 있는 데 대해 강력히 비난한다"고 지난 8일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