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살펴보았듯이 다수 투표 방식은 소수의 의견이 쉽게 무시될 수 있고, 때로는 정직하지 않은 전략적 투표를 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선호도 투표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선호도 투표 방식 중 순차적 결선 방식은 유권자가 후보들을 순위별로 평가하고,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하위 득표자를 제거해 표를 재분배하여 수상자를 선정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선거에서 후보 A, B, C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호도 순위가 각각 다음과 같다고 합시다.
1순위 득표수만 정리해보면 후보 A는 30+10=40(표), 후보 B는 35표, 후보 C는 25표이므로 후보 A가 최다 득표이지만, 40표로 절반을 넘지 못합니다. 순차적 결선 방식에서는 이때 최하위 후보인 후보 C를 탈락시키고, 후보 C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의 표는 그 유권자의 2순위인 후보 B에게 재분배되어 합산됩니다. 즉 후보 C를 탈락시키면 후보 A는 30+10=40(표), 후보 B는 35+25=60(표)로, 후보 B가 과반수의 표를 얻었으므로 후보 B가 당선됩니다.
순차적 결선 방식은 다수 투표 방식에 비해 당선된 사람의 지지율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8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장샤를 드 보르다(Jean-Charles de Borda, 1733~1799)는 유권자의 선호도를 정확하게 반영하기 위해 순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게 하는 보르다 투표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선거에서 후보 A, B, C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호도 순위가 각각 다음과 같다고 합시다. 유권자는 1순위에 3점, 2순위에 2점, 3순위에 1점을 줍니다. 이때 유권자들로부터 받은 점수의 총합이 가장 큰 후보가 승리합니다.
여기서 1순위를 가장 많이 받은 후보는 후보 A이지만 점수를 계산해보면 후보 A는 10×3+8×1=38(점), 후보 B는 4×3+15×2+2×1=44(점), 후보 C는 6×3+5×2+10×1=38(점)이므로 후보 B가 당선됩니다. 보르다 투표 방식에서는 2순위, 3순위의 평가도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르다 투표 방식은 유권자들의 선호를 폭넓게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18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 정치학자, 계몽 사상가인 콩도르세 후작(Marquis de Condorcet, 1743~1794)은 최다득표제가 유권자의 선호도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했습니다. 한 유권자가 A를 B보다 선호하고(A>B), B를 C보다 선호할 경우(B>C), A를 C보다 선호해야 합니다(A>C). 하지만 최다득표제에서는 C를 A보다 선호하는(C>A)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 다수결을 통한 투표가 구성원의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다수결에 큰 함정이 있다는 의미로 이를 ‘투표의 역설(voting paradox)’ 또는 ‘콩도르세의 역설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콩도르세는 일대일 대결의 결과를 바탕으로 가장 많은 대결에서 승리한 후보가 최종 승리하는 방식인 콩도르세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선거에서 후보 A, B, C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호도 순위가 각각 다음과 같다고 합시다. 먼저 후보 A와 B의 일대일 대결에서 A>B인 경우는 27+13+16=56(표), B>A인 경우는 12+20+12=44(표)이므로 후보 A가 승리합니다. 같은 방법으로 후보 B와 C의 일대일 대결에서는 후보 B가 승리하고, 후보 C와 A의 일대일 대결에서는 후보 A가 승리합니다. 따라서 일대일 대결에서 후보 A가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당선이 됩니다. 이렇게 콩도르세 방식은 각 후보 간의 상대적 우위를 평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