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교환… 시장경제 견제위한 ‘富 재분배’ 북한 당국이 1992년 이후 17년 만에 화폐개혁을 전격 단행했다.
북한전문 온라인매체 데일리NK는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북한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화폐 개혁을 단행한 데 이어 오후 2시부터 교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화폐 개혁은 모든 동전과 지폐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교환 비율은 100 대 1이다.
또 1인당 최대 교환금액을 10만~15만원(40달러 안팎,우리 돈 5만원 정도)으로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한에선 1 · 5 · 10 · 50 · 100 · 200 · 500 · 1000 · 5000원 등의 지폐와 10 · 50전,1원 등의 동전이 쓰여져 왔다.
⊙ 시장경제 통제 · 견제용 '부 재분배'
북한이 화폐 개혁을 단행한 이유는 단순히 물가를 잡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과거 북한의 화폐 개혁 사례에 비춰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돈을 국가가 몰수하기 위한 시장 통제 정책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구당 교환 가능 액수를 제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데서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의도를 쉽게 읽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물가가 안정되려면 공급과 생산성이 늘어나야 하기 때문에 화폐 개혁만 가지고는 경제를 안정시킬 수 없다"며 "이번 화폐개혁의 목적은 경제 안정보다는 일종의 '부의 재분배'의 의미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경제 체제의 도입으로 시중에 흘러 다니는 돈이 크게 늘어나자 국가가 통제하지 못하는 돈을 줄이겠다는 의도로 화폐개혁을 단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1947년 이후 이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화폐교환과 개혁을 단행했다.
가장 최근의 화폐교환은 1992년 11월에 이뤄졌다.
당시엔 구권과 신권의 교환비율을 1 대 1로 정하고,각 가구당 교환액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북한 은행들은 만 17세 이상 성인에 한해 1인당 300원씩 교환해 줬다.
기타 개인이 가지고 있던 돈들은 2만원 한도까지 적금으로 받아줬으나 그 이상은 전면 무효화했다.
말이 화폐교환이지 신권과 구권을 교환한다는 명목으로 주민들이 갖고 있던 쌈짓돈을 국가에서 빼앗아 간 셈이다.
화폐개혁으로 북한 경제의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북한경제팀장은 "시장에 깔려 있던 돈을 끌어 들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겠지만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북한 소식통은 "이번 화폐개혁으로 오히려 위안화나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켜 북한 경제가 더욱 취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