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키에 속지 않는 지혜, 통계로 배우죠
재미있는 수학

거인의 키에 속지 않는 지혜, 통계로 배우죠

생글생글2026.01.29읽기 6원문 보기
#평균과 중앙값#소득 분포#소득 불평등#소득 퍼레이드#얀 펜#통계 왜곡#극단값#1인 미디어 소득

자료의 요약과 표현 ⑧

소수의 초고소득자가 평균을 크게 끌어올려 전체 현실을 왜곡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한쪽으로 치우친 소득 분포에서는 평균보다 중앙값이 일반적인 사람들의 상황을 더 정확히 나타냅니다.통계를 잘 배워서 거인의 키에 속지 않는 지혜를 기르기를 바랍니다.

2025년, 한국의 유튜브 채널 ‘김프로(KIMPRO·사진)’가 연간 조회수 약 775억 회로 전 세계 1위에 올랐다는 뉴스가 소개되며 화제가 되었습니다. 추정 연 수입만 약 1700억원대로, 이를 보면 누구나 ‘나도 유튜버나 해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하지만 유튜브의 세상이 정말 모두에게 장밋빛일까요?

유튜브의 전체 수익 데이터는 외부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구글은 개별 유튜버의 정확한 정산 내역을 공개하지 않으며, 광고 단가가 시청 국가, 영상의 길이, 광고 유형(숏츠 vs 롱폼), 시청 연령대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국내의 경우 국세청 자료를 살펴보면 대략 파악이 가능합니다. 1인 미디어, 유튜브 창작자 소득은 0.1%의 1인당 평균 수입이 49.3억원, 상위 1%는 13억 원 수준이고, 상위 10%가 전체 수입의 약 절반을 가져가는 쏠림 구조를 나타냅니다. 따라서 우리가 보는 추정치는 대개 ‘김프로’ 같은 초고소득자를 기준으로 계산된 평균의 그림자일 수 있습니다.다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980년대 중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C)의 전공별 졸업생 초임 연봉 조사에서 놀라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의대나 법대 같은 전통적인 고소득학과를 제치고 지리학과가 압도적 차이로 평균 연봉 1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당시 지리학과 졸업생들의 평균 연봉은 무려 25만 달러(현재 가치로 수십억 원 수준)를 상회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요? 알고 보니 그 졸업생 명단에 NBA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던은 1981년 노스캐롤라이나대에 입학해 문화지리학(Cultural Geography)을 전공했습니다. 조던은 NBA 진출을 위해 중퇴했으나, 어머니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1986년 복학해 학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당시 조던은 NBA 시카고 불스에서 천문학적 연봉과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졸업생이 적은 학과 특성상, 조던 한 명의 엄청난 수입이 나머지 동기 수백 명의 평범한 수입을 집어삼켜 평균이 왜곡된 것입니다.

소득 분포처럼 한쪽으로 크게 치우친 자료에서는 평균이 극단적인 값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따라서 조던과 같은 극단적인 값이 있을 때는 평균이 아니라, 변량을 크기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위치하는 값인 중앙값이 더 적절합니다. 중앙값은 순서에만 집중합니다. 맨 끝에 있는 사람이 100억원을 벌든 1000억원을 벌든 가운데 사람의 위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극단적인 부자가 포함되어도 일반적인 사람들의 경제 상황을 왜곡하지 않고 보여줍니다. 평균만 보면 꿈이 부풀고, 중앙값을 보면 현실이 보이는 것이죠.

EBS ‘자본주의’ 캡쳐 화면네덜란드의 경제학자 얀 펜(Jan Pen, 1921~2010)은 1971년 그의 저서 <소득분배>에서 ‘난쟁이 행렬’로 더 알려진 ‘소득 퍼레이드(Income Parade)’를 처음 소개했습니다. 소득 퍼레이드란 한 국가의 모든 사람이 자기 소득에 비례하는 키를 가졌다고 가정하고, 소득이 낮은 사람부터 높은 사람 순으로 1시간 동안 내 앞을 행진한다고 상상하는 것입니다. 이 퍼레이드는 정확히 60분 동안 진행된다고 했을 때, 처음 몇 초는 음의 소득을 나타냅니다. 머리를 땅에 박고 거꾸로 걷는 사람들이 지나가는데, 사업 실패나 빚으로 인해 소득이 마이너스인 사람입니다. 초반 10분은 개미와 난쟁이를 나타냅니다. 키가 몇 cm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사람들이 한동안 지나가는데, 바로 저임금 노동자·아르바이트생·실업자 등입니다. 30분이 지나도 여전히 난쟁이를 나타냅니다. 행진이 절반이나 지났으므로 평균 키인 사람이 나와야 할 것 같지만, 여전히 우리 무릎이나 허리에도 못 미치는 난쟁이들만 지나갑니다. 이 지점이 바로 중앙값입니다. 행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48분 정도가 돼서야 비로소 우리와 키가 비슷한 평균 소득자가 나타납니다. 즉 전체 인구의 약 80%는 평균보다 적게 법니다. 마지막 6분에는 갑자기 키가 3~4m인 거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전문직, 고위 공무원 등입니다. 마지막 10초에는 발가락만 보이는 초거인들이 지나갑니다. ‘김프로’ 같은 세계적 유튜버, 대기업 회장, 슈퍼스타입니다. 이들의 키는 수 km에 달해 머리가 구름 위에 있습니다.

