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북 경주에서 열린 부산외국어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안전사고로 인해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신학기를 맞은 일부 대학이 신입생 OT를 보류하거나 취소하기도 했다. 매년 입학 시즌에는 전국 각지 대학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OT를 연다. 대학 적응을 위한 예비교육 행사로 낯선 학기 초에 선배와 동기를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학교생활, 전공안내, 진로정보, 동아리 탐방 등 각종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OT를 참가해도 남는 것이 없고 ‘술만 먹고 온다’는 비판적인 견해도 있다. 일부 대학에선 신입생 OT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 알찬 프로그램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최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벌어진 ‘부산외대 학생 참사’ 사고로 신입생 560명 중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2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에서 진행된 OT 행사에 참여한 부산외대 신입생 100여명(10명 사망)이 며칠에 걸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지붕에 깔려 사고를 당했다.
신입생 OT 행사와 관련된 사건사고는 매년 잇따르고 있다. 부산외대 참사가 벌어진 이날 영동고속도로에서는 강릉 방면으로 달리던 관광버스에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버스 안에는 한국외국어대 신입생 40여명이 탑승해 있었다. 다행히 학생들이 신속히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2010년 서울 A대학 재학생은 OT 행사에서 신입생을 찾기 위해 나섰다가 차량에 치여 숨졌고 2009년 경기의 한 콘도에서 진행된 인천 B대학 OT에서는 신입생이 12m 높이 난간에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이처럼 OT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매년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음주 위주 환영회 분위기와 대학의 방치 속에 학생회가 행사 전반을 주도하는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대부분 대학들이 신입생 OT를 총학생회가 단독으로 진행하게 하고 외부시설에서 외부 전문기획사에 프로그램을 맡겨 진행한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학생회 주도로 이뤄지다 보니 불이익을 받을까봐 울며 겨자 먹기로 참가하는 학생도 많다. S대 신입생 A양은 “OT 참여가 강압적이에요. 안 가면 흔히 얘기하는 아웃사이더가 될까봐 갈 수밖에 없어요”라고 말했다.
학생 자치라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교내에서 학교가 직접 진행하지 않다 보니 사건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다. 또 일부 대학에서는 연예인 초청 등 놀이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편향되고 연예인 초청 비용도 만만치 않게 쓰고 있어 예산낭비도 문제다.
# 대학문화 익힐 기회 제공
오리엔테이션(orientation)은 본래 ‘태도를 정한다’는 뜻으로 신입 사원이나 신입생 등 새로운 환경에 놓인 사람들에게 환경 적응을 위한 안내 교육이자 예비교육이다. 우리말로 ‘사전지도’라고 번역되는데 대학 신입생 OT를 통해 입학생들은 학습의 진행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또 자기 자신이 학교 생활을 통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어떠한 능력을 개발하고,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해하게 된다.
신입생들이 대학생활을 함께할 교수 선배 동기들과 돈독한 정을 나누며 유익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OT는 일반적으로 다채롭게 구성된다. 행사 프로그램은 학과별 특성에 따라서도 다양하다. 교수 및 전공소개, 교과과정·졸업자격 등 학사안내, 선후배 만남, 동아리 탐방 등 기본적인 내용과 함께 전공기초 교육, 명사초청 특강, 연예인 축하공연 등이다.
# 정보 제공의 場으로 변화
하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학 신입생 OT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서울대에 입학하는 김모군(18)은 “오리엔테이션 때 김난도 교수님 같이 유명한 서울대 교수님들이 대학생활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강의해주고 선배들이 학교생활 노하우 등을 전수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해마다 사건사고로 얼룩졌던 신입생 OT가 최근 달라지고 있다. 대학들은 OT때 술 반입을 금지하고 강연 등을 통해 대학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전달하면서 행사 본연의 의미 전달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대학이 각 학교만의 고유 문화를 배울 수 있는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건전한 환영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