홍창섭 경희여고 수학교사여기서 여러분은 거인의 키에 속지 않는 지혜를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2025년 세계 1위 유튜버 ‘김프로’ 같은 소수의 초고소득자가 생태계를 주도하는 직업일수록, 우리는 거인의 머리끝을 볼 것이 아니라 퍼레이드의 정중앙에 서 있는 사람의 키, 즉 중앙값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화려한 성공 신화가 쏟아내는 숫자의 화장술에 속지 않고, 세상의 구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논리적 방패인 통계를 배우는 진짜 이유입니다.

AI 퀴즈

이 기사로 1분 퀴즈 풀기

객관식 3문항 · 즉시 채점

광고Google AdSense — 728×90

🔗 본문 속 개념

📚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연세대 논술은 다면적 사고와 창의적 전개를 중시
2023학년도 논술길잡이

연세대 논술은 다면적 사고와 창의적 전개를 중시

연세대학교 논술은 단순한 옳고 그름의 판단을 넘어 다면적 사고와 창의적 전개를 중시하며, 제시된 주장을 여러 측면에서 비판하도록 요구한다. 예시 문제에서 소득불평등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비판할 때, 소득 수준별 데이터의 차이, 상위 국가 내 편차, 그리고 다른 변수의 작용 등 다양한 근거를 제시해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022.02.17

수리성<계산하기>과 인문성<의미제시>을 결합해야
2018 대입 전략

수리성<계산하기>과 인문성<의미제시>을 결합해야

상경계열 인문수리논술은 단순한 수학 계산 능력을 넘어 수치를 통해 경제·경영 현상의 의미를 파악하고 설명하는 능력을 요구한다. 한양대·건국대·경희대·이화여대·숭실대·중앙대·항공대 등 주요 대학들은 확률, 기댓값, 통계 등의 수학적 개념을 경영학·경제학 사례에 적용하여 논리적으로 풀이하고 제시문의 이론으로 평가하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 따라서 수학적 계산 정확성과 함께 결과의 경제적 의미를 명확히 설명하는 연습이 합격의 핵심이다.

2017.10.12

복수 제시문 요약형은 논리적 관계를 살펴보자
2024학년도 논술길잡이

복수 제시문 요약형은 논리적 관계를 살펴보자

복수 제시문 요약형 논술에서는 제시문 간의 논리적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통합적 요약의 핵심이다. 제시문들이 인과관계, 대등관계, 원인-결과 관계 등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 주관적 측면과 객관적 측면 등으로 분류하여 유기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제시문들이 드러내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두괄식으로 명확하게 결론지으면서, 논리적 흐름에 맞게 제시문의 순서를 재구성하는 것이 효과적인 답안 작성 방법이다.

2023.07.13

더 벌거나, 골고루 나누거나…더 나은 편익 선택
2025학년도 논술길잡이

더 벌거나, 골고루 나누거나…더 나은 편익 선택

제한된 자원을 효율성(더 많은 이익 창출)과 형평성(공정한 분배)이라는 두 가치 중 어느 쪽에 우선할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효율성만 추구하면 생계 곤란으로 인한 노동 의욕 상실이 발생할 수 있고, 형평성은 단순한 동등 분배가 아니라 노력과 상황에 맞는 '응보'를 의미한다. 따라서 두 가치 모두 인간 사회에 필요하며, 각 개념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한다.

2024.10.02

연세대 모든계열 영어지문·수리논술이 변별력 갈라
2023학년도 논술길잡이

연세대 모든계열 영어지문·수리논술이 변별력 갈라

연세대학교 논술고사는 모든 계열에서 영어 제시문과 수리 문제를 포함하여 출제하며, 특히 2022학년도부터 수리 문제의 변별력이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인문계열 학생도 수능최저자격이 없더라도 영어와 수학 공부를 병행해야 한다. 이번 기출문제는 자료해석과 수리논리적 사고를 측정하는 신유형으로, 소득 불평등과 비만율의 관계,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자녀의 학습시간과 소득의 상관관계 등을 다루고 있다.

2022.02.03

광고Google AdSense — 728×90 또는 97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